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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8 조지아, 터키-두 믿음의 충돌(完

카파도키아 1 - 비둘기 계곡 A

by 깜쌤 2008. 11. 11.

 

 

 

다른 호텔로 가도 되지만 정이 들어버려 그런지 여기에 머무는 것이 마음편하다. 터미널 가깝고 조용하니 금상첨화요 일석이조격인 셈이다.

 

 

 

 

 배낭을 풀어놓고 난 뒤 가벼운 차림으로 우치히사르부터 가보기로 했다. 이번에 같이 온 사람들은 처음이겠지만 나는 벌써 4번째가 되었다. 그렇지만 여기 카파도키아 지방만은 언제봐도 새롭다. 예전에 비해 물가가 너무 올랐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 아쉽다. 그러면 이제 지도를 잠시 보기로 하자.

 

 

 

 

 

  

어제 밤에 우리는 다소(=타르수스, 타르소스)를 출발하여 카이세리를 거친뒤 지금은 카파도키아의 중심지 정도로 알려진 괴레메(Goereme)에 와 있는 것이다. 오른쪽 상단의 황색점이 조지아 공화국의 수도인 트빌리시인데 우리는 거기서 부터 여행을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푸른색으로 찍힌 여러 도시들을 거쳐 지금은 카파도키아 지방에 와 있다. 아래 지도는 카파도키아 지방을 나타낸 것이다. 지도의 출처는 미국 야후이다.

 

 

 

 

 

 

이 지도는 클릭하면 크게 나타나 보일 것이다. 지명이 영어로 되어있어서 보기에 조금 그렇긴하지만 카이세리, 괴레메 같은 지역을 찾으면 금방 이해가 될 것이다. 지도 가운데 6이라고 쓰여진 부근이 카이세리이고 거기에서 왼쪽으로 가면 카파도키아 지방의 여러 마을들이 등장하게 된다. 

 

 

 

 

 괴레메 마을의 중심부는 아무래도 터미널이 있는 부근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 부근의 경치도 이젠 많이 바뀌었다. 이 건물은 3년 전에만 해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최근 몇년 사이에 터키 경제가 조금 활성화되더니 괴레메에도 새로운 건물들이 부쩍부쩍 들어서기 시작했다. 좋은 일이긴 하지만 자꾸 아쉬워진다.

 

 

 

 

 

 

 이지도를 자세히 보면 괴레메, 우치사르(우치히사르), 차부신, 젤베, 위르귑, 데린쿠유, 아바노스 같은 마을들의 이름이 나타나 있음을 알 수 있다. 카파도키아 관광의 핵심은 아무래도 위에 예를 든 마을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고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수퍼에서 물과 빵과 포도를 구해 배낭에 넣은 우리들은 본격적인 탐험에 나섰다. 시간이 마구 가는 것이 너무 아쉽기 때문에 오늘 하루만 해도 부지런히 걸어야 한다. 어제 밤에 잠을 설치긴 했었지만 이렇게 서두르지 않으면 여기까지 온 보람이 없어지고 마는 것이다.

 

 

 

 

 우치히사르 쪽에서 흘러내려오는 개울을 향하여 걸어간다. 오늘 오전의 목표는 우치히사르 마을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마법의 성처럼 보이는 산봉우리 꼭대기이다. 괴레메까지 가서도 거기에 못올라가보고 돌아서는 사람들이 예상외로 많은 것 같았다.

 

 

 

  

 슬금슬금 걸어가보면 처음에는 주위 광경이 조금 기묘하다는 느낌을 받긴 해도 큰 감동을 받지는 못한다. 하지만 앙카라를 거쳐 네부셰히르쪽으로 해서 들어온 사람들이라면 처음부터 입을 다물지 못할 것이다.

 

 

 

 

 주위 경치를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서서히 감탄을 연발하게 된다.

 

 

 

 

 흰색과 분홍색이 어우러진 절벽과 기묘한 모습의 봉우리들이 빚어내는 경치에는 할말을 잃고 만다.

 

 

 

 

 봉우리와 절벽을 파서 만든 야릇한 동굴집들을 한참동안 보고 있노라면 마치 내가 다른 외계의 행성에 와있는 듯한 착각속에 빠질 것이다.

 

 

 

 

 당신이 여기에서 디자털 카메라의 셔터를 아무리 마구 누른다고 해도 결코 아무런 후회를 하지 않게 될 것이다.

 

 

 

 

 기묘하다 못해 신비롭기까지 하다. 지금 이 집만 해도 너무 신기하다. 속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어떻게 묘사해야 할까?

 

 

 

 

 이젠 우리들이 비둘기 계곡속으로 점점 깊숙히 들어서기 시작한다.

 

 

 

 

 내가 보기에 제일 걷기 쉬운 곳이 비둘기(Pigeon) 계곡이 아닐까 싶다.

 

 

 

 기묘한 봉우리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자세히 보면 보면 알겠지만 이런 형태의 봉우리들이 온 사방에 널널하게 깔려 있으므로 이름을 붙인다는 것 자체가 쓸모없는 일이다.

 

 

 

 

 감탄을 해가며 그냥 걷기만 하면 된다.

 

 

 

 

 카파도키아의 여름은 극도로 건조해서 비를 만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이런 뜨거운 땡볕아래 나무들이 우거진 골짜기가 군데군데 박혀있다는 게 또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길 중간에 나타나는 터널 속으로 그냥 걸어들어가면 된다. 부담가질 정도로 길지는 않으므로......

 

 

 

 

 

 골짜기가 좁아지면서 협곡으로 변하기도 한다.

 

 

 

 

 그늘에만 들어서면 엄청 시원하므로 걷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관광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면 이런 기막힌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다 놓치고 만다.

 

 

 

 

 그러므로 걷기를 권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어지간하면 하루 정도는 꼭 걷기 바란다.

 

 

 

 

 가벼운 차림으로 걷는 것을 트래킹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정도까지 등반이라고 하더라만......

 

 

 

 

 여기 트래킹 코스는 환상적이다. 안 걸어보면 정말이지 두고두고 후회하게 된다.

 

 

 

 

 물이 흐르는 터널을 지나고......

 

 

 

 

 또 지나고......

 

 

 

 

 다시 한번 더 통과하고.......

 

 

 

 

 또 지나고.......

 

 

 

 

 마구 지나고.......

 

 

 

 

 또, 마구, 다시, 거듭, 한번 더 지나고.........

 

 

 

 

 연달아 마구잡이로 마구마구 지나면...........

 

 

 

 

 한두사람이 겨우 걸을만한 좁은 골짜기를 따라 계속 걷게 된다.

 

 

 

 

 길을 잃을 염려는 놓아도 된다.

 

 

 

 

 막히면 돌아서면 되기 때문이다.

 

 

 

 

 몇번이나 걸어본 길이지만 결국 나는 길을 놓치고 말았다. 앞은 기어오르기조차 불가능한 절벽이다. 비가 오는 계절에는 빗물들이 저 위에서부터 폭포가 되어 사정없이 쏟아지리라.

 

 

 

  

 우리는 잠시 쉬기로 했다. 물과 음료수로 목을 적신 뒤 돌아나가서 절벽을 기어오르기로 했는데 그날 우리들은 간이 오그라드는 경험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