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가는지조차 몰랐어.
온 사방이 부옇기만 했거든.
나아가야 할 길이 흐릿하기만 한데
옆길이 보일리가 있겠어?
갈래 길을 만나면 몇번씩이나 망설였어.
어느 길이 옳은 길인지를 알 수가 없었거든.
조심스럽게 조금씩 밟아보았어.
일단은 밑으로 향하는 좋은 길이었어.
다른 길은 오르막같은데 험하기도 한 것 같고......
선택하기가 너무 두려웟어.
그렇지만 그자리에 하염없이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기에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거야.
최선의 선택이었기를 바라며 난 험하고 좁은 길을 택해 걸었어.
길은 외줄기로만 뻗어 있었어.
점점 험해지는 것 같아서 앞으로 가기가 망설여졌어.
여기저기 남겨진 실패한 사람의 흔적을 볼 때는 겁이 났어.
웅덩이도 자주 만났어.
사방은 어둑어둑하고 주위는 고요하고......
마지막에 이른 사람들의 영원한 집터가 더 자주 나타났어.
내가 가는 이 길이 과연 옳은 길인지는 아직도 확실하게 몰라.
어디로 이어지는지 나는 몰라.
정말 몰라.
최선의 선택이었기만을 바라며
그저 앞으로만 나갔어.
아직도 난 걷고 있는 중이야.
<사진은 모두 경주 남산에서 찍은 것입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