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앞서면 실수하기가 쉽다고 한다. 오늘은 실수를 조금 많이 하는 한이 있더라도 안동과 경주를 내 나름대로 비교해서 서로의 가능성을 열어보는 내용으로 글을 써보고자 한다.
나는 중학교부터 안동에서 공부를 했으니 안동이 영 낯선 곳은 아니다. 경주에서는 직장생활을 하느라고 33년째 살고 있는 곳이니 이젠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게 되었다. 당연히 우리집 아이들에게는 경주가 고향인 것이다.
기차를 타고 도착할 경우 집찰구를 나와서 제일 먼저 마주치는 곳은 당연히 역광장이 된다. 안동역광장과 경주역광장을 비교하자면 내가 보기로는 청결면에서 안동역 광장이 한수 위다. 하루에도 한두번씩은 경주 시가지 중심부를 지나치는 사람이니 그 상황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반면 안동은 어쩌다가 한번씩 둘러본다는 의미에서 실태파악에 문제가 있음을 솔직히 인정하지만 청결면이나 청소상태에서 언제봐도 안동이 낫다고 생각한다. 이는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견해이니 판단은 여러분이 알아서 하기 바란다.
단순히 역광장을 예로 들었지만 주택가를 비교해봐도 안동이 더 깨끗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도심은 특히 더 그렇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이 하회마을을 방문한 이후로 국내외적으로 주가를 더욱 더 높여가고 있는 신흥 관광도시가 안동이라면 경주는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다 인정하는 유서깊은 관광유적도시이다. 내가 보기에도 관광자원면에서는 경주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안동에 하회민속마을이 있다면 경주에는 양동민속마을이 있다. 경주에 옥산서원이 있다면 안동에는 더 많은 숫자의 유명 서원들이 줄지어 서 있다. 민속마을이 시가지에서 떨어진 거리도 거의 비슷하다. 오히려 직선거리로는 안강 양동 민속마을이 더 가까울수도 있다.
경주가 불교유적과 고대국가의 유적이 풍부한 도시라면 안동은 유교정신이 살아있는 도시라고 봐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물론 경주에도 유교정신이 깃든 유적지가 다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굳이 특징을 따져 비교하자면 그럴 것이라는 말이다.
경주의 대표적인 먹거리로 황남빵과 쌈밥 정도를 들 수 있다면 안동에는 안동 간고등어, 헛제사밥, 건진국수, 안동식혜와 안동찜닭요리등을 대표적인 음식으로 들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안동이 특색있는 음식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다.
경주 팔우정 로타리의 해장국집과 국내최대의 소 사육두수를 바탕으로 하여 경주 특산물로 소불고기를 치는 사람도 있지만 글쎄다. 특색있는 음식거리를 조성한 것으로 따지자면 안동이 앞서나간다는 느낌이 든다. 음식거리를 조성하고 운영 유지하는 차원에서 본다면 안동이 낫다는 생각을 해본다.
안동에 낙동강이 있다면 경주에는 형산강이 있다. 평소에 흐르는 수량은 아무래도 안동이 더 많을 것이다. 안동에는 안동댐으로 인해 만들어진 안동호와 반변천을 가로막은 임하댐으로 인해 만들어진 임하호라는 초대형 호수가 존재한다면 경주는 규모면에서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보문호와 덕동댐이 존재한다.
두 도시 모두 어지간한 가뭄에는 견딜만한 수자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물을 이용한 관광산업을 발전시킬 만한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안동의 낙동강은 두개의 물줄기가 시내 부근에서 합쳐진 뒤 한줄기가 되어 흐르고 있지만 경주는 규모는 작아도 다양한 물줄기가 시가지 인근을 감아 흐르고 있다는 잇점이 있다.
두 도시 모두 풍부한 수자원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시내 안으로 흐르는 물길을 조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서울의 청계천같은 잘 정비된 대규모의 도시하천을 개발하라는 것이 아니다. 도시 안으로 작은 물길이나마 흐른다는 것은 엄청난 매력을 선사한다. 중국 운남성의 리지앙(려강)이 그 대표적인 본보기가 될 것이다. 규모는 훨씬 작지만 일본의 교토는 또 어떻고......
고도 리장(麗江) 5 - 흑룡담
고도 리장(麗江) 4
고도 리장(麗江)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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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 리장(麗江) 1
리지앙이 어떤 도시인지 궁금하다면 위 목록을 클릭해보시기 바란다.
경주는 포항과 물길로 연결되어 있지만 그 잇점을 충분히 잘 살리지 못하는 것 같다. 이를테면 경주에서 양동민속마을까지 바닥이 아주 넓고 평평한 유람선을 띄울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 그런 아이디어를 내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그렇게 친다면 안동도 마찬가지다. 안동시내에서 하회마을까지 유람선을 띄울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강에 흐르는 수량을 문제점으로 이야기하기도 하고 겨울철이면 얼어붙을 수도 있다는 식으로, 강을 가로지르는 보가 걸림돌이 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 그런 부정적인 요소만을 따지면 무슨 일을 하겠는가 말이다.
