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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9 일본-서부 일본(完)

칸몬대교 5 - 지하터널

by 깜쌤 2009. 7. 1.

  

 일본도 에도시대 말기에는 격렬한 개국논쟁에 휩싸였다고 전해진다. 이때 개국을 반대하는 주장이 양이론(攘夷論)인데  양이론을 부르짖은 대표적인 지방이 바로 조슈사쓰마번이 있던 일본 서남부였던 것이다.

 

 

 위 지도에서 옥색으로 테를 쳐둔 곳이 조슈번의 대략적인 위치이고 노란색으로 금을 두어둔 곳이 큐슈인데 큐슈남부를 관할하던 지방정권이 그 유명한 사쓰마번이다. 이 두 지방의 영주들과 사무라이들은 막부의 쇄국정책으로 인해 생기는 과실을 고스란히 따먹고 있었던 자들이다. 막부의 기본정책인 쇄국을 어기고 조선과 중국, 유럽세계와의 밀무역을 통해 부를 쌓아가던 자들이었으므로 처음에는 양이론을 목청높여 부르짖었다고 한다.

 

 

 그들은 밀무역으로 벌어들인 재력을 바탕으로 해서 나름대로의 군사력을 확보해두고 있었는데 그런 실력을 믿고 일본으로 진출해오는 서양해군 세력과 서부지방 토벌에 나선 막부에 대항해서 일전불사의 자세를 견지했던 것이다.

 

일본 남단을 지배하고 있던 사쓰마번은 오늘날의 오키나와를 침략했고 오키나와를 손에 넣은 뒤에는 중국과의 밀무역에 나서서 막대한 부를 쌓아갔다고 하니 결국은 돈에 눈이 어두웠던 인간들임이 틀림없다.

 

 

그랬던 그들이 이 바다에서 서양해군과의 싸움에서 처참한 패배를 당한 뒤에는 논조를 바꾸어 근왕(勤王)을 내세우며 유신을 부르짖었고 결국에는 오늘날의 동경(당시의 에도)에 자리잡은 도쿠가와 막부타도에 앞장서게 되었으며 더 나아가서는 개국을 주장하게 됨과 동시에 나중에는 조선침략과 중국대륙진출까지 꿈꾸게 되었던 것이다.

 

우리는 지금 그런 역사의 현장에 와있는 것이다. 시모노세키는 그런 면에서 우리가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단순한 도시가 아니다. 이 부근 출신 인물들에 의해 대한제국의 역사는 처참한 상처투성이 몸으로 변해가야만 했고 삼천리 강토가 피로 물들어 야만 했던 것이니 한번씩은 짚고 넘어가야할 장소가 된다. 

 

 일본인들에게도 시모노세키와 부근의 하기는 역사적인 도시가 될 것이다,

 

 

 요시다 쇼인, 이토 히로부미, 다카스기 신사쿠, 오쿠보 도시미치, 사이고 다카모리, 카쓰라 타로(카쓰라-태프트 밀약을 맺은 바로 그 작자이다), 사카모도 료마.......    이런 인물들 거의가 이곳 야마구치큐슈 출신들이 아니던가?

 

 

 이런 역사의 현장에 서게 되니 감회가 뭉클하다. 우리는 지하로 내려가서 터널을 통해 큐슈쪽으로 가보기로 했다.

 

 

 우리나라 통영처럼 여기도 바다밑으로 길이 나있다. 칸몬해협 밑으로 터널을 뚫어 사람이 다닐 수 있도록 했다. 처음에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간다. 

 

 자전거도 끌고 갈 수 있도록 허락한다. 요금은 무료였다. 

 

 터널 제일 중간(?) 지점에는 야마구치 현과 후쿠오카 현을 구별하는 선을 그어두었다.

 

 

 가운데를 향해 아래로 살짝 내려가다가 다시 위로 올라오도록 설계를 해두었다. 

 

 위로 올라오면 이번에는 건너편에 자리잡은 시모노세키시가 보인다.

 

 

 썰물 시간이 되어 그런지 무서운 속도로 바닷물이 빠져나가고 있었다.  사진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바닷물이 흘렀다.

 

 

 건너편에 보이는 산이 히노야마이다.

 

 

 저 멀리 하늘로 솟아오른 건물이 시모노세키 타워이고.....  그 부근에 국제부두와 시모노시키 기차역이 자리잡고 있다고 보면 틀림없다. 

 

 

 이번에는 조금 끌어당겨 찍어보았다.

 

 

 여기 칸몬해협의 물살은 엄청 세어서 거슬러 올라가는 배들도 헉헉거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단노우라 해전에서 이 물결의 흐름을 이용한 쪽이 승기를 잡았을지도 모르겠다.

 

 바닷물의 흐름이 이렇게 세찬 곳도 드물지 싶다.

 

 

 나는 이곳에서 울돌목을 떠올렸다.

 

 

 거슬러 오르는 배의 속도는 현저히 늦어보인다.

 

 

내려가는 배는 살판 난듯이 보인다.

 

 

 우린 바닷가에서 휴식을 취했다.

 

 

 조금 뒤에는 다시 걸어서 돌아가야한다.

 

 

 바닷물은 상당히 맑은 축에 들어갔다.

 

 

 지도를 보면 우리가 서 있는 대강의 위치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배들이 쉴틈없이 오르내렸다. 

 

 일본의 다리건설 기술과 수준을 자랑이나 하듯이 떡 버티고 서 있는 칸몬대교의 위용이 정말 대단했다.

 

 

 저 위에 엄류도가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산책로 부근에 자라는 연산홍이 아름답기만 했다.

 

 

 작은 신사도 있었고.....

 

 

 별별 종류의 배들이 끊임없이 지나고 있었다.

 

 

 시모노세키 항구만을 드나드는 물동량은 아닐 것이다. 해협하나를 통과하는 화물선의 양이 정도이니 일본의 번영이 이해가 된다.

 

 

 확실히 해상교통의 요충지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는 다시 시모노세키 쪽으로 건너와서 카라토 시장을 향해 걸었다. 이젠 돌아갈 시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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