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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

이렇게 구워먹으면 속이 시원해?

by 깜쌤 2009. 4. 13.

 

  소나무가 사라져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소나무는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갈대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 옆에 살던  

 

 

 

안타까운 생명들이 차마 떨어지지 않는 걸음을 떨치고 갔습니다. 

 

 

  오래오래 경주시 북천변에 살겠다던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서(盟誓)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 개비의 담배 꽁초불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불길 키쓰의 추억은 운명의 지침(指針)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나를 아껴준던 향기로운 경주 시민들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들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만

이젠 눈까지 다 타고 말았습니다.

 

 

 

                                          산불도 사람의 일이라,

 

 

  일어날 때 미리 탈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죽음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개념없는 인간의 담배꽁초로 인한 죽음과 생이별은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源泉)을 만들고 마는 것을.....

 

 

                       스스로 산불의 무서움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살아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갈대 숲과 소나무들은 갔지마는

 

 

  나는 그대들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다시 태어날 그날을 그리며 

 

 

 우리는 희망의 풍선을 하늘 높이 날릴 것입니다.

 

 

 아아, 님은 갔습니다.

 

 

 사랑하는 북천(北川)가의 나무들과

 

 

 동천동 산자락의 울창한 숲들이

  

 

 허무하게 사라져 간 그 날이

 

 

잊혀지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그대들이 새로 태어날 날을 기다리며 삽니다.

님들은 다시 돌아올 것이기에.....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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