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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8 일본-문화의 꽃:중서부(完)

나라 - 약초산 1

by 깜쌤 2008. 6. 15.

와카쿠사야마(若草山 약초산)는 그리 높은 산이 아니다. 겉에서 보기엔 별것 아니다. 하지만 속으로 들어가면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이 산이 놀랍게도 일본의 천연기념물인 동시에 세계유산에 등재되어 있는 것이다. 높이라고 해봐야 342미터 정도이니 동네 뒷산 정도로 여겨도 될 지경이다.

 

산 정상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다가 보면 아주 조용한 찻집으로 들어가는 길이 나온다. 차 마실 일도 없었지만 호기심으로라도 한번 들어가보게 생겼다. 이런 숲속 한가운데 자리잡은 찻집은 어떤 분위기일까 그게 궁금했던 것이다.

 

 

 

 

 

 주도로에서 아주 조금만 살짝 벗어나 걸어가보면 숲속에 자리잡은 찻집이 나온다. 너무 고요해서 사방엔 바람소리와 새소리 뿐이다. 여름이면 물소리도 제법 들릴 것 같다.

 

 

 

 

 녹음이 워낙 짙어서 그런지 벌써 외등을 조금 밝혀두었다. 일본인들의 습성으로 보아  어두어지면 자동으로 낮은 밝기로라도 켜지도록 한 그런 외등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가도 속에서 나오는 인기척은 없었다. 열려진 저 문으로 들어가면 주인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우리도 굳이 들어가 볼 생각은 없었기에 조용히 물러나왔다.

 

 

 

 

 건물이 만들어내는 어둠과 밝은 신록으로 가득찬 숲이 어우러져 묘한 대조를 이루었다.

 

 

 

 이 건물은 아마 살림집이 아닐까 한다. 이런 집이 좋긴 하지만 너무 고요한데다가 어딘가 음습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매력이 떨어지고 말았다.

 

 

 

 우린 다시 돌아나왔다. 사진속에 보이는 왼쪽길로 다시 걸어갔다. 이젠 본격적으로 산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지난 겨울에 떨어진 나뭇잎들일까? 아니면 신록이 돋아나오면서 밀려 떨어진 잎들일까? 신록 우거진 산에서 곱게 깔린 낙엽을 본다는 사실 자체가 흥미롭다.

 

 

 

 살이 통통하게 붙은 일가족 전체가 걸어 내려오고 있었다. 그사람들은 우리보다 한 5분 먼저 올라간 사람들이었는데 돌아나오는 것이다. 가벼운 인사를 하고 헤어진다.

 

 

 

 

 산에는 원시림같은 숲이 울창하다. 아름드리 나무가 빽빽해서 짙은 그늘을 만들어 두었다.

 

 

 

 

 산책로 길가의 나무에게조차 이끼가 가득 묻었다. 우린 이 길을 천천히 걸어올라갔다.

 

 

 

 

 이 산의 원시림이 천연기념물로 정해져 있다니 결코 만만한 존재가 아닌 것이다. 천연기념물이 있는 산이라고 해서 다 대단한 것은 아니겠지만 아래에서 보면 별것 같지도 않은 산인데 막상 들어와 보니 보통내기가 아니어서 놀라웠다.

마치 경주 남산처럼.....

 

 

 

 

 정상까지 1.2킬로미터가 남았다. 사실 이월당이나 삼월당에서 걸어도 그리 먼거리는 아니다. 그냥 슬금슬금 걸어오르면 되는 아주 가벼운 산길이므로 부담 가질 이유가 없다.

 

 

 

 

 말레이지아의 티오만 섬을 횡단하며 본 울창한 정글 숲과 조금 닮았다.

 

 

 

 인적도 거의 없고 호젓해서 사색하며 걷기에는 너무 좋았다. 여기가 일본이므로 산길이나마 안심하고 걷는 것이다. 치안상태는 일본과 우리나라가 아시아에서는 최고가 아닐까 한다.

 

 

 

 

 그렇게 슬금슬금 오르다 보니 주차장을 만나게 되었다. 산 정상 부근에서 주차장을 만나리라고는 미쳐 생각을 하지 못했다.

 

 

 

 51번 버스는 투어용 버스인가 보다. 안내원인듯한 아가씨가 할머니들에게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나라시내의 관광지를 도는 버스가 있다고 들었는데 바로 그 버스인가 보다. 노인들이 쉽게 차를 타고 내릴 수 있도록 작은 발판을 마련해둔 배려가 돋보인다.

 

 

 

 

 버스와 승용차들이 서는 주차장에서 정상으로 난 길가에는 등이 밝혀져 있었다. 저녁이 가까워짐에 따라 조금씩 어스름이 깔리는 듯 했지만 서둘러 보고 내려가면 아무 일이 없을 것 같았다.

 

 

 

 

 이제 거의 다 온것 같다. 저기를 가면 나라시 전체가 내려다 보일지 모른다.

 

 

 

 시내를 내려다 보기 좋은 장소에는 청춘남녀가  젊은이들만이 가지는 특권을 마음껏 누리고 있었다. 이름하여 데이트....... 

 

 

 

 산밑으로 펼쳐진 나라 시의 대강이 눈에 쏘옥 들어왔다.

 

 

 

 약초산의 전체 모습이 훤하게 드러났다. 아까 밑에서 보던 첫번째 언덕은 보이지 않았지만  전체구조는 대강 짐작이 되었다.

 

 

 

 

우리가 걸어 올라온 옆쪽 산으로는 너도밤나무들이 군락을 이루었는데 꽃이 활짝 피어서 독특한 아름다움을 선사해주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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