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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9 일본-서부 일본(完)

코라쿠엔 1

by 깜쌤 2009. 6. 4.

 

 오카야마 성에서 월견교를 건너가면 코라쿠엔 후문이 나온다. 우리는 후문으로 입장한 셈이 되었다. 코라쿠엔 정도는 어지간하면 한번 보시기를 권한다.

 

 

 들어서는 순간 나는 놀라고 말았다. '아하, 이게 일본 정원의 정수(精髓)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단정하게 가꾼 넓은 잔디밭 속에 펼쳐진 아름다운 정원의 모습이 눈 앞에 좌악 펼쳐졌던 것이다.

 

 

 일본인들은 이 코라쿠엔을 일본의 3대 정원 가운데 하나로 꼽는다고 한다.

 

 

또 다른 하나는 이시카와(石川)현 가나자와(金澤)에 있는 겐로쿠엔(兼六園)을 꼽고 마지막 하나는 이바라키현의 미토(水戶)에 자리잡은 가이라쿠엔(偕樂園)을 친단다.

 

 

 맑은 물과 울창한 숲과 너른 잔디밭과 낮은 언덕이 묘한 아름다움을 빚어낸다.

 

 

 잔디밭 사이로는 산책로가 나있다.

 

 

 그러길래 이런 정원을 카이유(회유 回遊) 정원이라고 하는가 보다.

 

 

 오카야마 성쪽으로 작은 언덕을 만들어두었는데 거기 올라서 보는 경치가 일품이다. 나는 언덕으로 올랐다.

 

 

 이런 회유 스타일의 정원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에도, 오늘날의 도쿄에 막부를 열고 난 후에 일반화가 된 모양이다.

 

 

 언덕으로 오르는 중이다. 멀리 보이는 하얀 천막 같은 구조물 뒤로 보이는 밭이 작은 차밭이다. 그 앞 논에 잡초가 가득한 것처럼 보이는 부분에는 자운영 꽃이 만발했다.

 

 

 다원(茶園) 끝머리에 자리잡은 집은 차를 마시는 다옥(茶屋) 같았다.

 

 

 인공으로 조성한 호수 끝자락엔 축소시켜 만들어 놓은 듯한 자그마한 가옥이 자리잡고 있었고.....

 

 

 호수 안쪽에는 소나무섬!

 

 

 너무 깔끔해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놀라운 일은 이 정원 안에서 크게 떠드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쓰레기 하나 보이지 않았고......

 

 

 나는 너무 기가 막혀 순간적으로 멍해지고 말았다.

 

 

 요즘 아이들 말로 한다면 잠시 '멍때렸다'고나 할까?

  

 이러니 일본의 3대 정원이니 어쩌니 하는 소리가 나오는 모양이다.

 

 

 이 정원은 지방을 다스리던 다이묘오를 윈한 것이었다고 한다.

 

 

 우키다 가문의 뒤를 이어 오카야마 지방을 다스리게 된 이케다 집안에서 만들었다고 한다. 1687년부터 공사를 시작해서 1700년에 완공을 시켰다나?

 

 

 그런 뒤 수백년간 관리하며 다듬어 왔다는 말이 된다.

 

 

언덕을 조금 내려오면 거대한 연산홍밭을 만나게 된다.

 

 

 그것 또한 일품이다.

 

 

 연산홍을 빽빽하게 밀식시킨 것인지 한그루로 된 덩어리인지는 모르겠다. 연산홍의 성질로 보아 많은 그루를 모아심기 한뒤 고른 모양이 되도록 전지작업을 한 것이 아닐까 싶다.

 

 

 너무나 평화로운 모습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일본인들은 이렇게 평화로운 모습으로 인생을 즐기건만

그 피해자격인 한반도에서는 아직까지도 대립과 다툼과 대량살상무기인 핵문제로 시끄럽기만 하니 어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갈등을 기준으로 할 때 인간은 두 종류로 나뉘어진다. 피스 메이커(Peace Maker)와 트러블 메이커(Trouble Maker)로 말이다. 나는 평소에 피스 메이커로 살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를 드려왔다.

 

 

 국가나 지도자도 그런 것 같다. 갈등과 분열과 다툼을 조장하는 지도자나 나라가 있는가 하면 화합과 봉합과 평화를 추구하는 나라와 지도자도 있다. 내가 태어나서 살아온 대한민국과 동포인 북한은 어디에 속하는 것일까?

 

 

 왜 우리사회는 항상 뒤숭숭하며 차분하게 안정되지 못한 느낌이 드는 것일까?

 

 

 일본인들은 왜 이런 놀라운 번영을 이룩하고 즐길 수 있게 된 것일까?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평화롭게 어울려 산책하는 모습을 보며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코라쿠엔! 그곳은 나에게 충격으로 다가온 곳이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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