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과 장독대를 보는 것이 얼마나 오랫만인지 모르겠습니다. 텔레비전 안테나도 보입니다.
과수원이 끝나는 지점에 기와들이 쌓여 있었습니다. 칠불암에 올라가는 길에 한장씩 날라주면 좋겠다는 글이 붙어있었습니다만 잠시 속이 좁아 가져가지를 못했습니다. 내 편한 것만 생각하는 나도 아직은 참으로 속좁아터진 한심스런 인간임에 틀림없습니다.
이것을 지게로 져 날라야 하는 분은 얼마나 고생을 할까 싶어 마음이 편하지를 않습니다.
깊은 산 암자로 식량을 져나르는 일도 엄청난 고역이지 싶습니다.
이젠 길이 좁아졌습니다만 그래도 걷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소나무 숲 사이로 한없이 뻗은 길이 마음을 넉넉하게 해줍니다.
생태화장실이라고 합니다. 자연적으로 발효가 되어 처리가 되는 시스템인 모양입니다.
특정 기간에 따라 왼쪽 화장실을 사용하기도 하고 오른쪽 화장실을 이용하기도 해야 하는 모양입니다.
여름에 오면 물이 많아서 얼마나 시원한지 모릅니다. 여름엔 가재도 보이더군요.
이제는 길이 조금씩 경사가 지면서 서서히 고도가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마지막엔 조금 가파르기도 합니다만 아주 쉽게 올라갈 수 있는 길이므로 어지간한 사람이면 누구나 다 오를 수 있습니다.
이런 돌계단이 보이면 칠불암에 다왔다는 증거가 됩니다.
통일전에서 걸을 경우 한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습니다.
드디어 다 왔습니다. 왜 칠불암이라고 부르는지 짐작해 보시기 바랍니다. 사진 속에 힌트가 다 들어있습니다.
넉넉한 표정의 부처가 등산객들을 맞아줍니다.
옆에는 암자가 있습니다. 기왓장도 한장 안들어준 나는 암자에서 제공하는 커피를 한잔 마셨습니다. 가슴이 찔리더군요.
암자에는 헝가리에서 온 여자 비구니가 한분 계시더군요. 저번에 어떤 암자에서는 오스트리아에서 온 무술 수도하는 분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나는 다른 종교를 믿는 분들도 다 같이 사랑하려고 노력합니다. 이 세상 살면서 생기는 모든 일에 대한 결정은 자기 스스로 알아서 선택하고 결과에 대한 책임도 자기가 지면 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불심이 돈독한 분들이 많습니다.
돌에 부처를 새기는 일도 엄청난 노력과 시간과 공을 들였을 것입니다.
잠시 걸음을 쉬었던 우리들은 더 위로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일곱 부처를 새긴 바위가 있는 절벽 위로 다시 볼거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돌아내려가면 손해를 봅니다.
부처를 지나 옆으로 난 길을 따라 갑니다.
남산의 모습입니다. 큰 지도를 눌러보면 아주 정확하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산 정상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조금만 올라가면 되니까 꼭 올라가보기를 권합니다.
남산 소나무들이 보기보다는 매력적입니다. 어떤 녀석들은 바위틈에 자리를 잡아 그런지 배배 꼬여 말라 비틀어져서 자라기도 합니다.
돌아보면 경치가 탁 터지면서 처음 출발한 통일전 부근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칠불암이 저 밑에 보이는군요.
엄청 높은 곳에서 찍은 것 같습니다만 일곱 부처가 새겨진 바위로부터 수직으로 높이를 잰다면 한 삼사십여미터 밖에 되지 않을 것입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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