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고분 옆구리에서부터 파릇하게 물들어가는
봄을 느낄 수 있지 싶습니다.
못가에 선 목련에도 봄기운이 가득합니다.
봄은 벌써 우리 주위에 좌악 깔렸습니다.
노란 꽃잎을 가득 달고 서있는 개나리를 보면
확실히 봄은 봄인듯 합니다.
봉긋하게 솟아오른 고분이 작은 동산처럼 느껴졌습니다.
지난 가을의 이파리를 아직도 달고 있는 나무를 보면 세월의 흐름을 아쉬워하는 존재는 인간뿐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봄과 가을 겨울이 함께 공존하는 풍경입니다.
나는 고분 사이의 길을 걸으며 경치를 감상합니다.
이 나무는 지난 해의 추억을 겨울 내내 달고서 버텨온 듯 합니다.
미련한 녀석인지 질긴 녀석인지 구별이 안됩니다.
목련 몇그루가 줄을 섰습니다.
모아심기의 위력은 이런데서 찾을 수 있습니다.
저쪽 고분 뒤로 다시 목련 한그루가 고개를 내밀고
나를 보고 봐주기를 간청하는 듯 합니다.
일단 줌렌즈를 사용하여 당겨보았습니다. 성능조차 별볼일 없는 형편없는
똑딱이 카메라지만 이젠 정이 너무 들어서 버릴 수가 없습니다.
봄나들이를 나온 사람들이 제법 되었습니다.
젊은 연인들을 보면 나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던가 싶은 생각이
불현듯 들기도 합니다.
나는 이제 원래 들어온 입구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까 나를 기다렸던 목련을 찾아가는 길이죠.
막상 가까이 다가서자 몇그루가 한꺼번에 나를 맞아줍니다.
황홀한 경치입니다.
목련 뒤로 다시 다른 꽃나무가 한그루 서있었습니다.
봄은 곳곳에 숨어서 나를 손짓하고 있었습니다.
흰색 목련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연출해주는 꽃나무를 보고 싶은 마음에
나도 모르게 그만 걸음이 빨라지고 맙니다.
이럴 때일수록 마음을 진정시켜야 합니다.
무슨 나무일까 싶어 한참을 보았습니다. 어설픈 내 실력으로는
도저히 짐작하기가 어렵습니다.
다음 글에 계속합니다. 별것 아닌 사진가지고 연달아 글을 쓰려니
낯이 간지럽지만 용량문제가 있으니 별 수가 없습니다.
어리
버리
'경주, 야생화, 맛 > 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1 (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샘추위에 떨고 있는 벚꽃들 (0) | 2009.03.26 |
---|---|
대릉원의 목련이 익어가는 봄날에 3 (0) | 2009.03.25 |
대릉원의 목련이 익어가는 봄날에 1 (0) | 2009.03.23 |
일몰에 보는 첨성대 2 (0) | 2009.03.20 |
일곱 부처를 만나다 3 (0) | 2009.0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