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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1 (完)

종오정 1

by 깜쌤 2009. 8. 16.

 

     비를 맞으며 페달을 밟았어. 모조리 다 젖어들었기에 집으로 돌아갈까 하다가

오기가 뻗쳐서 계속 가본거야.

 

 

 얕은 언덕위로 자리잡은 농가의 분위기가 새롭게 다가왔어.

 

 

 펜션들도 보이고.....

 

 

 내가 더듬어 온 길을 돌아보았어.

 

 

 쉼없이 피워대는 무궁화의 열정도 놀랍기만 해.

 

 

 이젠 햇살이 가득해서 벼들이 쑥쑥 자라 이삭이 패어야 하는데 

 40일 정도씩이나 흐리기만 했어.

 

 

 포항에서 온다면 울산으로 가는 산업도로를 사용하지 말고 화산으로 들어와서

보문으로 가는 길을 따라가면 여기에 이를 수 있어.

 

 

이럴땐 구산서사라고 읽어야 할지 귀산서사라고 읽어주어야 할지 구별이 안되.

 

 

 조금만 들어가면 서사가 나와.

 

 

 당연히 산밑에 자리잡고 있지. 안내판을 보니 귀산서사라고 읽어주어야 하는게 맞아.

 

 

 서원 앞에는 연으로 가득찬 작은 연당이 있어.

 

 

 연당 가에는 배롱나무꽃들이 만발했지.

 

 

 구경꾼은 나혼자 뿐이었어. 오히려 그게 더 편해.

 

 

 조용히 뒤적거릴 수 있거든.....

 

 

 오랜 세월을 안고 온갖 풍상을 다 겪은 고목이 대견스러워. 사실 인간의 삶이라는게

큰 그늘을 드리울줄 아는 나무처럼 되어야 하는데 그게 정말 어려운 일이더라.

 

 

 배롱나무 밑에는 떨어진 꽃잎들이 즐비했어.

 

 

 그리고 그 뒤쪽엔 단정한 공부방이 자리잡았고......

 

 

 별것 아닌 것을 가지고 여기저기 요리조리 카메라를 들이대며 보여준다는 느낌이 들지?

 

 

 사실 말이지 난 그런 짓을 잘해.

 

 

 찬찬히 둘러보며 여기저기 기웃거리기를 좋아하지.

 

 

 나는 쪽문을 지나 귀산서사로 가보았어.

 

 

 서사에서 보면 담너머로 연못이 보이지.

 

 

 댓돌에는 단정하게 벗어두었어야 할 신발이 보이지 않아 조금 서글펐어.

 

 

 사람이 없다는 증거잖아.

 

 

 마루엔 먼지가 내려앉아 있었지만 한때는 여기에도 사람들이 그득했을거야.

 

 

 잠시 걸터앉아 있다가 옆으로 가 보았어.

 

 

 나는 이렇게 회칠한 단정한 벽이 참 좋아지더라.

 

 

 이런데서 책을 읽으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를 것 같아.

 

 

 너도 그렇게 생각해?

 

 

 이제 종오정이 보이지?

 

 

 한쪽 모서리가 날아가버린 돌확이 가는 세월을 부여잡고 있었어.

 

 

 하염없이 가는 세월을 부여잡아 본것이지만 그게 그렇게 되?

연당 너머로는 내가 타고온 자전거가 이슬비에 마냥 젖어가고 있었지.

 

(다음 글에 계속 이야기해줄께)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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