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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8 조지아, 터키-두 믿음의 충돌(完

술탄아흐메트 7 - 유리! 유리!

by 깜쌤 2008. 12. 25.

 

 이것들은 모두 유리병이아니던가? 고고학적인 증거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도 삼국시대 때부터 유리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처음에는 주로 유리 구슬 종류였던 모양이다. 유리제조의 역사는 상당히 오래전인가 보다. 우리나라 경주의 신라시대 고분에서 출토된 유리제품의 성분을 분석해 본 결과 주로 로만글라스라고 해서 한때 떠들썩했던 적이 있었다. 

 

 

 

 

 주로 시리아산 유리제품들이라고 알려졌는데 그렇다면 3,4세기의 신라는 로마제국과의 교류가 있었다는 말이 되는 것일까? 유력한 가설 가운데 하나는 로마제국시대 시리아와 이스라엘 부근에서 생산된 유리제품이 흑해 위쪽 지방에 거주하던 스키타이인들이나 유목민들에게  교역활동을 통해 전해졌다는 것이다. 

 

그런 뒤 유리제품들은 몽골 동부까지 연결된 '초원의 길'을 따라 동쪽으로 전해지고 마지막으로 신라까지 도달했다는 것인데 이런 주장과 학설들은 상당한 설득력을 지닌다고 한다. 얼핏 생각하면 무지막지하게 먼 길을 거쳐 온 것 같지만 지구는 둥글고 초원의 길은 지구 북쪽으로 치우쳐져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실제 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먼길이 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어떤 대담한 일본 학자는 로마의 유리세공 기술자가 신라에까지 와서 유리제품을 생산했다는 식의 가설을 제기하기도 했던 모양이다. 상당히 재미있는 가설이어서 조금은 황당하기도 하지만 진실은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닐까?

 

 

 

  

 거기다가 신라의 상층지도부가 흉노의 피를 이어받았다는 주장까지 나와 있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터무니 없는 가설은 아닌 것이다. 나는 평소부터 유리의 제조와 전파 경로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다만 내가 체계적으로 그런 학문을 공부한 것이 아니므로 단순한 지적인 호기심에 머무르고 말았기에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에 들른 김에 유리제품 사진들을 자세하게 살펴본 것이다.

 

 

 

 

 로마제국의 문화는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수준이다. 서기 70년에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면서 묻혀버린 폼페이 유적에서 상하수도 시설이 발견될 정도니까 말이다. 그리스는 유럽 국가중에서는 수많은 섬을 가진 것으로 유명한 나라이다. 에게해에 흩어진 많은 섬들 가운데 제일 큰 섬인 크레타를 가보면 지금부터 약 4000년전에 건설된 크노소스 궁전터(=미궁)를 볼 수 있다.

 

황소인간으로유명한 미노타우로스의 전설이 얽힌 곳 말이다. 거기에서는 약 4천년전에 만들어진 수세식 화장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니 로마제국의 사람들이 유리잔과 유리병을 사용했다고 해서 조금도 이상하다고 여길 필요가 없는 것이다.

 

 

 

 

 로마의 부자들은 집안에다가 분수를 설치하기도 했다니까 어안이 벙벙해진다. 기계가 없던 시대라는 사실을 알고 생각해보면 분수를 어떻게 작동시켰는지가 정말 궁금해지는 것이다.

 

 

 

 

 오늘날에도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베니스)는 유리산지로 유명하다. 특히 무라노 섬에서 생산된 최고급 유리 제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 아름다움과 예술적인 기품에 그저 기가막힐 지경이 된다. 유리액체를 대롱에 찍어 숨을 불어넣으면서 빙빙 돌려 제품을 만들어내는 블로우잉 기법이 주류를 이루는 모양인데 지금 사진에 보는 제품들도 그런 기법으로 만든 것이 있으니 알고보면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힐 지경인 것이다.

 

터키 남쪽바다, 시리아 서쪽 지중해에 사이프러스라는 섬이 있다. 다른 말로 키프로스라고도 한다. 신약성경에서는 구브로라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곳에서는 아주 오랜 예전부터 유리제품들이 생산되었던 모양이다. 현재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에 보관된 제품들 가운데에는 키프로스 섬에서 생산된 물건들도 있는 모양이다.

 

 

  

 

 유리제품에 넋이 나가 있던 나는 발걸음을 옮겼다. 이런 식으로 구경하면 몇날이 걸려도 다 살피기는 불가능해진다.

 

 

 

 

 대강 대강 곁눈질하며 '그까이 거 대충대충"하며 지나쳐야 한다. 안그러면 우리 모두가 나는 수도 생길지 모른다.

 

 

 

 

 별별 작품들이 다 모아져 있다. 몇몇 작품들은 인도 냄새가 나기도 한다.

 

 

 

 

 금방이라도 벽면에서 튀어나올 것 같은 작품들이다.

 

 

 

 

 나는 다시 1층으로 내려갔다.

 

 

 

 

 알렉산더 대왕의 관을 찾아서 가는 것이다.

 

 

 

 

 도자기 파편을 꿰어맞춘 것을 보고 있노라면 고고학자들은 퍼즐 전문가들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잘한 유물들은 세밀하게 살필 여유가 없었다.

 

 

 

 

 이런 자료들을 보면 무기생산방법을 짐작해 볼 수 있겠다.

 

 

 

 

 대강 대강 곁눈질하며 드디어 거대한 석관들이 모여져 있는 전시실에 들어섰는데.......

 

 <알렉산더 대왕의 관에 관한 자료는 다음 글에서 계속 소개하기로 하자>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