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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 초딩이 영어 수능시험 문제를 풀어보면? - C : 돈안들고 도사되기

by 깜쌤 2008. 11. 27.

  

 

유아기의 아이들이 말을 배워갈 때 보면 무슨 말인지 도저히 알아듣기 어려운 옹알이를 먼저하기 시작합니다. 나름대로는 열심히 지껄이는 것이지만 발음이 정확하지 않으므로 알아듣기 어려운 것이죠. 어느 정도 성숙한 아이들이 영어를 배울때 옹알이를 하는것 같은 현상은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약간 부정확한 발음은 하는 수가 있지만 조금만 교정해주면 아주 똑바르게 원어민 발음을 흉내냅니다.

 

듣기와 읽기가 어느 정도 이루어진 학생들에게는 이제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어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원어민과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어도 수줍음을 많이 타는 아이들은 좀처럼 입을 열려고 하지 않습니다. 나는 그런 현상을 보며 우리나라 교육의 커다란 문제점과 맹점을 찾아내고는 내 자신부터 문제점을 발생시킨 주범이 아닐까 하는 생각때문에 깜짝 놀라게 됩니다. 그게 과연 수줍음 때문에 생기는 현상일까요? 

 

우리나라 아이들을 교실이나 운동장에 풀어두고 가만히 살펴보면 조용하게 책을 보거나 사색에 잠기는 아이들보다는 잡담하며 떠드는 아이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다수를 차지하게 된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학부모님들이나 선생님들 가운데에서도 아마 거의 대부분은 학교에 등교해서  제일 먼저 가지게 되는 이른바 아침자습 시간에 마구 떠들어본 경험을 소유하고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말이지 교사가 출근해서 교실에 들어서기까지의 분위기를 살펴보면 한마디로 가관중에도 가관입니다. 책을 보는 아이들은 거의 없고 모두 떠든다는 것이지요. 수다를 떨고 무례하게 행동하는데는 아주 익숙해져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것을 보면 수줍어서 외국인과 대화가 안되는 아이들은 소수이고 대다수의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차라리 아이들이 일정한 시간에 운동장에 모인 뒤 한꺼번에 교실에 들어가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 하고 생각해보기도 하지만 추운 겨울날이나 비가 오는 날에 학부모님들로부터 어떤 반응이 올것인가를 생각해보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게 됩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수업시간은 또 어떻습니까? 아직도 초중등학교를 비롯한 공교육현장과 사교육 현장으로 대표되는 학원까지 강의중심 교수학습 방법이 이루어지는 곳이 얼마나 많습니까? 아이들이 마음껏 발표하고 토론하고 대화를 할 수 있는 수업이 과연 얼마나 이루어지고 있을까요? 말로만 토론식 수업을 해야한다고 외치지만 정말 그렇게 이루어지고 있는 학급이나 교실이 과연 얼마나 될 것 같습니까? 

 

말인즉 우리 아이들은 말할 기회를 거의 갖지 못하고 학교를 졸업해야하는 안타까운 일이 지금도 꾸준히 반복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말을 사용해서 자유롭게 토론을 하고 예의를 차려가며 이야기 하는 기회를 가지지도 못해본 아이들이 외국인을 상대로 해서 대화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닐까요? 더구나 유창한 대화를.......   

 

       

 

 

저는 몇년 전에 영어수업 이론에 아주 밝은 권위있는 교수님과 초등학교 및 중고등학교 영어 선생님을 모시고 영어시범 수업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그 수업장면을 찍은 비디오 테잎은 나중에 시범공개를 한다는 모 학교에서 교육청을 통해 빌려 가더니만 결국은 오리무중이 되어 저 손에 다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 수업을 직접 참관해서 살펴보신 어떤 중학교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아이들이 기를 쓰고 이야기하고 발표하려는 모습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6학년 아이들의 영어실력도 정말 놀랍습니다. 어지간한 중학생 이상이네요."

자화자찬이 지나친 것 같습니다만 아이들의 영어 실력에 관해 교수님으로부터 이런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가운데 일부 아이들은 고등학교 1학년 정도의 회화능력을 가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말을 하도록 만드는 것은 교사의 역량이 아주 크게 작용한다고 봅니다. 우리말 토론에 길들여진 아이들은 어느 정도의 영어 실력만 갖추면 영어 대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게 됩니다. 외국인과의 대화는 단순한 수다떨기가 아니라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원어민과 어느 정도 친해지고 분위기에 익숙해지면 수다를 떠는 것도 옳은 일일 것입니다만 처음에는 약간은 부담스럽게 대화를 하게 되므로 기본적인 매너와 어휘 실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격식을 차린 대화는 나중의 일이고 그보다 전에 해야할 일은 어떻게 하든지 말문을 틔워주는 것이라고 봅니다.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이 그동안 듣고 익힌 내용을 가지고 대화를 할 수 있는 장(場)을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슨 말을 하든지 간에 원어민과 대화를 해보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발음이 좋고 나쁘고 문장이 문법에 맞고 안맞고를 떠나서 그냥 이야기라도 해보려면 용기가 필요한게 사실입니다. 우리말로 수업시간중에 이야기 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다른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서 영어로 말한다는 것은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행동이므로 힘들어하게 됩니다. 꾸중과 질책과 흠잡기가 판치는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밝은 표정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이야기하기를 바라는 것 자체가 무리한 희망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평소에 아이들에게 상찬(償讚)과 칭찬과 격려와 희망을 불어넣어주는 교육환경이 필요한 것이죠. 이는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제 경험을 가지고 이야기를 해본다면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아이들이 외국어 습득면에서 확실히 유리한 것 같습니다.

 

 

 

  

 

 

내이티브 스피커(Native Speaker)와 이야기를 해보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런 사람, 저런 사람과 이야기를 해봄으로써 개인간의 발음 차이를 알아내는 것도 공부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아주 교양없는 사람이 아니라면 아이들을 보고 영어를 잘못한다는 식으로 핀잔을 주는 원어민교사들은 거의 없는 것 같더군요. 제가 사는 경주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라도 얼굴을 비치는 경우가 있으므로 제 자신부터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 또 여행객들에게 도움을 주려는 뜻으로 의도적으로 접근해서 말을 걸어봅니다. 아이들도 그렇게 접근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영어를 배운다는 것은 용기와 끈기의 문제가 아닐까요?     

 

듣기가 되면 말하기가 되고 말하기가 되면 읽기가 쉬워지며 읽기가 되면 쓰기는 쉽게 따라옵니다. 듣기도 많이 했다 그런데 말할 기회가 없다고 한다면 조금 답답해지긴 하지만 크게 염려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정 말할 기회가 없어서 너무 답답하고 배운 것이 억울한 성인이나 대학생이라면 배낭여행이라도 한번 떠나보시기 바랍니다. 

 

외국인과 대화를 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면 이번에는 외국 드라마를 보거나 CNN같은 뉴스 프로그램이라도 보는 방법을 택하면 어떨까요? 아이들이라면 아리랑 텔레비전 채널을 돌려 보는 것도 좋은 것이고 영어만화를 보며 상대역을 맡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제가 섬기는 교회에서는 토요일 오후마다 영어예배를 드렸는데 꾸준히 참가한 아이들은 확실히 효과를 보았습니다. 물론 미국인 교수가 쉐어링(Sharing)을 했기 때문에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음 글에 계속>

 

어리

버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