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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9 일본-서부 일본(完)

고쿠라 1

by 깜쌤 2009. 7. 3.

 

집으로 가는 날이다. 오늘은 시모노세키를 따나 오전에 고쿠라를 본 뒤 오후 3시에 부산으로 가는 고속선인 비틀호를 탈 생각이다. 시모노세키 역에 가서 고쿠라로 이동하기로 했다.

 

  

 일본 학생들이 등교하는 시간이다. 교복 모습이 다른 것으로 보아 학교 종류도 아주 다양한 것 같다. 

 

 

 우리는 그 동안 지나치기만 했던 워싱턴 호텔과 작별을 고했다.

 

 

 시모노세키와 큐슈섬의 고쿠라는 칸몬 해협 밑으로 나 있는 해저터널을 통해 기차가 연결해서 달릴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기차표를 사서 플랫폼으로 나갔다.

 

 

 수많은 학생들이 기차에서 내려 집찰구를 향해 몰려나가고 있었다.

 

 

 우리는 그때까지 아침을 못먹었다. 기차승강장에서 파는 가락국수 한그릇으로 허기를 속이기로 했다. 고쿠라 명물이라니까 속는 셈치고 한그릇을 먹어보기로 했다.

 

  

 우동 한그릇이다.

 

 

 미리 준비해 둔 우동 사리를 국물에 쓰윽 쓱 말아 준다. 속이 따뜻해짐을 느낀다.

 

 

 많은 사람들이 한그릇을 훌훌 서둘러 비우고는 자리를 뜬다.

 

 

 가락국수 한그릇을 비운 뒤 우리는 기차를 탔다.

 

 

 고쿠라까지는 한 10분 정도만 가면 된다.

 

 

 고쿠라 역에서 관광안내센터를 찾았다. 시내 지도를 구하고나서는 코인락커를 이용해서 배낭을 보관해두었다.

 

 

천장에 뭐가 보이는가? 그냥 광고판이라고? 글쎄....  그게 광고판일까?

 

 

 나는 고쿠라 역에서 미래도시의 모형을 발견했다고 여겼다. 공상과학만화 속에 등장하는 미래도시의 모습을 찾은 듯해서 잠시 어리둥절해지고 말았다.

 

 

 비로소 나는 일본 만화들과 애니메이션 장면들의 배경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일본은 이미 우리가 추격할 수 있는 범위를 저만치 벗어나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에스컬레이터를 올라가면 고쿠라 역 대합실이 되는 셈이다. 천장부근으로 모노레일이 연결되어 있었다.

 

 

 저런 모습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고쿠라역 남쪽 출입구 모습으로 보면 된다.

 

 

 어디하나 흠잡을데 없이 깔끔하게 해두었다.

 

 

 역앞 고가통로의 모습이다.

 

 

 정말 나는 어리둥절해 있었다. 뒤통수를 세차게 한대 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지방도시가 이 정도라면.......

 

 

 우리 사는 모습은 너무 우물안 개구리 같다.

 

 

 이웃나라들은 무섭게 뻗어나가고 있는데 서로의 발목잡기를 예사로 하는 우리 정치인들 하는 짓거리를 보면 오만 정이 다 떨어져 나간다.

 

 

우리들은 왜 그리 정치에 관심이 많고 모두들 정치문제에 관한 한 또 어찌 그렇게 똑똑한지 모르겠다. 정말이지 거기에 비해 나는 너무 어리버리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산다.

 

 

 아, 이렇게 해놓고 살아도 되는구나 싶었다. 사실 말이지 나는 그동안 일본이 벌어들인 그 엄청난 돈이 어디로 다 간 것인지 너무 궁금했었다. 이젠 조금 이해가 된다. 그들이 해외에 확보해 둔 자원은 또 얼마나 되는가 말이다.

 

 

 우리는 뭐하고 사는지 모르겠다.

 

 나같은 모자라는 백성들이 너무 많아서 우리가 요모양으로 사는가 싶다.

 

 

 고쿠라 방문하기는 정말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역앞으로 펼쳐진 거리를 따라 나가보기로 했다.

 

 

 일본 도시의 공통적인 색감은 차분하다는 것이리라.

 

 

 기차는 소리없이 미끄러지듯이 나아가고 있었다.

 

 

 소음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서 너무 좋았다.

 

 

 나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계속 셔터를 눌렀다.

 

 

 미래도시의 모형을 보는 듯해서 말이다.

 

 

 

 아무리 봐도 질리지가 않았다.

 

 

 이제 지상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어찌 이렇게 깨끗하고 단정할 수가 있는가 싶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