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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8 조지아, 터키-두 믿음의 충돌(完

하란 3 - 하란으로 B

by 깜쌤 2008. 10. 17.

 

  하란(Haran)으로 가기 위해서 시내 중심가를 통과한다.

 

 

 

 

 산르우르파는 벌써 아라비아 냄새가 나는 도시이다. 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에게서 그런 분위기가 감지되었다. 확실히 여기는 어딘지 모르게 아랍적이고 이국적인 것이다.

 

 

 

 

주택가 사이로 난 도로를 지나더니 주유소로 들어가서 기름을 넣기 시작했다. 우리도 잠시 내려 물과 간식거리를 샀다. 주유소 직원들이 아주 친절했다. 그런데 저쪽에서 기름을 넣는 차가 우리나라 회사 차가 아니던가? 

 

 

 

 

 그런 뒤 차는 다시 남쪽으로 향해 달렸다. 론리 플래닛 자료에 의하면 하란까지는 50킬로미터라고 되어 있으니 제법 먼 거리다. 나는 앞글에서 45킬로미터로 적었엇지만 그 책에는 거기에다가 5킬로미터를 더한 거리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원래 여긴 사막지대였단다. 그런데 터키 정부에서는 이 황무지를 개발하기 위한 야심찬 계힉을 수립한다. 그게 바로 터키에서 발원하여 남동부 지방을 흐르는 유프라테스 강과 티그리스 강 중간 중간에 댐을 건설하는 것이다. 아나톨리아 동남부 개발계획이라고 부르는 GAP프로젝트인데 2006년까지 이미 17개의 댐을 건설했다. 원래 계획된 수량은 22개 정도라고 한다.

 

 

 

 

 

이 지도를 보면 더 명확하게 알 수 있겠다.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 강은 터키에서 발원하여 시리아를 거쳐 이라크로 들어가는 국제하천이다. 강 상류에 자리잡은 터키에서 강 중간에 댐을 건설하면 피해는 시리아와 이라크가 입게 되어 있다. 원 속에 들어가는 구역 속에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많은 저수지가 보일 것이다. 그 중에서 가장 큰 것이 아타투르크댐이다. 지도 속에서 푸른 점으로 표시해 두었다. 써클 밖의 푸른 점이 지금 우리가 가는 하란의 위치인 것이다.

 

유프라테스 강에 댐을 건설하는 것은 성경속에 등장하는 예언 내용과도 관련이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함부로 말하기가 뭣하지만 요한계시록에는 유프라테스 강의 상태를 나타내는 귀절이 잠시 등장하는데 현재 유프라테스 강이 그런 모습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아 은근히 신경이 쓰이기도 한다.

 

 

 

 

 아타투르크 댐에서 흘러나오는 생명수가 이 사막지대로 흐르면서 여기는 새로운 옥토로 변하고 있는 중이다. 들판 가득히 밀과 면화 농사가 이루어져 풍요로운 모습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전기도 대량으로 생산되어 터키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있으니 꿩먹고 알먹는 효과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순기능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막지방에서는 예전에 찾아볼 수도 없었던 말라리아가 창궐하기도 하고 환경문제가 발생하기도 하며 시리아와 이라크와는 미묘한 갈등을 불러 일으키기도 하는 것이다. 어쨌거나 가장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은 터키 정부이다. 

 

 

 

 

 길은 시리아 국경으로 일직선으로 나있었다. 아지즈씨는 이런 직선도로에서 시속 130킬로미터로 달리기도 했다. 도로포장상태는 솔직히 평가하자면 별로이다. 내가 봐도 부실공사라는 느낌이 든다.

 

 

 

 

 

 활짝 트인 도로를 달리는 것이므로 속도감 하나는 굉장했다.

 

 

 

 

 마을들은 산등성이와 산자락에 묻어있는 정도이다. 철저하게 가난하게 살던 사람들이 이제는 문명의 혜택을 단단하게 입고 있는 것 같다.

 

 

 

 

 도로를 따라 나있는 수로(水路)로는 맑은 물이 철철 흘러 넘치고 있었다. 우리가 잘 아는대로 메소포타미아강 유역 지방은 물이 충분한 곳이다. 물이 풍부하다고 해서 항상 좋은 일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농사짓는 방법이 서툴면 대재앙으로 다가올수도 있음을 메소포타미아 사람들은 우리들에게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물이 증발하면서 염분을 과도하게 남겨 농사짓기에 알맞았던 땅들이 소금기를 머금은 땅으로 변하면서 나중에는 농사가 불가능한 현상이 발생함을 보여 주었던 것이다.

 

 

 

 

 그런 일이 메소포타미아 지방에서는 수없이 발생했다고 한다. 결과는 빈곤과 사망이 풍요를 대신하여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리카 북부의 지중해 연안도 똑같은 경우는 아니지만 그와 비슷한 사례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제정 로마시대때만 해도 상당한 지역이 밀재배가 가능한 곡창지대였지만 지금은 극도로 황폐해진 곳이 수두룩하다고 한다. 

 

 

 

 밀수확이 끝난 벌판은 황금색으로 남아 있었다.

 

 

 

 

 도로 바로 옆으로 양떼들이 지나다니기도 했다.

 

 

 

 

 태양이 이글거린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창문을 열어두어서 그렇지 벌써 아침나절부터 대지가 달아오르기 시작함을 피부가 감지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참을 직선으로 달려온 자동차는 어느 지점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제 하란까지의 거리는 약 10킬로미터 정도이다.

 

 

 

 

 끝없는 벌판이 양쪽으로 가득히 펼쳐졌다.

 

 

 

 

 이윽고 저 앞에 낯익은 경치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란도 두번째 방문이어서 그런지 예전 기억이 오랜 잠에서 깨어나 꿈틀거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래.  저 앞이다.

 

 

 

 여기가 바로 하란인 것이다. 하란!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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