물길이라고 하니까 대규모의 운하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도랑 정도의 규모만 되어도 운하로 활용할 수 있는 법이다. 세익스피어가 탄생한 마을 부근에서 그런 모델을 본 기억이 난다. 일본의 NHK방송국이 생중계하는 모습을 본 것이다.
기후면에서는 경주가 아무래도 유리할 것이다. 안동보다는 훨씬 남쪽이므로 사철이 온화하다는 잇점을 가지는 대신 겨울에 좀처럼 눈을 볼 수 없다는 약점을 가지기도 한다. 결국 모든 것은 상대적인 것이 된다는 말이다. 경주가 눈을 테마로 하는 관광지 개발이 불가능한 반면 안동은 잘만 이용하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겨울 스포츠를 개발하여 즐길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경주나 안동이나 두 도시 모두 자동차 도로를 닦는데는 익숙하지만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를 만드는 면에서는 아직까지 모두 다 미흡하다고 본다. 어쩌면 자전거 도로는 경주가 한발 앞서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것은 경주의 고적지가 분산되어 있기에 얻는 메리트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안동에서는 두개의 호수를 감아도는 자전거 도로를 개발할수도 있겠다. 두 도시 모두 하회마을과 양동민속마을을 연결하는 강을 이용하여 강변 자전거 도로를 만들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앞에서 조금 언급한대로 시가지 청결도는 내가 보기로는 안동이 한 수 위라는 사실이 거의 확실하다. 경주분들에게는 참으로 안된 이야기지만 시가지 중심가는 지저분함 그 자체이다. 최근 안동을 방문하고 느낀 것이지만 안동은 시가지 청결면에서 조금씩 일본의 도시들을 따라잡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이는 도시 전체의 주민들 분위기와도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가 뭐래도 안동은 양반도시로 소문이 나 있다. 내 경험을 근거로 판단을 해본다면 안동과 경주의 주민들은 의식 면과 사고방식 면에서 제법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안동 사람들은 예의염치를 중요시하며 선비정신이 아직까지 끊이지 않고 이어져 내려오고 있음을 은근히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 경주사람들은 거기에 비해 더 상업적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예전부터 관광업을 중심으로 하여 먹고 살아왔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나라가 해외에 자랑할 수 있는 정신문화가 있다면 그것은 선비정신이 아닐까 싶다. 그런 선비정신이 가장 일반화되어 있는 도시를 찾아볼 때 첫손으로 꼽을 수 있는 도시가 안동이 될 것이다. 확실히 안동사람들은 선비정신에 익숙한 사람들이지 싶다.
선비문화, 선비정신, 선비생활...... 선비라는 브랜드를 선점할 만한 도시는 내가 봐도 안동이 제격이다. 문화에서는 대표 브랜드를 선점하는 자가 경쟁에서 승리하게 되어 있다. 안동이 선비정신을 가지고 다양하게 우려먹을 수 있다면 경주는 화랑정신을 바탕으로 하여 우려먹을 수 있겠다. 문제는 타지역의 거부반응인데 이런 것은 숙제로 남겨두고 하나씩 해결해 나갈 일이다.
안동이 청결면에서 경주보다 앞선다는 인상을 받는 이유는 선비정신이 아직까지 살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도시청결 유지에는 주민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어떤 지역사회를 지배하는 대표적인 무형유산인 근본정신은 주민의 친절도와도 관계가 있다. 내가 보기에 안동지역 주민들이 경주지역 주민들보다 확실히 더 친절한 것 같다. 그런 것은 주관적인 판단이 앞서는 사항이어서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겠지만 두 도시에서 생활해본 적이 있는 내 관점에서는 확실히 그렇다고 단언할 수 있다.
나는 최근들어 안동에서 무한한 발전의 가능성을 찾아보게 되었다. 경주지역 주민들의 의식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한 조만간 안동에 추월당하는 것은 시간문제일지도 모른다. 숙박시설 중에서 고급 호텔과 펜션부문에서는 경주가 월등히 앞서나가고 있는지 모르지만 대신 안동에는 타지역 사람들이 가지지 못한 큰 자원 하나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요지요지에 박힌 엄청나게 많은 고택들이다. 그런 고택들을 잘 손보아두고 활용하여 고택민박이나 체험숙박을 더 발전시켜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그런 사업은 외국인들에게 더 인상적으로 다가설 가능성이 높다. 안동과 경주! 여러모로 비교되는 도시라고 여겨 어설픈 생각을 풀어 보았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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