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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내집 아이 일류 만들기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아는 아이로 키워라 2

by 깜쌤 2008. 12. 8.

 

 밥 한공기에 국 한그릇, 김치를 기본으로 깔고 반찬 두세가지로 된 음식은 단체급식의 기본일 것입니다. 사진에 나타난 음식은 상당히 검소한 식단인데요, 이런 음식을 먹고도 아주 잘 먹었다고 생각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그 정도의 음식은 개나 소들이 먹는 것이라고 여기는 아이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음식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반응이 달라진다는 것이죠.

 

쌀 한톨을 건지기 위해 농부는 봄부터 그렇게 고생을 해야 했기에 한자로 쌀을 米로 쓴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쌀 미(米)를 깨어서 풀어보면 八十八이 된다고 합니다. 파종에서부터 추수할 때까지 농부의 손길이 88번이나 스쳐지나가야만 한톨의 쌀알이 나온다고 해서 그렇게 풀이하기도 합니다만 어쨌거나 간에 엄청난 수고로움과 고생이 있었기에 밥이라고 하는 것을 먹을 수 있다는 말이 되는 것이죠. 요즘 아이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면 이렇게 반응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쌀로 만드는 밥대신에 밀로 만드는 빵이나 라면을 먹으면 되지."

 

초등학교 아이들의 단순한 사고방식에서 나오는 말이므로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만 중학생 정도의 학생이 그런 반응을 보인다면 문제는 달라집니다. 밀이라고 하는 곡식은 그냥 그렇게 쉽게 생산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말도 됩니다. 농사일을 안해본 사람들이 어찌 농사일의 고단함과 수고로움을 알겠습니까만 알고 모르고를 떠나서 사물을 보는 눈이 그렇게 단순하므로 감사하는 것을 생활화할 줄 모른다는 것이죠.

 

귀한 줄을 모르는 아이들이 음식을 낭비하고 돈을 헤프게 쓰며 감사하게 여길 줄 모르고 사는 것입니다. 무엇이라도 부모에게 이야기만 하면 필요한 물건을 그냥 구해주는 것으로 아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어떤 아이들은 부모이기 때문에 당연히 자기가 필요한 물건을 공급해주어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사실 그런 아이들이 부지기수입니다. 반면에 나를 길러주는 소중한 부모님의 자식이 되었으니 공부나마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아이들은 그리 흔치 않습니다.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생각에 젖어 있으므로 고마움을 모르고 사는 것이죠.  

 

 

 

 그러므로 아이들에게 일을 시켜보거나 작은 수고로움을 직접 겪어보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시는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계신다면 농번기에는 한번이라도 데리고 가서 일을 꼭 시켜보시기 바랍니다. 일요일까지 아이들을 휘몰아대며 사설교육기관에 가도록 만들어서 공부를 시키는 것보다는 훨씬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농작물이나 해산물이 생산되는 과정을 보게 하십시오. 특히 벼를 탈곡할 때 현장에서 직접 일을 해보게 하는 것도 좋고, 감자나 고구마를 캐는 것 같은 수확하는 장면을 직접 경험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한알 한알이 쌓이고 모여서 부대속에 든 쌀이 되고 가마니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면 어떨까요?  말로만 하는 교육보다는 현장을 직접 보게하고 느끼게하고 체험하는 모습이 소중합니다.

     

 

 어떤 부모님들은 체험학습을 시켜준다며 시골에 가서 단순히 감자나 고구마 정도를 구워먹고 즐기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오도록 하는 것으로 만족합니다만 그런 행위는 추억을 만들어준다는 뜻에서는 좋을지 모르지만 그렇게 교육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파트에서 운동장이 빤히 내려다보이는 어떤 도시의 아파트 마나님(학부모님이라고 하지 않고 일부러 마나님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은 운동장에서 풀을 뽑는 자기 자식을 보고는 당장 학교에다가 전화를 해서 '우리집 아이가 풀같은 것을 뽑기 위해서 학교에 보낸줄로 아느냐'는 식으로 엄청 크게 항의를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학교 관리직원들이 해야할 일을 귀중한 수업시간에 아이들에게 맡겼다면 학교당국이 항의를 받는게 당연하겠지만 그 집 아이가 크게 잘못을 해서 간단한 벌칙을 준다는 의미에서 시킬 수 있는 일이라면 의미가 달라지지 않을까요? 제가 그런 일을 시키는 것이 옳다는 식으로 두둔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라는 곳이 오직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공부만 하는 곳이라는 인식을 바꾸지 않는한 우리 자식들의 의식수준은 항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은 것이죠. 

