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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8 조지아, 터키-두 믿음의 충돌(完

카파도키아 2 - 비둘기 계곡 B

by 깜쌤 2008. 11. 12.

 

 앞 길이 막혔으니 뒤로 한참 돌아나가야 하는데 그게 귀찮아서 바로 위에 빤히 보이는 벽을 타고 오르기로 했다. 눈에 보이는 저 정도의 벽정도야 올라갈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몸이 가벼운 P형님부터 올라가보기로 했다. 물론 나는 제일 늦게 올라가기로 했다.

 

형님이야 평소 운동으로 단련된 몸이니 쉽게 올라가는데 문제는 내려올 수가 없다는 것이다. 중간에서 청년 둘을 위로 끌어올려야 하는데 문제가 발생했다. 보기보다는 흙벽이 아주 매끄러운 곳이어서 발붙일 곳이 없으니 끌어올릴 방법이 없게 되어 버렸다. 운동신경이 아주 발달한 분이 끌어올릴 방법이 없다면 문제가 커지는 것이다.

 

더군다나 여기는 한번 미끄러지기 시작하면 대책이 안서는 곳이다. 만약 미끄러지면 골짜기에 저밑에 가서 쳐박혀야 하니 장난이 아닌 상황이 되어 버렸다. 찰과상은 기본으로 보장이 되어 있는 일이고 심하면 팔다리가 부러지게 생겼다. 진퇴양난이란 이럴 때 쓰는 말인것 같았다. 더 이상 올라갈 수도 없고 내려갈 길은 더욱 없고.......

 

나도 곧 뒤따라 올라가서 여기에 발을 놓아라 저기를 디뎌라 자세를 낮추어라 하는 식으로 일일이 간섭을 하고나서 식은 땀을 흘려가며 밀어 올리고 끌어당기고 해서 간신히 골짜기 위로 올라왔다.

 

 

 

 

 

 청년들이 서 있는 발밑 골짜기 앞에 보이는 저런 벽을 타고 올라왔다고 상상하면 조금 지나치지만 아뭏든 경사가 조금 덜한 그런 곳을 기어서 올라왔다. 간떨어질뻔 했다.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말아야겠다. 내가 다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데리고 온 청년이 다치면 문제가 커지는 것이다.

 

 

 

 

 우리는 계속해서 땡볕 아래 길을 걸어나가야 했다.

 

 

 

 

 이런 곳에서는 돌아설 수가 없다. 무조건 앞으로만 나가야 하는 것이다.

 

 

 

 

 골짜기 하나하나마다 이런 식이니 길을 잃으면 오도가도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저런 길을 기어 올랐다고 보면 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우습고 허탈하다.

 

 

 

 

 여름에는 비 한방울 내리지 않는 곳이니 식물들도 극도로 말라있다.

 

 

 

 

 그래도 꽃은 피고 진다.

 

 

 

 

 물기를 좋아하는 붓꽃 종류들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길 밑으로는 물길이 흐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좁은 골짜기 밑에서 자라오르는 미루나무가 보이는가? 저런 곳이니 미끄러져 내리면 올라올 길이 없는 곳이 수두룩할 것이다. 다치지만 않으면 걸어서 다니다가  출구를 찾겠지만 팔다리라도 부러지만 꼼짝없이 갇혀있어야 한다. 그러니 혼자서 걷다가 조난이라도 당할 경우는 비참한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절대로 우습게 여길 지형이 아닌 것이다.

 

 

 

 

 저 앞으로 우치히사르가 나타났다. 오전의 목표는 저 지점이다. 

 

 

 

 

 우린 저 밑 골짜기를 지나왔다. 만약 당신이 카파도키아 관광을 가서 투어프로그램을 사용한다면 전망대에서 골짜기를 그냥 한번 내려다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지 모른다. 그러면 카파도키아의 진면목을 보는 것과 아는 것은 포기해야 할 것이다.

 

 

 

 

 보면 볼수록 기묘한 곳이고 이상한 곳이고 야릇한 곳이면서 호기심 천국의 대상으로 삼을 만한 곳이다.

