혹시 제 블로그의 글을 꾸준히 보신 분이라면 이 사진이 조금 눈에 익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경주로 돌아오는 길에 파계마을의 파계반점에 들러 비빔국수를 시켰습니다. 처음 이 글을 보시는 분이라면 일단 바로 아래의 주소를 눌러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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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의 비빔국수맛도 보통은 넘었습니다. 주인 아주머니는 저를 알아보시더군요.
비빔국수 한그릇으로 허기를 속이고 나서 다시 경주로 향했습니다. 그냥 현곡으로 넘어오기가 너무 심심해서 이번에는 아화로 넘어가서 건천을 거친 뒤 경주로 가기로 했습니다. 그러면 엄청 돌아가는 셈이지만 이때 아니면 언제 그런 하이킹을 해 볼 수 있을까 싶어 돌아가기로 합니다.
지금까지 달리던 904번 도로를 버리고 909번 도로로 들어섰습니다.
작은 언덕을 넘어서기만 하면 곧 경주시 서면 도리마을이 됩니다.
이제부터는 신나는 내리막입니다. 도리교회를 지나서....
아화를 향해 달렸습니다.
이 부근에서는 제법 큰 저수지인 심곡 저수지를 왼쪽으로 끼고 달립니다.
여기도 지금은 유로낚시터로 변했습니다.
젊었던 날, 낚시에 흥미를 가지고 있을 때 서너번 와본 경험이 있습니다.
최상류 수초지대에 떼를지어 몰려든 붕어들이 내는 굉장한 퍼덕임 소리가 귓전을 맴돕니다.
아화까지 오면 이제는 영천과 경주를 잇는 옛날 도로를 따라가게 됩니다. 땀을 엄청나게 많이 흘린 뒤여서 나는 건천역에 들어가서 잠시 쉬기로 했습니다.
친절한 역무원님들께 허락을 받고는 정수기 속에서 나오는 찬물을 얻어서 가지고 다니는 병에 가득 채웠습니다.
마침 경주로 가는 기차가 들어옴과 동시에 영천 대구로 향하는 기차가 서로 선로를 바꾸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들판 너머로 보이는 산이 오봉산이죠.
사진의 한가운데 보이는 산은 김유신 장군의 전설이 어린 단석산입니다. 보기에는 저래도 이 부근 경주에서는 아주 높은 축에 들어가는 산입니다.
한참을 쉬며 정신을 차린 나는 다시 모량을 향해 달렸습니다. 모량에는 박목월 선생의 생가(生家)가 있습니다.
건천과 모량 사이에는 금척리 고분이 밀집해 있습니다. 금척(金尺)! 이 많은 고분 가운데 어느 것엔가에는 금으로 만든 자가 묻혀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 전설이 내려오기도 합니다.
고분 마루에는 붉은 꽃들이 가득했습니다.
어느 고분에 금자가 묻혀 있을지 궁금합니다.
나는 처음에 타래난초인줄 알았습니다만 가까이 가보니 아니더군요.
금척리 고분을 지나 모량쪽으로 달렸습니다.
경주로 가는 시내버스가 나를 추월해서 달립니다.
아까 건천에서 친구에게 전화를 했었습니다. 친구의 고가(故家)가 이 부근에 있기 때문에 들어가 볼 마음이 생겼던 것이죠.
친구는 서각작업을 하려다가 내 전화를 받고는 부리나케 고향 집으로 달려왔습니다. 정이 든 고향집을 얼마나 단정하게 잘 손질을 해두었는지 모릅니다.
워낙 단정한 분이라 무엇 하나라도 허투루 처리하는 법이 없습니다. 정원에 잠시 쉬며 피로를 풀었습니다. 그런 뒤 다시 출발합니다. 친구는 나중에 여기 와서 살 계획인 모양입니다.
율동을 지나서 드디어 시내로 들어서기 직전입니다. 저 멀리 경주 남산이 보입니다.
지금 내가 서있는 고개를 넘어가면 곧바로 태종 무열왕릉이 등장하게 됩니다.
그런 뒤 강변도로를 달려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엄청난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들었습니다. 쉽게 해도 될 일을 괜히 사서 고생을 한 셈입니다만 보람은 있었습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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