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계속해서 여러가지 작품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이 집은 박달이라는 곳에 가마를 가지고 있는 모양입니다.
박달이라는 곳은 경주시 안에서도 오지로 꼽히는 지역입니다. 몇번 가본 적이 있는데 지금은 도로망이 잘 되어 있어서 다녀오는데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청자색에다가 현대적인 무늬를 넣어서 고(古)와 금(今)의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디자인 감각이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일본에서 본 작품들과 비교해봐도 처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이 앞서간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만큼 세련되었다는 뜻이죠.
생활도예 영역은 한번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는 재주가 없는 사람이니 그냥 야생화 기를 화분정도만 만들고 굽는 것으로 만족할 것입니다.
저 앞집은 골동품같은 것을 모으고 판매하는가 봅니다.
아름다운 다기를 보면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젠 물욕을 버려할 나이인데도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인격수양이 너무 부족한가 봅니다.
한두송이의 수수한 봄 들꽃을 꽂아두고 보면 좋겠습니다.
꽃병일까요?
글을 쓰다가 일어나서 나는 기어이 물을 끓이기 시작합니다. 녹차 한잔을 마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조용한 서재에서 음악을 들으며 마시는 차맛도 운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얼마전에 대만산 녹차 한통을 얻었습니다. 제가 차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어떤 분이 그냥 주신 것이죠. 잎이 조금 거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만 그런대로 좋았습니다. 중국 운남성 려강에서 소수민족인 나시족이 헝겊으로 만든 차받침을 깔았습니다.
이젠 우러나기를 기다립니다. 내가 좋아하는 모차르트 음악을 들어가며 자판을 두드립니다.
차 숟가락도 하나 구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대나무 뿌리로 만든 것 같습니다.
다음엔 비가 오는날에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그렇게 시간을 맞추기는 어렵겠지만 어떻게 때가 맞아지는 날이 한번은 생기리라고 여깁니다. 내가 구경을 하는 동안 그냥 편안하게 대해주시는 아주머니가 너무 고마웠습니다.
어떤 가게에서는 사진을 찍는 것을 금합니다만 이 집은 그냥 찍도록 쉽게 허락을 해주었습니다. 그만큼 자신있다는 이야기가 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작품 구경을 하고 난 뒤 나는 조용히 물러나왔습니다. 이런 날은 살아있다는 것이 너무 즐겁기만 합니다. 3월에 다시 가마를 열게되면 그때 다시 와달라고 하시더군요. 어떤 작품들이 나올지 괜히 궁금해집니다.
바로 위에 망월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왼쪽 건물은 찻집입니다.
남산 자락에는 많은 사찰들이 자리잡고 있는데 망월사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바로 이집이죠. 고맙습니다.
어리
버리
'경주, 야생화, 맛 > 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1 (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북 산림환경연구소 (0) | 2009.03.09 |
---|---|
나정 (0) | 2009.02.28 |
남산 밑 박달요 전시장 1 (0) | 2009.02.27 |
꽃으로 만든 그림 (0) | 2009.02.13 |
미각도예 손선생을 찾아서 (0) | 2009.0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