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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8 조지아, 터키-두 믿음의 충돌(完

아라랏 오르기 3

by 깜쌤 2008. 10. 6.

 

 나는 이 여행기를 쓰면서 이 부분에 와서는 노아의 대홍수에 관해서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조금이나마 해보고 넘어가려고 생각했었다. 창조주 하나님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거나 이미 나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계신 분들은 과학적 근거가 희박한(?) 쓰잘데 없는 이야기를 꺼내서는 되지도 않은 증거를 들이대며 대홍수는 분명히 존재했으니 믿으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지 않겠는가 해서 은근한 거부감을 가지기도 했을 것이다. 

 

또 다른 견해를 가진 분들은 역사의 어느 한 때에 대홍수가 존재했었다는 논리를 내세우는 이야기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솔직한 말이지만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범위가 너무 좁은데다가 지적인 체계도 부족해서 그런 이야기를 함부로 말하고 쓰기가 망설여진다는 것이다. 또 저번 글에서도 밝힌 바 있듯이 이 블로그 속의 다른 카테고리 속에서 충분히 이야기 한 사실이 있기도 하다.  

 

 

  

 

 믿음이라고 하는 것은 한마디로 정의하기도 어려울뿐더러 강요한다고 해서 가져지는 것도 아니기에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힘들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문제의 핵심은 죽고 난 이후의 영혼 구원에 관한 일이지 대홍수의 존재여부를 증명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대홍수 이야기는 성경상에나 나오는 터무니 없는 신화 정도라는 비판적인 이야기를 모두 다 수용한다는 뜻이 아니다. 나는 학창시절에 버틀란드 러셀 경이 쓴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라는 책을 탐독해 본 적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이해하기가 어려웠었다. 왜냐하면 나는 철학적인 용어에 아주 약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러길래 키에르케고르나 칸트,니체 같은 분들의 책읽기에 도전했다가 끝장을 내지 못하고 실패한 것이다. 

 

이제 와서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 자신의 미흡한 언어실력과 이해력 부족이 원인이기도 했지만 번역자의 자질이 문제가 되기도 했었던 것 같다. 알아보기 쉬우면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번역을 해 주었더라면 중간에 포기하는 일은 없었지 싶다. 러셀의 글에 관계없이 지금의 나는 하나님께서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신하고 산다는 것이 예전과 다른 점이다.    

 

 

 

 

 

 인터넷 서핑을 하면서 느낀 것인데 요즘은 워낙 똑똑한 분들이 많아서 그런지 신의 존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분들의 논리가 신의 존재를 믿는 사람들의  논리를 압도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았다. 내가 이 글에서 신(神)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지만 잘 생각해보면 이 용어의 의미에 관해서만도 엄청난 분량의 책을 써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한번이라도 논문을 써보신 분들을 쉽게 이해를 하시겠지만 용어의 정의(定意)부터가 얼마나 힘들고 신경쓰이는 일이었던가? 인간이 사용하는 낱말 하나의 의미를 두고도 명확하게 정의를 해두고 글을 쓰는 것이 기본일진대 보이지 않는 신의 존재유무를 논하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우리 모두가 쉽게 결론을 내린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나는 각자 사람들이 가지는 사고체계를 비판하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는 사람이다. 고등교육을 어느 정도 받은 사람이라면 모두 나름대로의 인식체계에 의해 어떤 주제에 관해서는 상식있는 판단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여기고 싶지만 내가 살면서 겪어본 바에 의하면 꼭 그런 것도 아니었다. 

 

죽음 이후의 세계를 다루는 영혼 구원이나 신의 존재에 관한 문제라면 더욱 더 판단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러므로 모든 것은 개인이 알아서 판단하고 선택할 문제인 것이다.  결국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가 더 진지한 자세로 논리적으로 접근을 해서 판단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싶을 뿐이다.    

 

 

 

 

 

우리는 계속 걸어 올랐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두 시간 뿐이다. 올라가는데 한시간을 쓰고  예배를 드리는데 10분을 쓰고 내려가는데 50분을 쓰면 딱들어 맞을 것이라는 계산을 했다.

 

 

 

    

 그래도 제법 많이 올라왔다. 구름층 밑에까지 가기엔 무리가 따를 것 같았다.

 

 

 

 

 옆 골짜기를 보니까 산에서 내려오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무엇하는 사람들일까? 외국인들은 아니다. 분명히 현지인들인데 짐보따리가 많았다.

 

 

 

 

 말등에는 아이들도 얹혀져 있었다. 건너편 산에서 넘어 오는 길일까?  혹시 그럴는지도 모른다. 예전 론리 플래닛 책자에 의하면 이 산에는 밀수꾼이나 도둑들 그리고 범죄인들이 득시글거려서 함부로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써두었다.

