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위로는 야생화 천지였다. 그렇게 다양한 꽃들이 무리를 지어 마음껏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은 놀라운 경험이었다.
야생화에 대한 지식 밑천이 짧으니 자세히 설명해드릴 길이 없다.
돌틈 사이에서 이렇게 예쁜 녀석들이 자라고 있다니..........
어떤가? 이 정도면 정말 많지 않은가?
호수 가에도 피었고,
너력들 사이에도 피었고,
얼음 덩어리 부근에도 피었다.
그저 푸르디 푸른 하늘을 이고 살면서
마음껏 자랐다.
나는 호수 주위를 둘러 보느라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다.
짙은 보라색꽃이 흐드러졌다.
혼자보기 아까운 광경이 아니던가?
고사리도 보였다.
눈이 얼어붙은 덩어리 밑으로 물이 흘렀다.
이제 곧 눈이 오리라. 이 정도 높이 같으면 9월부터는 눈이 올 것이다.
녹은 모습이 그리스 전사들의 투구 같았다.
밑바닥이 먼저 녹는 모양이다.
늦게 핀 철쭉일까?
건너편 골짜기 산 모습은 구름 때문에 시시각각으로 바뀌고 있었다.
보기보다는 춥다.
이렇게 녹은 물이 호수 속으로 모여들고.......
사방에서 모여든 물로 인해 물이 넘치게 되는 모양이다.
그러면 낮은 곳으로 흘러 넘쳐 빠져나가면서 폭포를 이룬다.
저기가 바로 폭포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앵초일까?
비탈마다 꽃밭이다.
너무도 가혹한 환경이 있는 곳에 자리잡은 꽃밭이다.
어찌 이리도 고운지 모르겠다.
이게 낙원이 아니라면 낙원은 진정 어떤 모습으로 있어야 하는 것일까?
이 꽃들은 누가 봐주는 이 없어도 혼자서 묵묵히 열매를 맺어 후손을 남기고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리라.
아직도 눈얼음이 남아 있다는게 신기할 뿐이다.
호수 그 위로 다시 끝없는 골짜기가 펼쳐져 있었지만 올라갈 엄두를 못내었다.
도대체 이 골짜기의 끝은 어디쯤일까?
짙은 구름이 몰려 오면서 나는 한기(寒氣)를 느꼈다.
이젠 내려가야 한다. 더 오를 수 없으니 내려가는게 낫다. 이 산의 최고봉 높이는 4000미터가 넘는다.
산골짜기 안으로 무엇이 있는지 모르니 돌아서는게 아무래도 낫다.
이제 우리들은 다시 저 구름 밑으로 내려가야 했다.
저 구름 밑으로 말이다.
내려가는 길은 사진 왼쪽 절벽 쪽으로 붙어 있다.
다시 한번 사방을 둘러보고.....
하늘을 본 뒤
짙은 구름이 우릴 감싸기 전에 내려가기로 마음 먹었다.
여기를 언제 다시 한번 더 갈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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