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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8 조지아, 터키-두 믿음의 충돌(完

카파도키아 5 - 화이트밸리

by 깜쌤 2008. 11. 15.

 

 괴레메 부근에는 몇개의 환상적인 골짜기가 존재한다. 가벼운 차림으로 하루 종일 걷기에는 그저 그만인 곳이어서 탐험의 길을 떠나는 기쁨을 제공해준다. 그 가운데 하나가 화이트 밸리이다. 이름 그대로 하얀 골짜기여서 하얀나라님이 보시면 정말 좋아하시지 싶다. 골짜기 끝부분은 다른 곳보다 유난히 흰색이 많아서 그렇게 이름을 지었는지도 모른다.   

 

 

 

 

 우치히사르를 저 뒤로 두고 우리는 보석가게 부근에서 골짜기로 찾아들었다. 그런데 말이다, 우리는 그날 실수를 크게 하고 만 것이다. 물론 실수는 길안내를 맡은 내가 했다. 잠시 잘못 길을 든 것이 완전히 엉뚱한 골짜기로 들어가버렸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뭐 좀 볼것이 있더니 아무리 걸어봐도 영 아니라는 느낌이 든 것이다.

 

 

 

 

 저번에 걸어본 경치하고는 너무 차이가 났다. 이게 아닌데 싶어도 초입을 지났으니 이젠 위로 올라가볼 재주조차 없다. 양쪽이 모두 절벽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러니 그냥 길을 따라 걸기로 했다. 

 

 

 

 

 대지는 바짝 건조해 있다. 불만 댕기면 모조리 다 화르르 태워버릴 것만 같았다.

 

 

 

 

 이거 아무리 봐도 이상한 경치다.

 

 

 

 

 나는 슬슬 불안해지기 사작했다.

 

 

 

 

 길을 잘못든 게 확실하다. 그래도 마지막 출구는 알고 있으니 안심은 되지만 실수한게 틀림없었다.

 

 

 

 

 그래, 가보자. 설마 조난이야 당하랴 싶어 그냥 밀고 나갔다. 그런데 경치가 너무 아니었다.

 

 

 

 

 할 수없이 중간쯤 가서 위로 올라가보았더니  우치히사르가 저 뒤에서 멍청한 나를 보고 웃고 있는 것 같았다.

 

 

 

 

 쩝~ 입맛을 다지고 다시 골짜기 안으로 들어가  걸었다.

 

 

 

 

 한 두시간 가량을 걸었더니 출구가 나왔다. 역시 짐작대로 마지막엔 도로다.

 

 

 

 

 우리는 차부신 마을을 왼쪽 앞으로 두고 괴레메 쪽을 향해 걸었다. 도로는 부실공사 흔적이 확연하다. 아스팔트는 작은 자갈들 위로 살짝 스쳐 지나간 모양이다. 1970년대의 우리나라 도로포장 상태와 비교하면 흡사하게 닮았다. 

 

 

 

 

 나는 화이트 밸리를 보았으니 관계없지만 팀 멤버들에게 미안했다. 그래서 기어이 마지막 부분이라도 보여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저기 앞쪽에 차부신 마을이 보였다. 저 평평하게 빚어놓은 산 밑으로는 정말이지 두번 다시 보기 어려운 트래킹 코스가 자리잡고 있다. 내 생각으로는 카파도키아 최고의 트래킹 코스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다른 한곳은 당연히 으흐랄라 계곡이다.

 

 

 

 

 차부신 마을 너머에 젤베가 있다. 거긴 꼭 가봐야 한다.

 

 

 

 

 저쪽은 아바노스 마을이다. 엄청난 역사를 자랑하는 마을이기도 하다.

 

 

 

 

 

 해질녁에 우치히사르에서 저 언덕을 보는 광경은 압권이다. 햇빛에 따라 색깔이 변한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나중에 저 언덕 밑을 걸으며 찍은 사진들을 보여 드린다.

 

 

 

 

 

 멀리서 보면 밋밋해보여도 가까이 접근해서 보면 입이 딱 벌어질만한 장면들이 연달아 나온다.

 

 

 

 

 우린 도로를 따라 부지런히 걸었다.

 

 

 

 

 차부신 마을에는 성요한 교회의 흔적이 남아 있다. 그 귀한 유적이 이젠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으므로 곧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된다. 10여년 전에 처음 왔을 때 찍은 사진과 비교해보니 상당히 많은 부분이 무너져 내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밭에도 물기 하나 없다.

 

 

 

 

 한참을 걷다가 나는 화이트 밸리의 냄새를 맡았다. 이 부근일 것이다. 우리는 마지막 부분의 침니(Chimney)나마 보러 가기로 했다.

 

 

 

 

 도로에서 벗어나 길을 따라 들어갔다.  작은 언덕을 넘어서자.......

 

 

 

 

 그렇다. 저기다. 저 위로 우치히사르가 보였다. 우리는 언덕을 미끄러지듯이 내려가 우치히사르 쪽으로 걸었다.

 

 

 

 

 벌써 황혼이 되어 해가 기울기 시작했지만 침니들을 보기 위해 부지런히 발걸음을 재촉했다.

 

 

 

 

 우리는 골짜기 하나 차이로 잘못 길을 들었던 것이다.

 

 

 

 

 이게 화이트밸리의 진면목이 아니다.

 

 

 

 

 마음이 급했다.

 

 

 

 

 해가 기울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골짜기 밑으로 내려가서.....

 

 

 

 

 걸어본다. 저 앞에 보이는 길이 출구겸 입구가 된다.

 

 

 

 

 차부신 마을이고.....

 

 

 

 

 이제 화이트 밸리의 특징이 담긴 침니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바로 이것이다. 하늘을 향해 우뚝우뚝 솟은 침니들!

 

 

 

 

 

 아무리 봐도 신기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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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8번을 눌러보면 화이트밸리의 전체모습을 살펴보실 수 있을 것이다. 3년 전에 찍은 사진들과 기록을 볼 수 있다.

 

 

 

 

 해가 더 떨어지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보아두어야 했다.

 

 

 

 

 신발에 화산재가 들어가는 것은 각오해야 한다. 흙이 아주 푸석푸석하기 때문이다.

 

 

 

 

 이렇게라도 보여 드릴 수 있었으니 팀멤버들에게 조금이나마 덜 미안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