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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1 (完)

옥산서원으로 3

by 깜쌤 2009. 8. 31.

 

이만한 크기의 건물을 관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쉬운 예를 들어보자면 오늘날에는 천(헝겊)이라는게 흔해빠졌기에 걸레를 만들어 방이나 마루를 훔치는 것이 쉬운 일일지 몰라도 조선시대에는 분명 그렇지 못했던 것이 틀림없습니다.

 

 

 서원내 모든 건물의 방과 마루를 반들반들하게 닦아서 먼지가 없도록 만드는데도 보통 정성으로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본체건물에 걸린 편액 속의 대가(大家)들의 글씨가 너무 반듯해서 흐트러진 제 마음을 다잡아 보도록 만들었습니다.

 

 

 단청과 벽면 기둥색깔의 조화가 어딘지 모르게 부자연스럽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후손이 마음대로 지시하여 칠하도록 하지는 못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건물이 지어질 당시에는 어떤 식으로 칠해두었는지는 모르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재료의 빈곤으로 인해 마음대로 칠하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화재도 겪고 보수를 하면서 덧칠하기도 했을 것이니 크게 따질 일도 못됩니다.

 

 

 하물며 공부를 하는 서생들이 가득한 서원임에랴.....

 

 

 댓돌위에는 하얀 고무신이 한켤레 놓여있었습니다. 나는 다른 쪽 구석에 놓여있는 댓돌에 내 신발을 벗어두고 인구당 마루에 올라가 보았습니다.

 

 

 빗자루와 쓰레받기가 단정하게 정돈되어 있었습니다. 나는 청마루 한쪽에 앉았습니다.

 

 

 대들보와 서까래에까지 색칠을 한 것을 보면 결코 평범한 건물은 아닌 것이 틀림없습니다. 하기사 이 옥산서원은 조선 말기 흥선대원군 이하응이 서원을 정리할 때에도 살아남을 정도였으니 유명세를 짐작해 볼 수 있겠습니다.

 

 

 앞쪽에 보이는 건물이 무변루이고 왼쪽은 민구당 건물이 됩니다.

 

 

 청마루를 조금 넣어서 찍어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마침 서원을 구경하러 오신 점잖은 분을 만나 인사를 드린 것이 계기가 되어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참으로 오랫만에 문학적인 고급용어를 아주 쉽게 섞어쓰시는 분으로부터 여러가지를 배워봅니다.

 

  

 아마 이 서원에는 그런 분들이 자리를 잡고 학문에 정진하며 배움의 힘든 길을 걸어갔을 것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교양과 지식은 아무나 가지는게 아닌가 봅니다.

 

 

 다시 한번 더 서원 내부를 찬찬히 살피고 나서.....

 

 

 일어서기로 했습니다. 뜰 한쪽에 세워두었던 저 돌기둥은 어떤 용도로 쓰였는지 잘 몰랐습니다.

 

 

 포항에서 오셨다는 장(張)이사님과 헤어지고 나서 나는 신발을 찾아신고 옥산서원의 나머지 부분을 보기로 했습니다.

 

 

 회재 이언적 선생의 신도비가 보관되어 있는 비각이 자리잡은 뒤편으로 돌아가는 길에 담장 너머로 솟아오른 소나무들을 살펴보았습니다.

 

 

 마루가 깔끔하게 닦여져 있었습니다.

 

 

 비각 속에 이언적 선생의 신도비가 보관되어 있습니다.

 

 

 인구당 뒤에는 체인재가 있습니다.

 

 

 그 뒤에는 어래산이죠. 어래산 맞은편이 자옥산인데 거기에서 옥산서원이라는 말이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원글에서는 옥산서원 뒤에 있는 산을 자옥산이라고 했었는데 안강이 고향이신 이영미님께서는 그 사실이 부정확하다고 지적을 해주셨습니다. 자료들을 새로 확인해본 결과 제가 잘못 기록했기에 수정해두었음을 밝힙니다

 

 

 비각의 비문은 기대승이 짓고 글씨는 이산해가 썼다고 합니다.

 

 

 한국적 건물에서 풍겨나오는 고즈녁함이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나는 그런 분위기를 맛보기 위해 일부러 천천히 걸어보았습니다.

 

 

 인구당의 뒷문을 안에서 밖으로 밀면 위로 들리면서 열리게 되어있는가 봅니다. 건물뒤에는 걸쇠로 문짝을 걸기위한 시설들이 내려와 있었습니다.

 

 

 돌계단들의 모습이 정겹습니다.

 

 

 옥산서원의 담장은 모두 한결같은  모습입니다.

 

 

 살림집의 플라스틱 굴뚝이 조금 눈에 거슬립니다.

 

 

 나는 서원 밖으로 나가기 위해 처음 들어왔던 곳으로 찾아 갑니다.

 

 

 관람객이 적어서 호젓이 여기저기를 살펴보기에는 딱 좋았습니다만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는 젊은이들이 내지르는 연이은 비명소리가 분위기를 망쳤습니다.

 

 

 경각을 되돌아보고......

 

 

 굴뚝을 살핀 뒤에......

 

 

 작별인사를 하고 나왔던 것입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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