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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물도리동 회룡포 3

by 깜쌤 2009. 9. 3.

 

우산을 쓰고 뿅뿅다리를 건넜습니다. 다릿발 높이나 물높이나 그게 그것이니 느낌이 각별하게 다가옵니다.

 

 

 산허리가 옴팍하게 보이는 부분 너머에는 강물이 흘러 오는 곳입니다. 만약 저 부분을 깎아버린다면 물은 그냥 90도로 꺾여흐르지 싶습니다.

 

 

 마을쪽 강둑으로는 맑은 모래가 가득 쌓였습니다.

 

 

 모래밭을 건넌 우리는 이제 마을을 둘러싼 둑으로 올라서게 됩니다.

 

 

 멀리 강변 쪽으로 원두막 비슷한 휴식공간이 보였습니다.

 

 

 저 둑 너머로는 냇물이 흐르고 다시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모습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저 건너편에서 온 것이죠. 마을로 들어서는 길은 공사중이었습니다.

 

 

 논벌 한켠에는 비닐하우스가 보였습니다.

 

 

 마을로 들어서는 동구밖 길에는 소나무 숲을 조성하는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어떤 자료를 보니까 소나무 숲을 복원하는 것으로 되어 있기도 하더군요.

 

 

 사방이 확 트인 정자 비슷한 원두막 공사가 거의 다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마을로 들어서자 새마을 운동을 하면서 개량을 했음직한 1970년대식들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습니다.

 

 

 슬레이트로 지붕을 바꾼 낮은 집들이 정겹게 다가섭니다. 비가 와서 그런지 골목엔 사람들이 없었습니다.

 

 

 예전에는 큰물이 날 때마다 주민들이 밤잠을 제법 설쳤지 싶습니다. 제방이 제법 튼튼하다 싶은 지금도 사정은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큰물이 나서 홍수가 밀려오면 황급히 마을 뒷산으로나마 대피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마을을 한바퀴 도는 것은 아주 간단한 일입니다. 관광객을 위해서인지는 몰라도 한집은 구판장 겸 간이 음식점을 겸하고 있었습니다.

 

 

 작은 동네인 만큼 주민도 얼마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마당에 물이 배이기 시작한 어느 집에는 백일홍이 제법 소담스레 피어있었습니다.

 

 

 밭머리 꽃밭이라고나 해야할까요?

 

 

 봉숭아, 백일홍, 맨드라미...... 시골 마당 근처에서 빨간 백일홍을 보는 것이 얼마나 오랫만인지 모릅니다.

 

 

 마당이 아주 정갈한 것을 보아 주인장 성품도 그렇지 싶습니다.

 

 

 나는 이런 모습을 보며 아련한 그리움을 느꼈습니다. 

 

 고향에 온 것 같은 푸근함이 가득 배여있는 곳! 그 곳이 바로 회룡포입니다.

 

 

 깻단을 낫으로 쪄서 비닐로 덮어두었습니다. 깻단이 바짝 마르면 건드리기만 해도 깨들이 와르르 쏟아져 내리게 됩니다.

 

 

 빗방울이 굵어지면서 제법 비가 쏟아지는 분위기가 되었기에 우리는 서둘러서 공사중인 원두막으로 갔습니다. 마침 공사를 담당한 현장 감독님과 대화의 물꼬가 트여져 그분의 초대로 원두막에 올라가 앉았습니다.

 

 

 건너편 산봉우리에 두번째의 회룡포 전망대가 서있는 모양입니다.

 

 

 한눈에 봐도 제법 값이 나갈 것 같은 소나무들이 조경공사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었습니다.

 

 

 소나무숲과 원두막과 빗소리......

 

 

 앞산에 나즈막하게 걸리기 시작하는 비구름.....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짙어지는 비구름.......

 

 

 우리는 여름 낭만에 한참을 젖어 있다가 다시 내를 건너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도로 끝자락으로 돌아왔습니다.

 

 

 빗방울이 더욱 더 굵어지면서 순식간에 도로에 차오르기 시작한 물들이 강변 모래밭으로 마구 쏟아져 들어갔습니다.

 

 

 모래밭 한자락이 물로 흥건하게 적셔지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사방이 뿌옇게 흐려짐과 동시에 더욱 더 짙은 어둠속으로 회룡포의 정겨운 풍경들이 천천히 가라앉기 시작했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