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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9 일본-서부 일본(完)

코라쿠엔 3

by 깜쌤 2009. 6. 8.

 

 코라쿠엔은 한자로 후락원(後樂園)이라고 쓴다.

 

 

 자꾸 코라쿠엔이라고 하니까 일본 야구에 밝은 분들은 야구장을 떠올리는 분들도 있지 싶다. 맞다. 동경에 있는 그 유명한 야구경기장 말이다. 이승엽이 속한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예전에 사용하던 홈구장의 이름이 코라쿠엔(혹은 고라쿠엔)이었다.

 

 

 후락의 어원에 관해서는 많은 이야기가 있는 모양이다. 어떤 분은 선우후락(先憂後樂)이라는 말에서 나왔다고도 하고 어떤 분은 다른 문장을 가져다 대기도 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잘 몰랐던 용어였다.

 

 

 앞보다는 뒤가 즐겁고 노년이 풍족하면 행복한 법이 아니던가?

 

 

 우리는 정문쪽으로 걸음을 옮겨간다.

 

 

 그만하면 많이 본 셈이다.

 

 

 얻어온 안내도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작은 섬 하나하나마다 이름이 다 붙어 있었다.

 

 

 한마디로 아름답기 그지 없는 정원이라고 하겠다.

 

 

 어딘선가 학(鶴)이 우는 소리가 들렸기에 소리를 따라서 걸음을 이리저리 옮긴 끝에 기어이 찾아내고야 말았다.

 

 

 시를 새긴 돌이 있었고.....

 

 

 안내판에는 놀랍게도 곽말약(郭沫若)의 이름이 나와 있었다. 그는 중국의 유명한 학자이며 시인이며 놀라운 처세술을 발휘한 정치가가 아니던가?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이 학들은 1956년에 곽말약으로부터 받은 두마리 학을 번식시킨 것이라고 한다. 곽말약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다양한 모양이다. 그 양반에 대해서 지금은 자세히 이야기할 시간이 없으니 그냥 넘어가기로 하자.

 

한가지 확실한 것은 중국 하남성 정주(鄭州)에서 상(商)나라 시대 토성(土城) 유적지를 방문했을때 그의 이름이 새겨진 비를 본 적이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 찍어놓은 중국배낭여행 사진첩을 꺼내어 다시 확인해 보았는데 분명히 곽말약의 이름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는 젊었던 날에 일본의 오카야마에 유학을 왔었던 모양이다. 

 

 

 머리 꼭대기에 붉은 점이 있으니 틀림없는 단정학(丹頂鶴)이다. 맞다. 단정학이다. 그 귀한 단정학을 여기에서 보다니.....  이제는 고인이 되신 황순원님의 단편 소설에 <학>이라는 작품이 있다. 그 글 속에 성삼이와 덕재와 단정학이 등장한다.

 

 

 황순원님을 모르신다고? 그럼 단편소설 <소나기>는 기억나시는가? 소년소녀가 등장하는 아름다운 풋사랑(?) 이야기 말이다. 

 

 

 우리는 정문을 거쳐 나왔다. 바깥세계의 단정한 경치보다는 단정학과 후락원 정원이 눈앞에 더더욱 아른거렸다.

 

 

 다육식물로 꾸며놓은 이 녀석은 무엇을 상징하는 것일까?

 

 

 일본인들의 솜씨가 놀라울 따름이다.

 

 

 정문에는 이제 정원 구경을 시작하고자 하는 사람들로 바글거렸다.

 

 

 그러나 아무래도 후문보다는 사람들이 적게 몰리는 것 같다.

 

 

 알고보니 코라쿠엔 정원은 섬이었다. 강 중간에 자리잡은 섬!

 

 

 우리는 이제 학견교(鶴見橋)를 거쳐 시내로 나갈 것이다. 정원으로 연결되는 다리 이름이 월견교와 학견교이니 운치 하나는 그득한 셈이다.

 

 

 정문 앞 부근도 참으로 깔끔하게 정리해 두었다.

 

 

 귀여운 조각품들 하며.....

 

 

 깔끔하기 그지없는 가게들 하며.....

 

 

 학견교를 건너기 전에 벚나무 길에서 잠시 쉬기로 했다.

 

 

 섬을 싸고 있는 벚나무 길이다. 벚꽃이 필 때에 오면 가히 환상적이라는 느낌이 들지 싶다.

 

 

 노인들이 잡초를 뽑고 있었다. 공공근로자들일까? 아니면 순수한 자원봉사자들일까?

 

 

 같은 제복차림을 한 것으로 보아 자원봉사자들은 아닌 것 같다.

 

 

 저 다리가 학견교이다.

 

 

 강에는 가마우지들이 보였다.

 

 

 학견교 교각 부근에 거적때기를 덮어쓰고 누워있는 사람 형체는 과연 무엇일까?

 

 

 거지거나 노숙자일 가능성이 높겠다. 그런데 누워있는 부근의 모습을 잘 살펴보기 바란다. 자기 나름대로는 도대체 얼마나 깔끔하게 정리해 두었는지를 살펴보자는 말이다.

 

 

그 모습이야말로 일본인들의 의식구조를 나타내는 단적인 표상이 되리라. 나는 그저 놀라서 멍하게 한참을 바라보았다. 한참동안을.....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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