 

 

 

 

 

 아까보다 구름층이 더 밑에까지 내려와서 산을 둘러싼 것처럼 보였다. 구름도 더 두터워진 것 같고..... 저 밑에 까지만 가면 되는데 곤란하게 되었다.

 

 

 

 

 이런 메마름과 황량함 속에도 생명은 살아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짧은 여름을 이용해서 후손을 남기기 위해 모든 생명체들은 최선을 다하는 것 같았다.

 

 

 

 

 참으로 다양한 종류의 꽃들이 살고 있었고.....

 

 

 

 

 엉겅퀴 종류들은 독한 가시들을 곤두세우고 낯선 생물들이 접근하는 것 자체를 경계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지도를 자세히 보면 건너편 아라랏산 까지도 모두 터키 영토내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나는 한때 아라랏산 뒤편은 아르메니아 공화국 땅에 걸쳐져서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물론 이 산 뒤편은 아르메니아 공화국 땅이긴 하다.

 

 

  

 

 

 뻗어나간 가지 끝머리에 꽃이 피는 종류의 야생화는 나도 현재 키우고 있는 중이지만 이녀석 하고는 종류가 조금 다른 것 같았다.

 

 

 

 

 

 바위 덩어리들은 점점 커져갔고 구름층이 있는 장소도 차츰 가까워졌다.

 

 

 

 

 노란꽃.....

 

 

 

 

 연분홍꽃.......  잘 살펴보면 메마른 산언저리 여기저기에 제법 많은 꽃들이 자라고 있었다.

 

 

 

 

 이제 여기 언덕만 올라가서 조금만 더 고도를 높이면 구름 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이제는 우리가 올라온 엘레 마을도 가리워져서 보이지가 않았다.

 

 

 

 

 아라랏 산줄기와 도우베야짓 사이에는 예전에 거대한 용암 줄기가 흘렀던 것이 아니었을까? 사진을 잘보면 그런 사실을 나타내는 증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저 밑 길에 말을 탄 사나이가 한사람 올라오고 있었다.

 

 

 

 

 이 산에는 별별 사람들이 다 존재하는 것 같다. 여기저기 이리저리로 난 길 어느 곳에 어떤 사람이 다니고 있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만큼 산은 크고 광대했다.

 

 

 

 

 

 그는 우리 곁을 지나쳐서 계속 위로 올라갔다.

 

 

 

 

 마침내 우리들은 더 이상 올라가기를 중단했다. 구름이 산 아래로 너무 내려왔기 때문이었다. 시간적으로도 너무 여유가 없었고.......   우리들은 비교적 깨끗한 바위를 골라 성경과 찬송가를 펴서 올려두고 간단히 주일 예배를 드렸다. 오늘이 주일이었으니까......

 

 

 

 

 

 나는 내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다. 그리 많이 산 인생은 아니지만 살아오면서 워낙 신비한 일을 많이 경험해 보았으므로  어지간한 일에는 크게 흔들릴 일도 없지만 이런 산에서 예배를 드린다는 것은 정말 소중한 일이다.

 

하나님께서 더 보여주시기를 거절하신다면 경건한 마음으로 내려가는 것이 피조물인 인간의 도리이리라. 높은 산에 구름이 끼어 허리부분까지 내려오는 것은 산악지대에서는 흔히 발생하는 단순한 자연현상이라면 현상이지만 나는 좀 더 깊은 의미를 지닌 일로 받아들였다. 

 

 

 

 

 

 눈이 덮힌 겨울철에 다시 한번 오면 어떨까 싶다.

 

 

 

 

 그래, 이쯤에서 돌아서 내려가자. 우리는 기념촬영을 하고 돌아서기로 했다.

 

 

 

 

 생김새로 보아서는 틀림없는 무덤이다. 누구의 무덤일까? 인간의 것이 아니라면 혹시 아끼던 짐승의 무덤일까?

 

 

 

 

 언제 만든 것일까?

 

 

 

 

 엘레 마을까지 다 내려오자 개소리가 들렸다. 저수지라고 생각되는 곳 쪽으로 가보고 싶었지만 개소리 때문에 신경이 쓰여 접근하지 않기로 했다.

 

 

 

 

 

 이 험한 산중에도 아이들이 나와서 놀고 있었다.

 

 

 

 

 가축이 있는 곳에는 개가 함께 있는 것 같다.

 

 

 

 그리하여 우리는 다시 도우베야짓 시내까지 데려다 줄 자동차가 기다리는 곳까지 내려 온 것이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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