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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8 조지아, 터키-두 믿음의 충돌(完

술탄아흐메트 8 - 고고학박물관에서 만난 알렉산더

by 깜쌤 2008. 12. 26.

 

 나는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이 자랑하는 석관전시실로 걸음을 옮겼다. 사실 처음에는 큰 기대를 안했던 것이 사실이다. 세계3대 박물관중에 하나라는 바티칸 박물관도 보았고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도 보았으니 뭐 그게 그리 대단하랴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석관전시실을 보고 나서는 생각을 바꾸었다. 여기를 안보고 돌아가면 너무 엄청난 손해를 보는 것으로 말이다. 이집트의 미라를 넣어두었던 관부터 시작해서 참으로 다양한 수집품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관이라니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런 단순한 관으로 여기면 곤란하다. 화려함과 규모가 다른 것이다.

 

 

 

 

 로마제국 시대에는 큰길 가에 유력자들의 무덤을 화려하게 만들어두는 것이 유행으로 여겨지기도 했다는데 이런 관들은 크기와 화려함이 특출해서 문화재적인 요소가 큰 것들이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이름을 떨치고 있는 것이 속칭 '알렉산더 대왕의 '이라는 것인데 사실은 알렉산더(=알렉산드로스)의 시신을 넣어둔 관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관 옆면에 새겨진 부조가 알렉산드로스를 주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유명해진 것이다.

 

 

 

 

 바로 이 작품이다. 전면에 새겨진 조각이 너무도 유명해서 그렇게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오늘날의 레바논에 해당하는 곳에 시돈(Sidon)이라는 도시 국가가 있었다. 거기에 압달로니모스(Abdalonymos)왕이 살았는데 그 사람의 관이 일반적으로 알렉산더 대왕의 관으로 알려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아래 지도를 보기 바란다.

 

 

 

 

 

 지도출처 : 미국 야후

 

제일 위의 파란색 점이 다소이고  그다음은 안디옥, 그 밑은 시돈의 위치를 나타낸다. 바다에 있는 섬이 키프로스(=사이프러스)다. 정리해 드린다.

 

1 : 타르수스(=다소) - 바울 사도의 고향

2 : 안디옥 - 로마제국 당시의 거대도시

3 : 시돈 - 고대세계의 유명한 무역도시국가

4 : 예루살렘 - 유다 왕국의 수도

5 : 키프로스 - 고대 세계의 유명한 유리 생산지  

 

다시 아래 지도를 보자. 이스라엘 부근을 확대한 지도이다.

 

 

 

 

 지도출처 : 지도에 표시되어 있음.

 

1 : 시돈(현재의 레바논에 있다)        2 : 가버나움

3 : 갈릴리 호수                              4 : 나사렛

5 : 사마리아                                   6 : 욥바

7 : 여리고                                      8 : 예루살렘

9 : 헤브론                                      10 : 사해(死海) 

11 : 가자  지구                               12 : 지중해

 

파란색 줄은 요단강(요르단 강)을 의미한다. 시돈과 티레 지방에는 예전에 페니키아인들이 살았다. 공화정 로마와 지중해 세계의 패권을 놓고 다투었던(이른바 포에니 전쟁이라 부른다) 우리들이 잘 아는 카르타고는 페니키아 사람들이 세운 식민도시였던 것이다. 페니키아 사람들이 사용했던 문자가 바로 오늘날 알파벳의 시초가 되는 것이라는 사실은 상식적으로 다 아는 일일테고..... 

 

 

 

 

알렉산더 관이라고 전해지는 그 유명한 대리석 관은 시돈 왕 압달로니모스의 관으로 사용되었던 것이라는 주장이 우세하다고 한다. 압달로니모스는 알렉산드로스의 부하 장군가운데 한명인 것으로 여겨진다. 조각 작품에 대한 해설은 밑에 가서 사진을 하나씩 보여드리면서 해드릴 생각이다.

 

1887년 오스만 터키 제국의 영토였던 시돈의 공동묘지에서 헬레니즘 시대 초기에 해당하는 기원전 4세기말경의 관이 발굴되었는데 거기에 놀랍도록 아름다운 조각들이 4면에 그득했던 것이다. 알렉산드로스가 당시 고대 세계 최고의 강국이었던 페르시아 원정길에 나서면서 기원전 333년에 치루었던 이수스 전투 장면 아니면  기원전 331년에 다리우스와 치루었던 과가멜라 전투의 한장면이라고 생각되는 내용이 멋지게 새겨져 있는 모습을 보고 발굴자들은 흥분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관은 철도로 항구까지 운반되었고 곧 이어 배편으로 이스탄불에 운반되었다고 전해진다.

