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배낭여행기/08 조지아, 터키-두 믿음의 충돌(完

안디옥 2

by 깜쌤 2008. 11. 1.

 

 

우리는 터미널에서 19번 시내버스를 탔다. 여긴 버스 색깔이 푸르다. 우리는 성베드로 교회(Saint Peter's Church)를 찾아가는 길이다. 이른 아침이어서 그런지 도시 전체가 조용했다. 터미널에서 한시간 정도만 걸으면 찾아갈 것 같았지만 야간 버스를 타고 이동을 했기에 몸이 무거웠으므로 버스를 타고 찾아가기로 한 것이다.

 

 

 

 

 안디옥 도시 한가운데로 아시(Asi)강이 흐른다. 이 강을 예전에는 오론테스 강이라고 불렀다. 안디옥이아는 도시는 아시 강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발달해 있는 것이다.

 

 

 

 

 지금은 인구 14만 정도의 중소도시이지만 로마제국 시대 때에는 굉장한 번영을 누렸던 도시이다. 아우구스투스가 로마룰 통치할때, 그러니까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는날의 이스라엘에 태어났을 당시 로마제국의 수도였던 로마 인구가 약 100만명 정도였던 모양이다.  

 

오늘날의 서부유럽과 남부유럽 및 아시아의 중동지방 일부와 아프리카 북부로 이루어지는 로마제국 전체 인구를 적으면 약 5천만 정도로, 많으면 1억 정도로 추산하는 모양이다. 세계 인구는 3억에서 5억 정도로 보는 견해가 많다고 한다.

 

당시의 제국내 3대 도시로 로마와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그리고 수리아(=시리아) 속주의 중심도시인 안디옥이 꼽혔다니까 이 도시의 역사와 규모를 대강 짐작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안디옥은 그리 만만하게 여길만한 도시가 아닌 것이다.

 

 

 

 

 버스는 주택가 골목길을 달리기도 하다가 아시 강을 끼고 강변을 달리기도 했다.

 

 

 

 

 운전기사는 아주 쉬운 영어만 할 줄 알았다.

 

"꼬리아?"

"예스!"

"웰컴!"

"댕큐!"

 

초등학교 1학년들의 대화같지만 그래도 이해를 해가며 말이 이어진다.

 

 

 

 

 

 예전에는 도시가 강 건너 산밑에 자리잡고 있었던 모양이다. 저 산 밑쪽으로 유적지가 남아 있다.

 

"마이 파더 앤드 파더, 다이. 코리아~  코리아 굿, 웰컴!"

 

운전기사의 할아버지가 우리나라에서 전사하셨던 모양이다. 그 말을 들으니 나는 가슴이 뭉클해졌다. 잠시 시내버스 안에는 조용한 정적이 감돌았다.

 

 

 

 

 

 "피터 처치, 오케이. 웨이트!"

 

이 정도 영어만 해도 뜻은 다 통한다. 이 버스가 성베드로 교회 부근까지 걸 것이니 안심하고 기다리라는 이야기다. 어설픈 영어지만 마음이 전달되는 작은 말한마디속에 깊은 정을 느끼는 것이다.

 

 

 

 

 

 이제 곧 강을 건널 모양이다.

 

 

 

 

 오론테스 강은 아주 좁고 작다. 안디옥의 외항(外港)격인 셀레우키아는 여기서부터 약 25킬로미터 정도 지중해쪽으로 더 내려가야만 한다.

 

 

 

 

 여기만 해도 남국(南國) 냄새가 진하다. 가로수에서부터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거리에 햇살이 들면서부터 사람들의 왕래가 잦아지기 시작했다.

 

 

 

 

 빵장수가 거리를 지나가고 있었다. 그렇게 시내 여기저기를 훑고 다니던 버스는 마침내 산밑으로 다가서기 시작했다.

 

 

 

 

 이젠 제법 눈에 익은 경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성베드로 동굴 교회는 사진의 왼쪽에 있는 작은 개울 건너편에 있는 바위산에 자리잡고 있다.

 

 

 

 

 

 왼쪽 산 절벽밑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왜 여기까지 찾아와서 절벽밑에까지 기를 쓰고 가보려고 하는 것일까? 그 이야기를 꺼내면 이야기 자체가 한없이 길어진다.

 

 

 

 

 버스운전수는 차를 세우더니 피터 처치를 외쳤다. 우리는 공손히 인사를 하고 내렸고 버스는 우리를 토해 놓더니 산골짜기 속으로 휑하니 사라져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작은 개울을 건너 왼쪽 산기슭으로 건너갔다.

 

 

 

 

 나무 뒤로 벽돌 건물같은 것이 보이지 않는가? 저기가 오늘 우리들의 목적지인 것이다. 목표가 도시의 동쪽 산밑에 있으니 그곳에는 아직 햇빛이 비치지도 않는다.

 

 

 

 

 이제 골짜기 틈바구니 사이로 스며든 햇살이 길가 건물 언저리를 훑어내리고 있는 중이다. 우리는 버스가 지나고 있는 그 부근에서 건너온 것이다. 

 

 

 

 

 바위산에 보이는 동굴들 가운데 어떤 곳은 예배당으로 어떤 곳은 위급시 임시 피난장소로도 쓰였던 모양이다.

 

 

 

 

 대지는 바짝 말라 있었다. 우리가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마른 먼지가 풀석풀석 일어났다.

 

 

 

 

 야생화가 모진 생명을 이어가고 있었다.

 

 

 

 

 개울엔 물한방울 보이지 않았다.

 

 

 

 

 대지에 뿌리내리고 사는 나무나 풀들도 모두 가시를 달고 산다.

 

 

 

 

 이제 조금씩 해가 든다.

 

 

 

 

 여기 건물들도 멋없기는 마찬가지다. 역사적인 건물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옛날 건물을 떠받들고 있던 기둥 같은 것이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었다.

 

 

 

 

 폐허가 되어 아무도 살지 않는 남의 집 마당을 가로지른 뒤  산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올랐다.

 

 

 

 

 저 멀리 안디옥 시내가 한눈에 들어왔다. 여기가 그 유명한 안디옥인 것이다. 

 

 

 

 

 이제 거의 다 왔다.

 

 

 

 

 이 통로만 걸어 올라가면 된다. 우리는 큰 기대를 걸고 부지런히 올라갔었는데......

 

 

 

어리

버리

 

 

 

 

'배낭여행기 > 08 조지아, 터키-두 믿음의 충돌(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소 가는 길 1  (0) 2008.11.04
안디옥 3 - 새로 세운 안디옥교회  (0) 2008.11.03
안디옥 1  (0) 2008.10.31
욥 만나기 2  (0) 2008.10.29
욥 만나기 1  (0) 2008.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