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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1 (完)

대릉원의 목련이 익어가는 봄날에 1

by 깜쌤 2009. 3. 23.

 

 3월 22일 주일 낮에 잠시 한시간 동안의 짬이 났습니다. 황금같이 귀중한 시간이기에 목련을 찾아보기 위해 시내 한복판에 있는 교회를 잠시 벗어나기로 했습니다. 

 

 

 나는 천천히 걸어서 봉황대 옆을 지나갑니다. 시내 한가운데 커다란 고분이 자리잡고 있고 무덤 위에는 굳건히 터를 잡고 나무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봉황대 둔덕에 파란 봄기운이 가득 묻었습니다.

 

 

 아직 새 이파리는 밀어내지 못했지만 나무가지 끝마다 물이 오른 것 같습니다.

 

 

 비가 오고 난 뒤여서 하늘은 아직 흐렸습니다. 그러나 이런 날은 먼데까지 깨끗하게 보이므로 사진찍기에는 그저 그만입니다. 봉황대가 있는 이쪽은 노동리(=노동동)고분군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금관총과 서봉총이 있는 쪽은 노서동(=노서리)고분군입니다. 금관총, 서봉총, 쌍상총, 은령총, 호우총 등이 몰려 있습니다. 무덤 앞에 자라는 나무에 새잎이 돋아나고 있었습니다.

 

 

 잘 정비해둔 잔디밭 중간에 온몸을 흰 꽃으로 덮은 목련 한그루가 화려한 차림으로 서 있습니다.

 

 

 혼자 보기에는 너무 아까운 풍경입니다. 잠시 밖으로 나오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늘에 가득한 구름이 조금만 걷혔더라면 덜 아쉬울뻔 했습니다.

 

 

 목련의 아름다움을 보는 이 순간의 행운만 해도 어디인가 싶어서 감사한 마음올 가득 담고 발걸음을 옮깁니다.

 

 

 이제 큰 길을 하나만 건너면 대릉원 정문이 됩니다. 나는 길을 건넜습니다.

 

 

대릉원(大陵苑)으로 들어섰습니다. 경주시민은 신분증만 보이면 대릉원 출입은 공짜로 이루어지므로 신분증을 보여드리고 입장을 했습니다.

 

 

 갑자기 눈앞이 환해 지면서 활짝 핀 목련이 앞을 가로막고는 날 보란듯이 그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산수유나무는 샛노란 옷을 입은 것을 자랑해 보였습니다. 흰색과 노란색의 조화가 눈부십니다.

 

 

실바람에조차 하늘거리는 얇은 가지마다 이제 물이 올라 연두빛 치장을 한 수양버들의 아름다움은 또 어떻고요?

 

 

 나는 고분의 부드러운 곡선을 볼때매다 숨이 막히는 듯한 기분을 느낍니다. 갑자기 내몽고 자치구의 엄청난 대평원이 생각났습니다.

 

 

 물결치는 듯한 언덕이 끝없이 펼쳐져 나간 광활한 초원! 그 초원 언덕 능선을 재현한 듯한 고분의 곡선미 때문입니다.

 

 

 오늘따라 일본인 관광객들이 유달리 많았습니다.

 

 

 그들은 이런 경치에서 무엇을 느끼는지 궁금합니다.

 

 

 목련의 하얀 색과 황금빛 잔디로 덮힌 고분이 어우러져 있는 이 기막힌 아름다움을 보는 행운을 해마다 가질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나는 정말 행복해집니다.

 

 

 다음 글에 계속해서 보여드리겠습니다. 직접 보시고 싶으면 지금 곧 경주로 달려오시지요.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