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배낭여행기/08 조지아, 터키-두 믿음의 충돌(完

다시 집으로

by 깜쌤 2008. 12. 30.

 

 우리가 타야할 비행기는 이스탄불에서 12시 55분에 출발하는 러시아항공 SU 208편으로 모스크바행이다. 아시다시피 모스크바를 경유하는 러시아항공을 쓰는 이유는 비행기 요금 때문이다. 

 

 

 

 

 요즘은 비행기 요금이 너무 부담스럽다. 기름값이 오르면서 요금은 그대로인 것 같은데 유류할증료라는 이름의 괴상한 추가요금이 덧붙여져서 비행기 요금이 장난이 아니게 되어버린 것이다. 기차나 도로로 중국과 연결이 되어 있으면 자전거나 오토바이로 국경을 넘어서 중국을 가도 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섬나라나 마찬가지 처지이므로 비행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중국이나 러시아, 일본을 갈 때는 배를 타고 가도 된다.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기내 서비스가 엉망(?)이라는 소리를 듣는 러시아항공을 타는 것이다. 중앙아시아 일부 국가들의 항공사를 이용하는 것도 같은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다. 여행사가 주관하는 단체여행일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므로 계약을 할 때 잘 알아보아야 한다. 단체여행이라면 인천이나 대구 부산 등지에서 목적지로 똑바르게 날아가는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단 요금은 조금 더 내어야 하지만.....

 

 

 

 

 비행기를 탔으니 밥을 먹어야 한다. 밥먹는 즐거움을 어찌 생략할 수 있으랴? 더구나 나는 아침을 건너 뛴 처지인데......

 

 

 

 

 이스탄불에서 모스크바 가는 비행기의 기내식사는 그래도 좀 낫다는 생각이 든다. 인천에서 모스크바 오는 비행기는 비행기 자체도 고물이었거니와 식사도 별로라는 느낌이 들었었다.

 

 

 

 

 터키에서 출국을 할 때 러시아항공의 카운터가 전광판에 뜨질 않아서 조금 신경을 썼던 기억이 있다. 출발 두시간 전에 D열12번 창구라고 해서 찾아가 보았더니 금발 백인들이 가득해서 아연했던 생각이 난다. 그사람들은 어떻게 미리 알고 찾아왔는지 너무 궁금했다.

 

 

 

 

 그날따라 출국장은 대만원이었는데 무심한 터키 공항 당국은 Passport Control 창구를 늘리지 않아서 짜증이 나는 것과 동시에 비행기 출발시간 때문에 정말 초조했었다. 줄을 서서 출국심사를 받는데만 꼬박 한시간 이상이 걸렸다. 공항당국의 무신경인지 서비스 정신 부재인지 모르겠지만 터키도 문제가 많은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낭여행자들은 반드시 공항에 미리 나가기 바란다. 적어도 출발 두시간 전에는 도착해서 출국수속을 밟아나가는 것이 좋다. 할인항공권이 가진 약점 때문에라도 반드시 미리 나가야 한다. 돌아오는 비행기를 놓치면 문제가 커지기 때문이다.

 

 

 

 

 비행기가 모스크바에 가까워지면서 창밖 경치가 궁금해졌다. 창가에 앉아있는 청년에게 부탁해서 내 디카로 찍은 것이다. 모스크바는 두번째 방문인 셈인데 러시아의 광활한 대지가 까닭모르게 그리워졌다.

 

 

 

 

 나는 자작나무를 좋아한다. 하얀 줄기에 매달린 은빛 이파리가 팔랑거리는 모습을 보면 눈물이 날 정도로 마음이 아려온다. 정말이지 자작나무 숲이 너무 그립다.

 

 

 

 

 

 내 기억으로 모스크바는 정말 아름다운 도시였다. 도시 자체가 아름다웠다. 발랄라이카(러시아 전통 기타) 소리도 다시 듣고 싶다. 디카가 없던 시대에 가보았다는 것이 지금 생각하니 너무 아쉽기만 하다. 

 

 

 

 

 

 우리는 통과여객이므로 입국을 하면 안된다. Transper Counter에 가서 Boarding Pass를 보이면 밖으로 나가서 대기하라고 알려준다. 밖으로 나가라는 말은 공항밖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현재 서있는 이 자리에서 안으로 들어간 뒤 대기하라는 뜻이다.

