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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내집 아이 일류 만들기

우리는 지금 욕쟁이들을 키우고 있다 2

by 깜쌤 2008. 12. 12.

 

 

<이 글 속에 등장하는 사진속의 아이들은 아래의 좋지 못한 내용과는 관계가 없음을 분명히 밝히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예전 못먹고 못 살던 시대에는 대포집들이 많았습니다. 북한에서 내려온 간첩이 우리나라 거리 곳곳에 있는 "대포"나 "왕대포"라는 말에 놀라서 집집마다 대포를 가지고 있는 줄을 알고 북한 쪽에 도저히 승산이 없다고 보아 공안당국에 자수를 했다는 우스개같은 이야기가 떠돌아다닐 정도였습니다. 대폿잔이라는 것은 막걸리를 마시는 큰 잔을 의미했으니 대포집이 가지는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젊은이들은 대포집 문화를 이해할 수 있을른지 모르지만 대포집이라고 하면 텁텁한 막걸리와 신김치와 두부 한모, 연탄화덕, 우그러진 주전자, 왁자지껄한 웃음과 취한 사나이들의 술주정, 주모의 헤픈 웃음을 떠올리는 분들도 많이 있을리라고 생각합니다. 대포집에 드나드는 손님들의 종류와 수준은 그 집 주모(酒母)에 따라 달라지는 법이었습니다.

 

어떤 집은 공사판에서 일하는 일용직 노무자들이 단골로 드나들기도 하고 어떤 집은 시시껄렁한 시정잡배들이 단골로 드나들기도 했으며 또 어떤 곳에는 넥타이를 맨 제법 배운 사람들이 드나들기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드물기는 하지만 고급 손님들, 이를테면 시장 군수양반이나 고급 공무원이나 시인 소설가들이 드나드는 집들도 따로 있었다는 것이죠.    

 

 

 

아무리 대포집이라고 해도 어떤 손님들이 드나드느냐 하는 것은 그 집의 분위기와 주모의  교양에 따라 달라졌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그런 것은 결국 어떤 인간이 지닌 품성과 교양과 관계있는 문제가 아니었을까요? 아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아이의 품성을 나타낸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순간의 감정에 못이겨 상소리가 나오는 것과 대화마다 욕설이 따라 나오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초등학교 아이들의 싸움에서 문제의 발단이 되는 것은 거의가 남을 놀리는 말과 욕설, 그리고 찝적거림이 원인이 됩니다. 말이 험한 아이들치고 좋은 교우관계를 맺어가는 법은 드문 법입니다. 입에 담아두기조차 민망한 말들을 거리낌없이 내뱉는다는 것은 좋게보면 아직 어려서 철이 없다는 것이고, 다르게 보면 도덕적인 관념이나 개념이 형성되어 있지 못하다는 증거가 될 것입니다. 가정교육 자체도 문제거니와 인간으로서의 기본 소양 자체가 부족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가볍게 여기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우리나라 아이들이 대화하는 내용을 잘 들어보면 남을 칭찬하거나 인정해주는데 아주 인색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대신 비웃는다거나 흉을 본다거나 깎아내리는 대화는 잘 하는 것 같습니다. 영어 시간에 유창한 발음으로 이야기를 하는 아이들을 보면 '혀를 굴린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혼자 잘난척 한다'는 식으로 비아냥거리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교실에서 누가 넘어진다든지 하면 가서 일으켜 세워주고 걱정을 해주기 보다는 크게 웃어줌으로서 남을 우스개감으로 만들거나 바보로 만드는데 더 익숙하기도 합니다. 그게 교실 현장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이런 것들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습관이 아닙니다. 칭찬을 하고 남을 인정해주는데 야박한 문화가 만들어낸 안좋은 습관들인 것이죠.

 

아이들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비하하는 언어도 자주 사용합니다. 위에서 이야기드린대로 어딘가 조금 모자라는 아이가 책상모서리에 걸려 넘어졌다고 해도 "흥, 병신! 지랄 육갑떨고 있네!"하는 식으로 반응한다는 식이죠. '잘난척 하더니 꼴 좋다'는 식으로 반응하며 고소해 하는 아이들의 모습들을 보면 어쩌다가 우리아이들이 이런 지경이 되었을까 싶어 한숨이 다 나올 지경입니다.  

 

 

 

 가정에서는 어떤 식으로 대화를 나누는지 궁금합니다. 교직생활을 조금 했더니 이젠 아이의 말과 행동을 보면 부모님들의 모습과 교양정도를 대강 떠올릴 정도가 되었습니다. 학기초에 처음 만난 아이들의 눈빛을 보면 공부하는 수준 정도는 대강 짐작할 수 있겠더군요. 그럴진대 말을 하는 것을 보면 가정교육정도를 쉽게 알 수 있지 않겠습니까?

 

아이들이 어느 정도의 비속어를 쓰는지는 휴대전화기 속에 저장된 문자 메시지를 보면 대강 짐작이 될 것입니다. 기회가 되면 한번 확인해보기 바랍니다. 사생활 영역이라고 하며 전화기를 안보여 주거나 반발하는 아이들도 많을 것입니다. 심지어는 엄마 아빠 수준이 그런 정도 밖에 안되느냐는 식으로 나오기도 할 것입니다. 그럴땐 기회를 봐서 슬며시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말은 말하는 사람의 교양과 지식과 상식정도를 나타내는 척도이기도 합니다. 어떤 아이들은 이런 식으로 말하기도 합니다.

 

초딩 1 : 야, 이 가스나야 빨리 안처먹고 뭐하니?

초딩 2 : 남이야 천천히 먹든 빨리 처먹든 말든 니가 왜 간섭하고 지랄이야?

초딩 1 : 아이고, 병신 지랄하고 자빠졌네.

초딩 2 : 뭐라고? 째진 주둥이로 말하면 다야? 아가리를 확 찢어버릴라.

 

혹시 부모님들이 조금 성질난다고 해서 아이들 앞에서 이런식으로 말하지는 않겠지요?

 

무개념 엄마 : 아유, 저거 저거 밥쳐먹는 꼴 좀 봐. 아유, 내가 저런 걸 자식이라고 나았으니.....  저게 누구 닮아서 저 지랄이야. 빨랑 처먹고 학교가. 다리몽둥이 확 분질러 놓기 전에......

 

지어낸 이야기로 여기십니까? 이 정도는약과입니다. 이보다 더 심하게 자식들을 다그치는 부모도 제법 보았습니다. 이런 식으로 대접을 받고 자란 아이들이 어떤 행동을 할 것 같습니까? 문제아에게 문제부모는 없을 수도 있지만 문제부모 밑에는 반드시 문제아가 만들어집니다.    

 

좋은 말. 아름다운 말을 쓰는 자녀들이 되도록 한번씩만 더 관심을 가져 주십시다. 욕설은 입에 담아두지도 못하도록 하고 비속어와 천한 말도 쓰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보다 나은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서 말이죠. 

 

 

 

깜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