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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8 일본-문화의 꽃:중서부(完)

나라 - 꽃피는 골목 1

by 깜쌤 2008. 6. 19.

  광양호텔의 주인 아줌마는 젊은 분이었는데 아주 친절했다. 내가 어제 저녁에 PC방의 위치를 물었었는데 그녀는 그것을 기억해 두었다가 아침에 그 위치를 그린 종이를 우리들에게 내말어서 감동을 주었다.

 

어쩐 셈인지 일본에서는 컴퓨터방을 찾기가 어려웠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일본이 컴퓨터를 우습게 여길리는 없을 터니 결국은 우리가 눈이 좁았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집에서는 아침에 토스트와 계란과 커피를 주었다. 사실 그 정도만 해도 아침으로 간단하게 때울 수 있으니 너무 고마웠다. 시설이 조금 떨어진다는 것 뿐이지만 따뜻한 정을 느낄수 있었기에 다음에 간다면 또 머물고 싶다. 기차역 가깝지 유적지들과도 가깝지 시장이 부근에 있으니까 사람 구경하기에 좋으니 괜찮은 것이다. 

 

 

 

 배낭을 매고 호텔을 나섰다. 오늘은 담징의 금당벽화로 유명한 법륭사, 즉 호류지를 갈 생각이다. 그런 뒤 밤에는 교토까지 가서 야간버스를 타고 큐슈 섬의 후쿠오카까지 가야하는 것이다. 오늘 하루 일정이 빠듯하게 생겼다.  거리로 나서자 수학여행을 온 일본 아이들이 아침부터 이동을 하고 있었다.

 

 

 

 

 

 나라 도서관 구역 너머로 흥복사의 오중탑이 몸을 드러내고 있었다.

 

 

 

 

 자전거 주륜장에는 자전거들이 열을 지어 정리되어 있었다.

 

 

 

 

 아침이어서 그런지 수학여행을 온 아이들이 여관을 떠나는 장면들이 많이 보였다. 차량이 한대뿐인 것으로 보아 어디 시골 초등학교건마 아니면 고급학교 아이들 같다. 일본의 전통 의상을 입은 여관 아줌마가 아이들을 배웅하는 모습이 특이하다. 나에게는 이 장면이 감동적으로 다가와서 일부러 유심히 살펴보았다.

 

인솔책임자들과 인사를 하고 다시 운전기사와도 정답게 인사를 나누었다. 나도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을 많이 다녀보았지만 이런 식으로 나와서 배웅을 하는 주인은 거의 없었다. 아마 이 학교 어린이들은 나라로 수학여행을 올 때마다 이 여관에 머물지 않을까?

 

 

 

 

 

 사람사이에 정이 있다는 것은 흐뭇한 일이 아니던가?

 

 

 

 

 형님과 나는 나라마치를 걸어서 JR나라 기차역으로 가기로 했다.

 

 

 

 골목을 나오니 곧 큰길이 되었다.

 

 

 

 

 오중탑 밑으로 불빛이 비치던 여관이 바로 저 건물이다.

 

 

 

 

 원택지 옆을 지났다. 아침에 보니 한결 더 돋보인다. 제법 물이 오르기 시작해서 파릇한 가지를 휘이 늘어뜨린 수양버들이 다소곳하다.

 

 

 

 

바람없는 아침이어서 그런지 호수가 더욱 더  잔잔했다.

 

 

 

 

 거북이들도 아침부터 통나무 위로 올라와서 해바라기를 즐기고 있었고......

 

 

 

 

 잡초 사이에 개양귀비꽃이 고운 자태를 드러냈다.

 

 

 

 

 골목을 한참 따라 걷다가 안내도와 마주쳤다. 일단 안내도를 보고 위치 파악을 한 뒤 걸었지만 이내 우리들이 무엇인가를 잘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길을 잘못 든 것이다. 이럴땐 빨리 원래자리로 돌아가야하지만 워낙 단순한 시가지이므로 골목길을 더 가보기로 했다.

 

 

 

 

 골목에 자리잡은 집들 앞에는 꽃이 많았다. 내가 야생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니 도리어 더 잘된 일이다. 떡본 김에 제사 지내고 화투짝 주은 김에 고스톱 친다는 심정으로 본격적인 골목 탐방에 나섰다. 등에는 무거운 배낭을 짊어졌지만 꽃구경하는 즐거움이 배낭의 무거움을 상쇄시키고도 남았다.  

 

 

 

 

 뭐가 이렇게 큰 꽃잎을 가졌던가? 고향 시골 기차역에서 부용꽃을 본 이래로는 처음이지 싶다.

 

 

 

 

 이것은 불두화일까? 수국일까?

 

 

 

 

 아이쿠, 오늘 살판 났다.  이거리에는 집집마다 꽃 천지다. 내가 죽고 못사는 꽃천지다.

 

 

 

 

 감국일까? 데이지일까? 하여튼 이 사람들의 꽃키우는 솜씨도 보통이 넘는다. 

 

 

 

 

 

 주택가 쓰레기는 이렇게 처리하는구나 싶다.

 

 

 

 

 둥굴레 잎무늬 변이종일까? 나도 이와 비슷한 것을 집에서 키우고 있는데.....

둥굴레인지 아닌지는 확실히 모르겠다.

 

 

 

 

 이것은 또 뭐란 말인가? 별 요상한 것을 다 달아두었다. 무엇인지 몰라서 그냥 넘어갈 수밖에 없다. 나라 골목도 교토 골목만큼 흥미진진하다. 재미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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