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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1 (完)

남산 틈수골로 내려오다

by 깜쌤 2009. 10. 3.

 

 

  오후 짧은 시간을 내어 가지는 행사인지라 하산을 서둘러야 하는 자리이니 멀리 가볼 처지가 못되었습니다. 정담을 나누는 동료들이 모두 다 귀하게만 보입니다.

 

 

 음식점이랄 것도 없는 이집 한구석에 가보니 콩을 삶고 있는 듯 했습니다. 가마솥 아궁이에 불들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얼마나 오랫만인지 모릅니다.

 

 

 호박들도 실하게 익었습니다. 아마 속이 노랗게 익었을 것입니다. 가운데를 가르고 씨앗을 빼낸 뒤 호박살을 사과껍질 벗기듯이 쭈욱 이어지도록 발라내어 햇살에 말려 두었다가 눈이 사방에 소복이 쌓인 날 아침 된장찌게 속에 넣고 끓이면 달짝지근한 맛이 우러나 사람 속을 시원하게 만들지 싶습니다.

 

 

 필라칸사스 열매는 왜 이리도 붉게 잘 익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겨울 내내 산에 사는 새들의 좋은 식량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잠시 쉬었던 집입니다. 혹시 경주남산을 오를 일이 있으면 이 집과 바로 아래 초가에 가서 부침개하나 시키고 동동주 한사발을 들이켜 보시기 바랍니다. 제법 알려진 집이므로 손해볼 일은 없지 싶습니다. 저처럼 술을 안마시는 분들은 부침개와 두부, 그리고 음료수를 시켜서 드셔도 됩니다.

 

 

 한쪽에는 자판기도 있습니다.

 

 

 이제는 내려갈 시간입니다. 늦으면 곤란하니 서둘러야 했습니다.

 

 

 나는 다른 길로 혼자 올라왔으니 내려갈때도 혼자서 내려갑니다. 뒤에 보이는 봉우리가 경주남산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 경주 남산을 오르는 분들은 여기까지 오지 않고 삼릉으로 올라서 헬리콥터 착륙장이 있는 봉우리에 오르는 것으로 만족합니다만 사실은 거기가 남산의 최고봉이 아닌 셈이죠.

 

  

 음식점 물자보급로 정도로 쓰이는 길을 따라 내려가는 것이죠.

 

 

 벌써 저녁 어스름이 조금씩 내려앉고 있었습니다.

 

 

 멀리 이조 평야 끝머리 영남 알프스 산자락 너머로 해가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급하게 서두를 일도 없으니 혼자서 슬금슬금 천천히 걸음을 옮깁니다.

 

 

 한번씩은 서서 주위도 살펴가며 말입니다.

 

 

 평야를 가로지르는 고속도로와 경부고속철도가 보입니다.

 

 

 산을 다 내려온 나는 자전거를 타고 저녁회식장소로 정해둔 비빔밥집으로 향했습니다. 용장골을 지나고 삼릉을 지나서 포석정 부근의 비빔밥집 말입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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