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노는 토요일을 맞아 아침 공부를 끝낸 뒤 모처럼 남산에 가보기로 합니다. 오늘은 동남산 자락에 앉은 통일전 앞에서부터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경주 남산은 남북으로 길게 누워있으므로 해가 뜨는 쪽을 동남산이라고 하고 해가 지는 쪽은 서남산으로 구별하여 부르기도 합니다.
동남산의 대표적인 계곡이 칠불암 계곡이라면 서남산쪽에는 삼릉 계곡과 용장 계곡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통일전 옆에 서출지가 있으니 일단 서출지(書出池)에 들러봅니다.
5월 쯤에만 와도 그럴듯한 연밭을 볼 수 있지만 지금은 앙상하게 말라 비틀어진 지난 가을의 흔적만이 연못 속에 조금 남아있을 뿐입니다.
지도를 보면서 확인하면 이해하기가 쉬울 것입니다.
서출지 둑을 둘러싸듯이 자라고 있는 배롱나무(=백일홍나무)들도 현재는 아무런 볼품이 없습니다.
남산 동네도 조용하기 그지 없습니다.
물 속에 두다리를 내린 정자의 운치도 새싹이 돋을 때 함께 살아오르지 싶습니다.
전봇대가 없으면 더 멋진 경치를 보여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취객들을 위한 화장실이 아닐까 싶습니다. 봇도랑 위에다가 설치한 것으로 보아 화장실 같기도 한데...... 행정관청에서 못보았을리도 없겠고...... 용도가 무척 수상합니다.
남산을 배경으로 한 쌍탑의 모습이 정겹습니다.
이른 봄을 즐기고자 하는 아가씨들이 풋풋한 아름다움을 날리고 있습니다.
요즘은 이쪽으로도 제법 많은 정비를 한 것 같습니다.
돌흙담도 오랫만에 보는 것 같습니다. 저런 토속적인 담장들도 얼마 안 있으면 사라질까 싶어 걱정이 됩니다.
날아갈듯한 기와집도 좋긴 하지만 나는 왜그런지 초가들이 더 운치있게 보입니다. 지붕 이는 것이 큰일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2년전에만 해도 곧 허물어질듯이 보이던 집이었는데 아주 깔끔하게 손질을 했습니다.
황토색 벽이 전통의 멋을 더해 줍니다.
못보던 집들이 조금씩 들어선 것 같습니다.
아하, 여기도 발굴을 한 뒤에 정비를 해두었네요.
그것 참.....
나는 갑자기 이방인 된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언제 이렇게 환골탈태를 하듯이 변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남산사와 염불사라.....
잠시 어리둥절해진 나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다시 걷기 시작했습니다.
5월에 오면 보리가 익어서 벌판들이 누렇게 변하지 싶습니다.
길가 과수원의 나무들도 이젠 많이 늙었습니다.
늙은 나무들이 아직도 버티고 있는 과수원 옆을 지나 칠불암쪽을 향합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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