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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

세월이 가면

by 깜쌤 2009. 4. 14.

 

 느티나무 꽃이 피었어. 

대나무에도 꽃을 피우는 법이거늘.....

 

 

 이젠 참 많이 살았어.

그래도 더 살고 싶다는 생각이 늘 가득해.

참 교활하지?

 

 

 꽃잔디 밭에도 꽃을 가득 깔았어.

분홍색 양탄자처럼....

 

 

 움터 오르는 새 이파리들과 활짝 피운 꽃망울들이

너무 곱게 보이는 날이야.

 

 

 난 괜히 까닭없이 그리웠어.

괜히......

 

 

도대체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

 

 

 곱던 모습, 기억조차 이젠 감감하기만 해서

 그리움도 아스라히 사라지기만 한데.....

 

 

 도대체 어떻게 사는거야?

 

 

 "빈 가지에 바구니 걸어 놓고

내 소녀 어디 갔느뇨."

 

 

 "............................."

 

 

 "박사(薄紗)의 아지랑이

오늘도 가지 앞에 아른거린다."

 

 

 일도(一島) 오희병님의 시였어.

 

 

 이젠 시조차 읊조릴 나이가 아니지만

 

 

 이 봄이 이렇게 발그레한데

 

 

 어떻게 그냥 넘길 수 있어?

 

 

 난 여기서 그냥 그렇게, 그렇게, 그렇게 살아.

 

 

 어디서, 어떻게, 어떻게, 어떻게 사는거야?

 

 

 이땅에서 우리 사라지면

 기억조차 모두 사라질 것이거늘....

 

 

 뭐 그리 아쉽다고 발버둥칠게 있겠어.

 

그냥 그렇게 살다가 가지.

그렇게, 그렇게 살다가 가지.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