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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1 (完)

미각도예 손선생을 찾아서

by 깜쌤 2009. 1. 30.

  

 

사람살이라고 하는게 이상한 일이어서 우연히 만난 분에게서 가까운 사람의 소식을 전해듣는 경우가 생깁니다. 어찌어찌하다가 생활도자기를 굽는 손선생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개학이 다가오는데 올해는 아직 경주 남산에도 한번 못갔다 싶어서 남산에 올라보기 위해 길을 나섰다가 그분 생각이 나서 소식을 전해준 분께 전화를 드려보았습니다. 미각도예라는 이름을 확실히 새겨듣고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경주시 율동 도초마을에 사시는 분이니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속도로에서 경주 나들목으로 들어오면 한 500미터쯤 오면 "만남의 광장"이라는 곳이 나옵니다. 만남의 광장에서 오른쪽으로 보면 산 밑에 있는 자연부락이 도초마을입니다. 나는 버스가 다니는 농로를 따라서 마을 입구로 들어섰습니다. 아까 전화를 드렸던 지인(知人)이 승용차를 가지고 와서 나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나는 승용차 뒤를 따라가며 페달을 밟았습니다. 

 

 

 

경주 시내에서 남쪽을 보면 벌판 끝자락에 아주 둥근 모습의 산이 하나 보이는데 그 산이 망산(望山)입니다. 어떤 분들은 망성산(望星山)이라고도 하더군요. 남산에서 보면 바로 건너편에 보이는 산입니다. 사진 속을 보면 망산이 바로 뒤에 나타나 있습니다. 경부고속도로가 망산 밑을 지나 부산과 울산으로 이어집니다.

 

 

 

저번에도 한번 지나친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나와 연이 닿는 분이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습니다.

 

 

 

 

도예가이시니 한자를 가지고 생각해볼 때 맛 미(味)자를 쓸리는 없을 것이고 그렇다면 아름다울 미(美)를 떠올려야 하지만 첨기된 글자가 없으니 함부로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그냥 짐작만 하고 갑니다.

 

 

 

 

이 동네는 삼릉에서도 가깝습니다. 삼릉에서 보면 강건너편에 있는 마을에 해당하니 자동차를 가진 분이라면 3분 정도만에 도착할 수 있지 싶습니다. 삼릉쪽에서도 건너갈 수 있는 다리가 당연히 놓여져 있습니다. 삼릉에서는 걸어가도 10분 남짓이면 도착하지 싶습니다.

 

 

 

도예가게 마당에서 보면 시내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왼쪽편에 보이는 큰 기와집이 만남의 광장입니다.

 

 

 

 

 

 

 손선생은 주로 생활도자기를 굽는 모양입니다. 말씀도 조곤조곤하게 하시는데 마음이 그지 없이 순수한 분 같습니다. 세파에 시달린 흔적은 많아도 성격자체가 조용하고 맑은 분 같아서 상업적이라는 느낌은 가질 수 없었습니다.

 

 

 

 

 

가정집 한켠에 공방이 있는데 공방 옆에는 송아지를 기르는 외양간이 있어서 도시의 세련된 분위기에서 생활하신 분이라면 낯설 수도 있겠습니다만 중요한 것은 작품이지 환경은 아닐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잘 나타낼 줄 모르는 분이 가지는 특성은 겸손하고 조용하다는 것인데 손선생이 그런 분 같습니다.

 

 

 

 

 

나는 공방 여기저기를 기웃거려 보았습니다.

 

 

 

 

 

작품에 대해서는 잘 모르니 그저 유심히 살펴볼 따름입니다.

 

 

 

 

설혹 제가 안다손 치더라도 전문가가 아닌 이상 함부로 남의 귀중한 작품을 평가하는 것은 우스운 일입니다. 마치 현장교사가 아닌 분이 교사를 보고 당신이 수업을 잘하느니 못하느니 하는 식으로 평가를 하는 것과 같은 일이기에 말입니다.

 

 

 

 

 

은은하고 수더분하다는 느낌이 배어납니다.

 

 

 

 

나는 도자기를 굽는 분들을 보면 참으로 신기하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단순한 흙에서 어떻게 이런 것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초벌구이한 후에 한번에 휘두른 붓자욱일까요? 긁어낸 자국인지도 모릅니다.

 

 

 

 

 

이런 작품들의 용도는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나중에 전해들은 바를 가지고 짐작해볼 때 손선생의 마음결은 너무 부드러워서 비단결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분이 하시는 일이 형통하기를 빌어봅니다.

 

 

 

 

 

 나는 왠지 다기들이 좋았습니다. 사람마다 보는 눈이 다를 것이므로 평이 다르겠습니다만 말이죠.

 

 

 

 

 

 요즘 한식을 세계화하자는 움직임이 강합디다만 한식과 그릇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일본인들이 음식과 그릇의 조화를 이루는 그런 면에 상당히 강한 것 같습디다.

 

 

 

 

 

 작업실은 조용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다음에 한번 더 찾아가보고 싶어집니다.

 

 

 

 

 

판매는 어떻게 하는지, 어떤 방법으로 하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손선생과 헤어진 뒤 나는 지인들과 점심을 나누기 위해 삼릉쪽으로 나왔습니다. 이젠 강바람이 제법 부드러워졌습니다. 

 

 

 

 

남산 자락 밑 삼릉에는 우리 밀 칼국수집들이 많이 모여 있습니다. 한때는 나도 그런 장사를 했으면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만 요리솜씨가 꽝이니 남이 만들어 놓은 음식을 먹는 즐거움으로 만족하기로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안내판을 보면 미각도예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삼릉에서는 삼릉 골짜기를 올라가볼 수 있습니다.

 

 

 

 

 저 길로 말이죠. 추천할만한 등산로입니다.

 

 

 

 

이 길을 따라가면 봉계 불고기 단지로 연결되고 결국은 언양을 거쳐 울산으로 연결됩니다.

 

 

 

 

이쪽은 시내방향입니다. 점심을 나누고 나서 지인들과 헤어진 뒤 자전거를 타고 슬금슬금 시내로 돌아왔습니다. 어리버리하게......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