  

 

 

 우리가 먹는 멸치 한마리를 잡기 위해 어부는 목숨을 걸고 바다에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멸치 한마리조차도 그리 우습게 여기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부가 멸치를 잡는 것은 자기가 생활에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 바다에 나간 것이니 내 알바가 아니며, 그것을 내 돈주고 사먹는 것인데 무엇을 감사히 여긴다는 말이냐는 식으로 나온다면 할말은 없습니다. 지나친 표현이 아니냐고 할 사람이 있겠지만 요즘은 어른들 가운데도 그런 생각에 젖어 사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이고 아이들은 더욱 더 많습니다.

 

아이들이 그런 생각에 젖어있다는 것은 철이 없어서 그렇다손 치더라도 어른들이 그렇게 되는 것은 분명히 우리 사회와 교육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사실이 아닐까요? 지금 제가 상대하는 학부모님들만 해도 사고방식은 예전의 학부모님들과 확실히 차이난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제자는 선생 그림자도 밟지 않는 법이라는 그런 구시대적인 사고방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마땅히 해야할 도리면에서 너무 차이가 난다는 말입니다. 

 

제가 가르친 우리반 아이들 가운데 몇몇은 식사를 끝내고 난 뒤 '맛있게 잘먹었다'고 하거나 '선생님께서는 맛있게 잘 드셨느냐'는 식으로 인사를 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을 보면 붙임성 자체도 좋거니와 확실히 가정교육을 잘 받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저도 학교에서 그런 것을 철저하게 지도하고 가르치기도 합니다만 제가 잘 가르쳐서 그렇다기보다는 훌륭한 부모님 밑에서 좋은 가정교육을 받은 것으로 여기고 싶습니다.    

 

 

 음식을 먹고 난 후 뒤처리 하는 모습을 보면 아이들의 성격과 교양정도를 잘 알 수 있습니다. 골목에 쓰레기봉지를 내놓는 수준을 보면 확실히 우리나라와 일본은 차이가 나더군요. 사실 우리반 아이들이 이런 식으로 깔끔하게 음식을 먹는 습관을 들이는데는 약 일주일 정도의 훈련기간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에게 강제로 음식을 다 먹이는 것이 아니라 먹을 수 있을만큼 음식을 스스로 떠가게 한 뒤 더 먹고 싶으면 얼마든지 더 먹을 수 있도록 훈련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죠. 음식찌꺼기 하나 처리하는 방법까지 학교에서 세밀하게 지도하는 것이 옳은 일이긴 하지만 그런 것은 가정에서도 지도해야 하는 일이 아니던가요? 

 

 

 

 신실한 기독교인들이 하듯이 식사를 할때마다 감사의 기도를 드리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작은 것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진정으로 감사할 줄 아는 아이들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죠. 댁의 자녀들은 어떻습니까? 식사를 끝내고 난 뒤 어머니께 음식 솜씨가 아주 좋았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거나 맛이 최고였다는 등의 표현을 하는 편인지 궁금합니다. 그런 말 한마디에 부모와 자식들간에, 부부간에 정이 생기고 가정 속에 화목함이 찾아오는 것 아닌가요? 

 

용돈을 받고나서는 자녀들이 부모님께 반드시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까? 자기가 당연히 받아야 할 돈을 받는다는 식으로 휘익 나꿔채듯이 받아가는 자식들을 키우는 것은 아니겠지요? "감사합니다" 혹은 "고맙습니다"라는 말이 입에 습관적으로 붙어있도록 신경을 써 보십시다. 작은 것부터 감사할 줄 아는 아이들은 절대로 문제아가 되지 않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