 

아래 사진은 위 사진을 세부적으로 하나씩 찍은 것들이다. 제일 왼쪽의 말을 탄 사나이부터 보면 된다. 오른쪽의 쓰러진 말 위에서 겁에 질린 표정으로 있는 사나이도 잘 봐두기 바란다. 창을 든 사나이는 누구일 것 같은가? 당연히 알렉산드로스이다. 알렉산드로스의 머리 모양이 이상하지 않은가?

 

내가 찍은 원판 사진을 확대해서 살펴보니 알렉산드로스는 사자머리 껍질을 쓰고 있었고 귀부근에는 양의 뿔 비슷한 것이 보였다. 양의 뿔은 이집트의 태양신 아몬을 상징하다고 전해진다. 사자껍질 가죽을 쓰고 있다는 것은 알렉산드로스를 그리스 신화속의 용사였던 헤라클레스(=허큘리즈 Heracles, Hercules)에 견준 것이었을까?

 

알렉산더가 타고 있는 말은 당연히 부케팔로스이다. 중국으로 치자면 삼국지연의에 등장하는 관우와 여포가 탔다고 전해지는 적토마에 해당하는 말이다. 어릴 적의 알렉산드로스가 직접 길들인 명마(名馬)인 것이다. 쓰러지는 말에 타고 있는 사람은 페르시아 병사이다. 알렉산더의 손에 쥐여져 있던 창은 이미 도굴되어 사라져 없었다고 전해진다.  

 

 

 

 

 

 왼쪽에서 세번째 인물, 그러니까 방패로 얼굴을 거의 다 가리고 있는 군인은 마케도니아 병사이다. 다섯번째 인물이 보이는가? 말을 탄채로 오른손을 높이 들어 올리고 왼쪽 아래를 보는 사람이 알렉산드로스의 친구로서 기원전 324년 10월경에 죽었던 헤파이스티온이다. 

 

알렉산더는 자기의 절친한 친구였던 헤파이스티온이 죽자 거의 발광하다시피 했다고 전해진다. 알렉산더는 영어식 표현이고 알렉산드로스는 그리스(=헬라)식 표현이다. 이 글을 읽는 학생들을 위해 일부러 섞어쓰고 있는 중이니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  

 

 

 

 

제일 오른쪽 장면이다. 가장 오른쪽에 말을 타고 있는 인물이 페르디카스이다. 알렉산더의 부하 장수로서 굉장한 재능을 발휘한 장수였으나 알렉산더가 죽고 난 뒤 지나친 야심을 보였다가 부하 졸병들에게 암살을 당했다.

 

 

  

 

 일렉산더 관의 또다른 면이다.

 

 

 

 

 원래는 이런 식으로 아름답게 채색된 모습이었다고 전해진다. 원래의 색으로 복원시킨 모습이다.

 

 

 

 

 

 정말 화려하지 않은가?

 

 

 

 

묘사한 모습을 보면 정말이지 아주 역동적이다.

 

 

 

 

 이러니 역사적인 걸작품으로 칭송을 받는가 보다.

 

 

 

 

 설명서를 찍은 사진인데 영어사전을 펴두고 읽어나가면서 인물 하나하나를 확인해 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넋을 놓고 관을 살펴보고 있었다. 나도 물론 그렇게 행동했다. 이 관의 높이는 1.95m 정도이고, 길이가 약 3.18m쯤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작연도는 기원전 325년에서 기원전 311년 사이로 짐작된다고 한다.

 

 

 

 

 

 그 유명한 장면의 원래 색깔은 바로 위 사진과 같았을 것으로 짐작한다고 한다.

 

 

 

 

 원래 작품을 잘 보면 색깔을 칠했던 흔적이 조금씩 남아 있다.

 

 

 

 이런 사실을 토대로 하여 원래 색깔을 입혀본 것이리라.

 

 

 

 

 너무 사실적이지 아니한가?

 

 

 

 

 다른 쪽 면도 잘 살펴보기 바란다.

 

 

 

 

 

 

 나는 그저 정신없이 보고 멍한 자세로 돌아섰던 것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