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 꽃이 피었어.
대나무에도 꽃을 피우는 법이거늘.....
이젠 참 많이 살았어.
그래도 더 살고 싶다는 생각이 늘 가득해.
참 교활하지?
꽃잔디 밭에도 꽃을 가득 깔았어.
분홍색 양탄자처럼....
움터 오르는 새 이파리들과 활짝 피운 꽃망울들이
너무 곱게 보이는 날이야.
난 괜히 까닭없이 그리웠어.
괜히......
도대체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
곱던 모습, 기억조차 이젠 감감하기만 해서
그리움도 아스라히 사라지기만 한데.....
도대체 어떻게 사는거야?
"빈 가지에 바구니 걸어 놓고
내 소녀 어디 갔느뇨."
"............................."
"박사(薄紗)의 아지랑이
오늘도 가지 앞에 아른거린다."
일도(一島) 오희병님의 시였어.
이젠 시조차 읊조릴 나이가 아니지만
이 봄이 이렇게 발그레한데
어떻게 그냥 넘길 수 있어?
난 여기서 그냥 그렇게, 그렇게, 그렇게 살아.
어디서, 어떻게, 어떻게, 어떻게 사는거야?
이땅에서 우리 사라지면
기억조차 모두 사라질 것이거늘....
뭐 그리 아쉽다고 발버둥칠게 있겠어.
그냥 그렇게 살다가 가지.
그렇게, 그렇게 살다가 가지.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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