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할머니는 정말 멋진 집에 사시지도 않았습니다.
할머니는 차들이 쌩쌩 달리는 신작로 가에 살고 계셨습니다.
도로에서 마당이 훤히 내려다 보였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마당에는 잡초 한포기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당 한켠 정구지(부추)밭도 깔끔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개집 주위도 너무 단정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할머니집 개는 나그네를 보고
어설프게 짓지도 않았습니다.
열어놓은 방문 옆에는 지팡이가 있는 것으로 보아
할머니는 방안에 계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제사 자세히 보니 할머니는 목침을 배고 누워 계셨습니다.
영감님이 계셨을 사랑방도, 할머니의 손때가 가득한 장독대도 단정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할머니 성품은 안봐도 환합니다.
할머니! 지금처럼 단정하게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시기를 빕니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다가 그 집 마당과 방을 보고
나는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정말이지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기를
진심으로 거듭, 거듭 빌어봅니다.
깜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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