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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하회마을 부용대(芙蓉臺)를 오르다 2

by 깜쌤 2009. 3. 4.

 

 풍수를 논하는 분들은 여기에서 내려다 본 지형을 두고 여러가지 말을 합디다만 나는 그런 이야기는 꺼내지 않기로 하겠습니다. 낙동강 상류에는 물굽이가 이런 식으로 돌아간 곳이 제법 많이 있습니다.  

 

 

 내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곳만 해도 강물의 흐름만은 하회와 비슷한 모습을 가진 그런 곳에서 자랐습니다. 강물이 산자락을 안고 감싸며 이리저리 굽어 있었던 것이지요.

 

 

다만 여기는 들판이 더 넓어서 사람살이가 조금 더 편안하고 풍요롭다는 이점은 충분히 누렸을 것입니다. 그러길래 부근의 땅이름만 해도 풍산(豊山)이니 풍천(豊川)이니 하는 식으로 들어오는가 봅니다.

 

 

 농사가 생업이 되던 시절에는 인근의 들판이 아무리 넓다고 해도 마을에서 너무 멀리 떨어지면 그것도 고통이 되었습니다. 교통수단과 도로가 잘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 농사일의 고단함은 상상할 수도 없는 고통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어쨌거나 간에 이 마을의 위치와 지형이 남다르다는 것은 충분히 인정해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나는 부용대 언덕 위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내가 조선시대에 상민으로 태어났다면 지배계층인 양반들의 행태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았을지 궁금해졌습니다.    

 

 

 강 한가운데 떠있는 작은 섬이 정취를 더해줍니다. 강너머로 펼쳐져 있는 너른 들판들이 이 고장의 풍요로움을 나타내 주는 것 같습니다.  

 

 

 내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은 지금 다시 찾아가 보아도 가난에 찌들 수밖에 없는 곳이었습니다. 농사지을 만한 땅이 너무 부족했었기 때문입니다. 

 

 

 강물이 구비구비 흘러간다는 같은 점은 있었지만 강을 끼고 있는 너른 벌판이 없었다는 것이 결정적인 차이였습니다.

 

  

명당이니 발복(發福)이 되는 길지(吉地)니 하고 말을 하지만 결국은 사람 살기에 좋은 곳이 명당중의 명당이 아닐까 싶습니다. 인근에 물이 풍부하고 교통이 편리하며 적을 방어하기 편하고 산물이 풍족한 곳이라면 누구든지 탐내는 땅이 될 것입니다.

 

 

 파르테논 신전이 자리잡고 있는 언덕은 바다에서 봐도 확실히 눈에 뜨이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스의 아테네에 있는 파르테논 신전 말입니다. 아테네의 외곽 항구도시인 피레우스 앞바다에서 보면 그 진가를 확실히 알 수 있도록 되어 있더군요.

 

 

하지만 그곳에도 물이 없으면 헛것이 되고 맙니다. 물없이 살 수있는 인간은 아무도 없기 때문입니다. 

물도 물나름입니다. 짜서 마시지 못하는 물이 있는가하면 인체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성분이 포함된 물이 풍부하다면 아무리 모든 조건을 다 갖춘 지형이라고 해도 사람이 터잡고 살 수 없는 곳이 되고 말것입니다. 여기 낙동강물은 예전부터 맑은 것으로 소문이 났었습니다. 사실 말이 났으니 말이지 우리나라처럼 맑은 물이 가득 흐르는 곳이 도대체 지구 위에 몇나라나 될까요?

 

    

문제는 물을 어떤 식으로 관리하느냐의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샘물이나 강물을 아무렇게나 마구 마셔도 되는 나라는 정말 드뭅니다. 환경오염이 없던 시절에는 우리나라에서 그런 일이 가능했습니다만 이제는 꿈같은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절벽 높이가 제법 높아서 내려다 보는 경치 하나는 정말이지 일품입니다.

 

 

 강변에는 몇사람이 나와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조금 크게 이야기를 하면 절벽 위에서 선명하게 다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 묘한 곳입니다.

 

 

 저 멀리 보이는 도로를 따라가면 남안동 인터체인지로 가게 됩니다. 나중에 우리는 그리로 해서 중앙고속도로로 진입했습니다. 

 

 

 이런 강에는 갈겨니나 모래무지가 많이 살 것 같습니다.

 

 

 붕어 종류는 드물더군요. 제가 어렸을 때는 쉬리까지도 살았습니다.

 

 

 나는 절벽위에서 아래를 보며 아찔함을 느꼈습니다. 

 

 

 물이 흐르듯이 많은 세월을 흘러 보냈습니다.

 

 

끊이지 않고 흐르는 강물처럼 정말이지 많은 세월을 떠내려 보냈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