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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8 조지아, 터키-두 믿음의 충돌(完

카파도키아 10 - 봉우리와 구름들 B

by 깜쌤 2008. 11. 20.

 

 

 지금 내가 걷고 있는 곳은 시작과 끝이 명확하게 구별되는 그런 골짜기라기보다는 사방이 터져버린 가운데 들어선 작은 골짜기라고 보면 된다. 독립된 작은 봉우리들이 올망졸망하게 들어박혀 있으므로 하나씩 살펴가며 걸어보는 것이다.

 

 

 

 

 

 

온갖 모습의 봉우리들이 즐비하니 말로만 들은 금강산 만물상을 보는 것과 같은 기분을 느낄수 있는 것이다.  

 

 

 

 

 

거기다가 오늘은 구름이 좋았다. 내가 알기로는 여기서는 여름 내내 이런 구름을 만날 수 있는 것 같다. 내가 갈때마다 그랬으니까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카파도키아 지방의 여름구름은 자연으로 하여금 예술성을 가지게 한다.

 

 

 

  

 

햇볕을 정면으로 받는 절벽은 눈부시게 희게 빛난다. 그게 더욱 더 매력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나는 한번씩 서서 감탄을 해가며 발걸음을 옮겼다. 사실 말이지 이런 경치는 혼자 보기가 아깝다.

 

 

 

 

 

내가 걷는 길목 여기저기 우뚝우뚝 솓아난 작은 봉우리들은 거인의 정원에 놓여진 정원석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경치가 카파도키아의 진면목이 아닐까 싶다.

 

 

 

 

 

누구의 아파트였을까?

 

"여보시오, 거기 누구 없소?"

 

 

 

 

 

여긴 지나가는 구름조차도 희기만 하다.

 

 

 

 

 

멀리 마법의 성처럼 우뚝 솟은 우치사르가 보였다. 오른쪽에 보이는 마을이 괴레메이다.

 

 

 

 

 

봉우리 사이로는 과일 나무들이 자란다.

 

 

 

 

 

 

지구 위에 이런 곳이 존재한다는 것이 너무나 신기하다.

 

 

 

 

 

 

나는 지금 봉우리들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걷고 있는 것이다. 여긴 길 잃을 염려가 없다. 그냥 걸으면 된다.

 

 

 

 

 

 

이런 곳을 걸어보지 않고 관광버스를 타고 지나가면서 덜렁 보고 가버린다는 것은 자연에 대한 모독이 아닐까?

 

 

 

 

 

나는 이렇게 혼자 걷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어떤 봉우리 밑에서 아주 차가운 물이 가득 고여있는 지하저수지를 만났다. 물 표면에 먼지가 떠 있어서 마시지는 않았지만 너무나 차갑기만 했다. 손수건을 적셔서 얼굴을 닦았다.

 

 

 

 

 

1층까지는 오를 수 있겠다. 벽에 홈을 파서 기어오를 수 있도록 했다.

 

 

 

 

 

혼자 슬금슬금 걷는 재미를 어떻게 표현하랴?

 

 

 

 

 

 

배낭여행의 묘미는 자유로움이라는 사실에 있다. 우리는 카파도키아에서 3일 밤을 잘 생각이다. 한 일주일 머무르면서 하나씩 샅샅이 훑어보고 싶지만 일정이 급하다. 그래도 여기에 3일간을 투자했으니 그리 손해본 일은 아니다.

 

 

 

 

 

 

 

 머물고 싶은 곳은 더 머물고, 가고 싶으면 언제든지 훌쩍 떠나는 것이 배낭여행의 묘미다. 그러므로 너무 일정을 빠듯하게 짤 필요가 없다. 좋은 곳, 마음에 드는 곳을 만나면 며칠이고 느긋하게 쉬어보시라.

 

 

 

 

 

어차피 인생은 한번 살게 되어 있다. 두번 사는 것도 아니고 죽는 날짜를 예약해 둔 것도 아니다. 천년이고 만년이고 살것처럼 설치다가 모든 것을 놓아두고 불려가는 것이 인생길 아니던가?

 

 

 

 

 

그러므로 사람들은 자기 나름대로 그 무엇을 하고 싶어하고 이루어가려고 하는 모양이다.

 

 

 

 

 

이런 떠돎이 없었다면 내 인생은 무엇으로 채워졌을까?

 

 

 

  

 

몇번 말한적이 있지만 나는 부자가 아니다. 시간이 남아도는 사람도 아니고.....

 

 

 

 

 

뜻이 있었기에 갈 수 있었을 따름이다. 눈물날 정도로 절약하고 살았기에 가능했던 것 뿐이다.

 

 

 

 

 

평소에 걸어다니거나 자전거를 타고 다녔기에 체력훈련이 되어 있었다. 나는 아직까지 헬스 클럽이나 학원같은 곳에 한번도 등록해본적이 없다. 블로그 꾸미기도 혼자서 이리저리 연구해 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이 만든 프로그램이므로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았을까 하고 짐작해 볼 따름이다. 그러니 사용법은 저절로 이해가 된다.

 

 

 

 

 

잘하지는 못하는 영어지만 학원에 가지 않고 혼자서 공부했다. 그냥 책보고 배운 것이다.

 

 

 

 

 

 

 여행요령도 책을 보고 기초를 배웠다. 내가 쓰는 사진기는 싸구려 똑딱이 카메라다. 여기 올리는 사진들도 그냥 마구 찍어본 것들이다. 

 

 

 

 

 

화면 구도를 잡는 요령은 텔레비젼과 영화를 보며 익혔다. 특히 아름다운 장면이 많은 영화들을 유심히 보며 저렇게 화면 구도를 잡으면 되겠구나 하고 배운 것이다. 오해는 하지 마시라. 내 사진이 그리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나도 알고 있다.

 

 

 

 

 

그냥 그렇게 산다는 말이다. 그러니 오늘도 혼자 걸어다니는게 아닌가?

 

 

 

 

 

 

하늘이 파랬다. 눈이 시리도록 파랬고.....

 

 

 

 

 

 

구름은 눈이 부시도록 하얗게 떠서 흘러갔으며.......

 

 

 

 

 

 

살갗이 익을 정도로 햇볕은 뜨거웠다.

 

 

 

 

 

 

물병에 가득 채운 물이 잠점 사라져 갔다.

 

 

 

 

 

메마른 대지 위에 이리저리 구부러지고 휘어져 간 길을 걷고 또 걸었다.

 

 

 

 

 

 

그냥 발길 가는대로......

 

 

 

 

 

 

구름 흐르는대로

 

 

 

 

 

말없이 걷기만 했다.

 

 

 

 

 

 걷기만 했던 것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