 

인천으로 가는 비행기는 밤 9시 35분 출발이니 적어도 4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우리는 이층으로 올라가서 신문지를 펴서는 누울 자리를 만들었다. 이번에는 운이 좋았다. 예쁜 여선생님, 신문기자분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잡았기 때문이다. (광주에서 오신 1980년생 여선생님 두분과 여기자님! 혹시 이글 보시면 댓글이라도 남겨 주시지요. 겨울에 시간나면 경주도 한번 오시고요)   

 

 

 

 

 밤이 되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모스크바에서 비를 만나다니..... 우리는 다시 비행기를 탔고 자정 부근이 되어서야 저녁식사를 먹을 수 있었다. 나는 피로회복에 좋다는 오렌지 쥬스를 자주 마셨고.....

 

 

 

  

 비행기 안에서 주는 밥은 특별히 맛있게 먹어두어야 한다. 기념으로 사진까지 찍어가면서 말이다.

 

 

 

 

 한숨 자고 일어나자 날이 밝았다. 창밖을 내다보고 싶지만 중간 통로 좌석에 배정을 받았으니 아래를 내려다 볼 기회가 없다.

 

 

 

 

 할 수없이 일어나서 화장실 부근 승무원석에 가서 아래를 보고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러시아 항공에서는 비행경로 표시를 해주지 않으니 어디쯤 왔는지 어디 위를 나는지 알길이 없도록 해두었다. 정말 답답하다.  

 

 

 

 

 풍경으로 보아 중국 서북부를 나는 것이 확실하다, 아니면 몽골 남부이리라.

 

 

 

 

 비행기 아래 경치는 극도로 황량하기만 했으니까......

 

 

 

 

 다음에는 어디를 갈까 계산을 해보며 온갖 상상을 다해본다.

 

 

 

 

 다시 음료수를 시켜 마시고 일기를 쓰고.... 책을 보고.... 자고..... 일어나고..... 또 졸기를 반복했다.

 

 

 

 중국 상공을 지나는 것이 확실하다. 거대한 오염공기 띠가 하늘 위를 덮고 있다면 여기는 틀림없이 중국이다.

 

 

 

 

 다시 한번 더 밥을 먹고.....  그런 뒤 무사히 인천에 내렸다. 2008년 8월 3일 밤에 집을 나와서 8월 22일 금요일 낮에 인천에 도착을 했으니 이번 여행은 짧았던 편이다. 비행기 요금을 제외한 총경비는 700달러였다.   

 

 

 

 

이제 열일곱번째 배낭여행을 마쳤다. 내 인생에서 배낭여행 목표횟수는 스물다섯번이다. 최소한 그 정도 여행은 하고 죽었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다면....... 

 

2009년 여름은 인도네시아를 가야할 처지이다. 자카르타조그자카르타 선교여행 일정이 잡혀 있으므로 피할 처지가 못되지만 그때 되어봐야 알 일이다.  

 

별것 아닌 글을 읽어주신 여러 불로거님들께 감사를 드린다. 지금까지 내 블로그에 올린 사진이 2만 5천장을 넘어섰다. 그냥 글로 나타내는 것보다 사진을 덧붙이는 것이 여러모로 편리하다고 여겨서 함께 올린 것이지만 엄청난 시각공해였음에도 불구하고 별 불평없이 참아주시면서 끝까지 봐주신 분들께 거듭거듭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어리버리한 팀장을 만나 고생을 많이한 우리 팀 멤버 3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특별히 너그러운 마음으로 항상 긍정적이셨던 P형님께 고맙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뛰어난 두뇌를 가졌기에 참모역할을 멋지게 수행해 낸 내 생질이나 다름없는 수재청년과, 멋진 인간성을 가진 K군의 마음 씀씀이에 진심으로 감사를 전하고 싶다. 다음에 다시 한번 더 팀을 짜보면 어떨까 싶다.

 

공교롭게도 오늘이 12월 30일이다. 오늘 내일만 지나면 새해가 되는만큼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이 다 건강하시고 만사형통한 새해를 맞이하시기를 빌어드리고 싶다.

 

 

"감사합니다!(꾸우버억~~)"

 

 

어리

버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