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황사 옆을 지나치면서 페달을 밟았습니다. 보문에 있는 특급호텔에서 아는 아가씨의 결혼식이 있었기에 축하해주기 위해 가는 길이었습니다. 3월 28일 토요일, 참으로 오랫만에 해보는 나들이인 것 같습니다.
분황사 옆으로 나 있는 도로가에 자라는 벚나무에서는 벚꽃들이 조금씩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었습니다.
꽃이 활짝 피면 멋진 장면이 될 것 같습니다.
보문 관광단지로 올라가는 4차선 도로 가에서 자라는 벚나무들에게도 꽃이 한가득 붙었습니다. 그렇게 신나게 가고 있는데 자전거 페달이 쑥 떨어져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어서 그냥 돌아서야만 했습니다. 시내까지 내려가려면 적어도 이십분 이상은 걸어야 할 것 같습니다.
시내로 돌아와서 경주역 부근의 자전거 수리점에 가서 페달을 갈아끼웠습니다. 어차피 결혼식에 참가하지 못할 것이라면 다음 내 일정은 오후 3시에 진행되는 것이니 부근 유적지에 한번 들어가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황룡사터로 향하게 된 것이죠.
경주고등학교 들어가는 사거리 부근에서 박물관으로 가는 도로를 따라 조금 내려갑니다. 이 도로 가에 심은 나무들도 모두 벚나무들이므로 꽃이 다 피면 멋진 모습이 될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이 길 사방이 다 논이었습니다만 지금은 유적지 보존을 위해 땅을 매입해서 보기 좋은 잔디를 깔아두었습니다.
무궁화호 기차가 안압지 옆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기찻길 너머로는 첨성대와 동부사적지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나는 황룡사터로 방향을 틀어 들어갑니다. 노란 개나리 숲 너머가 황룡사터입니다.
내가 들어온 길입니다.
어떤 부부가 유적지에서 나물을 뜯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정겹기만 합니다.
황룡사터 주위로 낮은 흙담을 두르는가 봅니다. 작업차량이 잠시 쉬고 있었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산이 남산입니다. 오른쪽 끝 숲이 반월성 자락이죠.
조금 더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안압지가 나옵니다. 안압지 벚나무들의 색깔이 옅은 분홍색으로 변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벚꽃이 피기 시작하는가 봅니다.
나는 유적지 앞에다가 자전거를 세워두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유적지에서 나온 기왓장들을 모아두었습니다.
개나리가 노랗게 묻은 것을 보면 확실히 봄은 봄입니다.
이미 목련을 시들고 있었습니다.
잔디밭 끝자락에 보이는 것이 분황사입니다. 그 숲너머로 삼성아파트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북천을 따라 강변에 아파트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습니다.
아파트들이 들어서 있는 저곳이 예전에는 모두 자갈 논밭 비슷했습니다.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이면 동남산 자락이 보입니다.
하늘에 흰구름이라도 떠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진이 너무 밋밋해져 버렸습니다.
지금쯤이면 남산 소나무 밑에는 진달래가 그득그득 피고 있을 것입니다.
황룡사터에는 사실 주춧돌을 빼면 남아 있는 것이 없습니다. 처음 가는 분들은 어쩌면 실망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회랑들이 가득하던 건물들은 이제 다 사라지고 오직 돌들만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므로 여기를 찾는 나그네의 가슴속에는 세월의 무상함만이 가득 차게 될 것입니다.
다음 글에서 계속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깜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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