 

 

 

 

 저번에는 사진의 오른쪽 능선을 따라 쉽게 올라갔지만 이번에는 왼쪽 능선을 따라 걸어가면서 우치히사르를 관찰해보게 되었다.

 

 

 

 

 저기 저 앞에 목표지점이 빤히 보인다고 해서 가까운 길을 사용한답시고 골짜기로 내려서면 죽을 고생을 해야할지도 모른다.  일단 골짜기로 내려가기만 하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아는 길로 안전하게 걷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하다.

 

 

 

 우치사르 마을의 위용이 제법 그럴듯하지 않은가?

 

 

 

 

 

 아무리 봐도 가관이다. 나중에 우리들은 모스크의 미나렛이 하늘로 솟아있는 그쪽 방향에서 접근을 하게 된다.

 

 

 

 

 드디어 우리들은 평지로 올라섰다. 이젠 그냥 앞으로만 걸어야한다.

 

 

 

 

 결국 우리가 택한 길은 우치히사르를 오른쪽으로 두고 한참이나 돌아서서 가야만 하는 길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왼쪽 발밑으로는 비둘기 계곡이 계속되고 있었다. 이런 곳에서 미끄러지면 어떻게 될 것 같은가? 참으로 놀라운 일은 저 밑 어딘가에 냉장고 물보다도 더 차가운 물이 샘솟는 곳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포도밭은 누가 경작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여기 토지는 화산토양이어서 그런지 아주 비옥하다고 한다.

 

 

 

 

 햇살은 뜨거울 정도로 강하고 여름에 비는 적고 땅은 비옥하니 포도 농사나 과일 농사가 잘될 수밖에 없는 곳이다.  

 

 

  

 곳곳에 있는 과일 나무들의 열매를 맛보기 시작하면 감당이 안될 정도이다. 너무 달고 맛있으니까......

 

 

 

 

 포도덩굴이 땅바닥을 기게 하면서 열매를 맺도록 농사짓는 것은 여기서 처음 보았다. 야생포도도 처음에는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개양귀비를 닮은 꽃들도 여기저기 피어 있었다.

 

 

 

 

 우리는 그늘 하나 없는 길을 걸어야만 했다.

 

 

 

 

 버드나무가 이런 곳에도 자란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하다.

 

 

 

 

 건너편으로 보이는 저 건물은 호텔일 것이다. 저 건물 옥상과 그 부근 빈터에서 비둘기 계곡을 내려다 보기도 한다.

 

 

 

 

우치히사르!

멋지지 않은가?

 

 

 

 

 우리는 언덕배기로 난 길을 따라 부지런히 걸었다. 목표지점이 빤히 보이는 상황에서 계속 돌아가려니 여간 힘드는게 아니지만 경치 자체가 워낙 신기하므로 참고 걸을 수 있는 것이다.

 

 

 

 

 빤히 보이는데도 한참을 돌아가야 하니 조금씩 답답해지기 시작했다. 날씨가 너무 더웠다는 사실도 그런 생각을 들게하는데 일조했으리라.

 

 

 

 

 호텔 위치가 절묘하다. 도로보다 낮은 곳에 자리잡고 있으니 위에서는 볼 수 없게 되어 있다.

 

 

 

 

 얼핏보면 한달음에 달려갈 수 잇을 것 같지만 사실은 깊은 골짜기가 가로막고 있다.

 

 

 

 

 이런 곳에 왠 탁자일까?

 

 

 

 

 분홍색 야생화들이 가득 피었다. 물기하나 없는 땅위에서 가냘픈 꽃을 피워내가며 버틸 수 있다는게 놀랍기만 하다.

 

 

 

 

 그런 꽃만 있는게 아니었다.

 

 

 

 

 저 멀리 언덕 위에도 마을이 보였다.

 

 

 

 

 누군가 불만 댕겨주면 엄청 잘 탈것 같다.

 

 

 

 

 비둘기 계곡에서 위로 올라와 걷는 것도 꽤나 힘든 일이었다. 아, 덥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