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오리이바아~~~ㅌ 사잇길로 다알~~려어가아며어언 뉘이 부르는 소리 있어 나를 멈춘다~~"
나는 자전거 타기를 멈추고 잠시 사방을 둘러 보았다. 돌아보면 아무도 없지만 보리밭의 물결침이 나그네의 마음을 잠시 아리게 만들었다.
저번 글에서도 이야기한바가 있지만 길비로 자전거 투어 길에는 자전거도로가 차도와 만나는 경우도 생긴다. 그렇지만 교통사고에 대해 큰 걱정은 안해도 된다. 일본인 드라이버들이 워낙 조심성이 많기 때문이다.
논밭 한가운데로 달리던 우리들은 작은 휴식공간을 찾아내고 쉬어 가기로 했다.
담장 디자인이 자전거 모습 아닌가? 자전거를 세워두고 쉬도록 한 것은 기본이고 그런 곳에는 반드시 화장실과 자동판매기가 준비되어 있었다.
시멘트로 만든 작은 구조물 이쪽은 자동차를 세워둘 수 있도록 했다. 그러니 자동차는 저 안쪽까지 못들어가도록 해두었다는 말이다. 이런 작은 구조물 하나에서 나는 일본인들의 치밀성을 배운다.
저기 자동차가 보인다. 이젠 이해되시는가? 제발이지 우리 공무원들도 저런 모습은 좀 본받도록 하자. 입으로만 거창하게 떠들지 말고 작은 것부터 고쳐나가자. 기본이 바로 서있는 나라가 선진국이다.
휴게소 한쪽에는 볼거리를 하나씩 꼭 만들어 두었다. 예전에 저런 건물은 곡식창고로 쓰였다고 한다.
이제 우리들은 소자 시내로 들어섰다. 가방을 매고 가는 여학생들을 만났다. 차림새로 보아 운동선수들 같다. 묻고 물어 소자역을 찾아가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새로 지은 소자역 디자인이 제법 참하다. 색깔은 또 어떻고?
역 앞 광장에서 왼쪽을 보니 자전거가 그려진 건물이 보였다. 자전거를 그려 놓았으니 어쩌면 저기가 자전거 반환장소일지도 모른다.
맞다. 그 건물 속에는 분명히 자전거 가게가 자리잡고 있었고 사람을 부르니 부시시한 얼굴의 중년사나이가 나타났다. 그가 바로 아라키(荒木)씨다. 자전거를 반납했다.
소자 역 부근에 자리잡은 아라키씨의 가게에서 자전거를 빌려타고 길비로를 달리면서 여기저기를 둘러본 뒤 비젠이치노미야까지 간뒤 자전거를 반납해도 된다는 말이다. 그렇게 슬금슬금 돌아다녀도 서너시간만 하면 된다. 너무도 멋진 길이다.
우리 경주도 좀 그렇게 해두었으면 좋겠다. 인도에 보도 블럭을 깔고 자전거 그림을 그려두고 자전거 도로라고 우기는 일은 이제 그만 했으면 좋겠다.
하기사 높은 양반들이 언제 인도 겸 자전거 도로로 쓰는 그런 식의 자전거길을 한번이라도 달려보기나 했을까?
작은 도시, 마을 하나도 흐트러짐 없이 깔끔하게 단장해둔 이들의 의식이 놀랍기만 했다.
워낙 사통발달로 멋지게 철길을 잘 만들어 두었으니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데는 아무 어려움이 없었다.
우리는 쿠라시키로 가는 표를 샀다. 여기서 두 정거장만 가면 된다.
쿠라시키에서 오카야마까지도 15분 정도면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깝다.
일본 기차는 만원이라는 것이 잘 없는 것 같았다. 고속도로나 일반도로를 지나다니는 자동차 통행량도 우리보다는 훨씬 적은 것 같다.
우리는 아주 간단하게 쿠라시키(倉敷) 역에 도착했다. 뒷문으로 나와보았더니 덴마크의 수도인 코펜하겐에 있는 유명한 티볼리 유원지를 본따 만들었다는 티볼리 놀이공원이 보였다.
유명한 놀이공원이라지만 너무 조용했다.
폐원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확인을 못했으니 할말이 없다.
결국 우리는 맞은 편 출구로 나왔다. 미관지구를 가려는 것이다.
역에서 내려다 본 시가지는 아주 깔끔했다.
저 길을 따라 똑바로 내려가면 쿠라시키 미관지구가 나올 것이다.
역 대합실을 빠져나오면 지상 2층 정도가 된다. 일본의 어지간한 도시 역건물들처럼 공간 활용도가 뛰어났다.
택시들이 단정한 모습으로 손님들을 맞고 있었다.
자전거를 주차시켜둔 모습조차 너무도 단정했다.
쿠라시키 기차역의 모습이다. 하나같이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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