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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9 일본-서부 일본(完)

후쿠오카, 그리고 부산으로

by 깜쌤 2009. 7. 11.

 

후쿠오카 역에 내려서는 국제부두 터미널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항상 걸어서 갔으므로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후쿠오카 역 바로 옆에는 고속버스 터미널이 있다.

 

 

 P형님과 나는 말없이 걸었다.

 

 

 후쿠오카 시내는 언제 봐도 항상 조용하고 깨끗했다.

 

 

 부두로 가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직진해서 걷다가 마지막에만 잘 찾으면 되기 때문이다.

 

 

 배떠나는 시각이 오후 3시이므로 어디서든 점심을 먹어야만 했다.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시장에 들어가서 라면집을 찾아가기로 했다.

 

 

 후쿠오카 라면은 유명하지 않던가? 돼지뼈를 푸욱 고아서 만든 육수에 라면 사리를 넣어서 주는 그 맛은 우리나라에서 파는 돼지국밥에 밥대신 라면사리를 넣은 것을 먹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육수는 뻑뻑하고 고기를 한두점 살짝 올려서 준다. 우리는 밥한공기와 함께 시켰다. 이 집은 언제 가봐도 손님이 그득했다.

 

 

 라면 한그릇으로 점심을 해결한 뒤 다시 배낭을 매고 부두를 향해 걸어야 했다.

 

 

 라면집 부근에는 한국 음식점이 하나 있었는데.....

 

 

 문이 닫혀 있었다. 한국인이 경영하는 집일까?

 

 

 시장안 골목을 걸어본다.

 

 

 그러다가 우리는 괴상한 장식물이 가득한 묘한 구조물을 하나 발견했다.

 

 

 마츠리 행사에 쓰는 물건이리라.

 

 

꽃가게를 지나치고.....

 

 

액자가게도 지나치고.....

 

 

 쇼핑몰을 지나.....

 

 

 다시 거리로 나섰다.

 

 

 무슨 공사를 하나해도 뒷정리를 깔끔하게 할 줄 아는 그들의 마음가짐이 놀랍기만 하다.

 

 

 이번에도 나는 많은 것을 배웠다.

 

 

 비록 굶기도 하고 배를 곯아가며 다닌 여행이었지만 배운 것이 가득하니 배가 부른 듯한 느낌이 든다.

 

 

 우리나라의 빌딩과 거리도 간판부터 깔끔하게 정비하면 일본처럼 단정하게 보이지 싶다.

 

 

 큰길 바로 옆에 초등학교가 자리잡았는데 거리쪽으로는 체육관을 배치했다.

 

 

 지하체육관이다. 거리에서도 보이고 운동장에서도 속이 보이도록 설계를 했다.

 

 

 운동장에는 체육시간을 즐기는 아이들로 가득했다.

 

 

 남국 냄새가 물씬나는 가로수가 심겨진 거리를 지나......

 

 

 계속 걸었다. 드디어 부두가 가깝다. 원래는 오후 3시반에 출발하는 배표를 가지고 있었지만 페리 회사에 근무하는 아가씨들이 오후 3시에 출발하는 배에 여분의 좌석이 있다면서 타지 않겠는냐고 물어왔다. 거절할 이유가 없다. 일찍 체크인을 하고 3시에 출발하는 배를 타기로 했다. 

 

면세점에서 매고 갔던 싸구려 배낭의 지퍼가 때맞추어 터지는 비극을 당하기도 했지만 어찌어찌 조치를 해서 간신히 끌어안고 왔다. 매고 온 것이 아니고........ 싸구려라는게 항상 그렇다.

 

 

여행도 그렇다. 이 나이가 되도록 맨날 땀나도록 좇아다니고 발품을 풀어야 해결되는 어설픈 배낭여행을 하고 있으니 어찌보면 서글프기도 하다. 부산에 도착해서는 형님과 헤어져 지하철을 타고 고속버스 터미널까지 간 뒤 김밥 한줄로 저녁을 해결하고는 버스에서 눈을 붙였던 것이다.

 

기념품? 살 돈도 없을 뿐더러 처음부터 꿈도 꾸지 않는다. 나는 평소에도 어지간하면 일제는 구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내가 들고다니는 카메라도 삼성에서 만들어낸 구형을 쓰고 있다. 벌써 5년되었다. 남들이 일제 카메라가 아무리 좋다고 이야기를 해도 나는 결코 사지 않을 생각이다.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초콜렛 한개씩이라도 맛보여주고 싶어서 마지막 남은 동전을 다 긁어모아  한통 산 것이 전부이다. 나중에 동전은 환전이 안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렇게 집으로 찾아왔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