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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8 일본-문화의 꽃:중서부(完)

나라 - 2월당 3월당 1

by 깜쌤 2008. 6. 13.

 동대사를 빠져 나오면 왼쪽으로 산이 보일 것이다. 밑에서 보면 언덕으로 보인다. 그 길로 꼭 한번 올라가보시기를 권한다. 그냥 휙 돌아나가면 손해다. 급하면 그냥 나가도 되긴 되지만 돈 아깝지 않은가?

 

 

 

 

 

 언덕길이라고 해도 크게 가파른 것도 아니니 슬슬 발만 옮기면 된다. 조금만 오르면 사자상이 당신을 맞이할 것이다. 이런 것은 아무리 봐도 일본 스타일이 아니다. 사자모습과 코끼리, 그리고 커다란 법륜(法輪)..... 어디서 많이 본 모습이 아니던가?

 

세계사를 조금만 신경써서 배운 분 같으면 단번에 인도 아쇼카왕의 석주(石柱)를 떠 올릴 것이다. 그런데 그게 왜 여기 와있지? 아쇼카왕은 마우리아 왕조의 3대 왕이다. 그의 할아버지 찬드라굽타는 마케도니아 출신의 알렉산더 대왕과 전투를 벌여 인도침략을 단념케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찬드라굽타가 마우리아 왕조(=일명 공작왕조)를 열었고 전성기를 열었던 것이 아쇼카왕인데 불교에서는 그를 아육왕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아쇼카왕이 불교에 귀의하여 불교를 권장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아니던가? 그의 통치시대에 석주를 만들어 중요한 곳에 세웠는데 사진에 보는 것과 같은 모습이다.

 

일본 불교의 위력은 대단한 것 같다. 비록 모조품이라고는 하지만 인도로부터 받은 것인 모양이다. 바로 밑에 나오는 사진은 스리랑카 불교계와의 교류를 나타내는 증거품인 것 같다. 

 

 

 

 

 

 

 국력이 자라면 종교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모양이다.

 

 

 

 

 

 언덕을 오르면 종각이 나타난다. 제법 규모가 크다. 여기에도 아이들이 다녀갔다. 그런 아이들은 제법 알차게 수학여행을 하는 것이리라.

 

 

 

 

 

 종각 부근에서 한숨을 돌리고 나서 다시 위로 걸어올랐다.

 

 

 

 

 드디어 2월당이라는 표지가 나타난다. 2월당이 있으면 삼월당도 있어야 할테고 4월당도 존재해야 할 것 아니겠는가? 그렇다. 분명히 있다. 석등 안쪽에 한지 비슷한 종이를 발라 두었다. 석등의 용도가 저런 것이었을까?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로 올라가는 계단 양쪽으로 석등이 가지런하게 줄을 섰다. 많다.

 

 

 

 

 석등에다가 밤에 불을 밝히면 분위기 하나는 은은하겠다.

 

 

 

 

 저 위에 올라가면 무엇이 있을 것 같은가?

 

 

 

 

 동대사 부근은 거대한 사찰단지라고 보면 된다. 여기에도 절,저기에도 절, 저만큼엔 신사, 그 너머에도 신사..... 뭐 그런 식이다. 산 기슭 전체가 크고 작은 절과 신사로 덮여 있다고 봐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내가 사진을 찍으려고 하자 내 앞을 지나던 초등학생 하나가 고개를 숙여 지나갔다. 나는 그 모습에서 일본 아이들의 교육상태를 짐작했다. 우리나라 아이들 같으면 어림도 없는 동작이다. 중고등학생도 마찬가지고 교양없는 어른도 저런 행동은 못하는 법이다.

 

저런 작은 차이가 일본과 우리나라 사이의 차이를 만들어나가는 것 같다. 나는 요즘들어 교육의 목표와 목적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한다. 젊어서부터 이런 고민을 진지하게 했더라면 좀 더 나은 선생이 될뻔했겠지만 이제사 이런 생각이 드니 그동안은 너무 철없이 살았다.

 

 

 

 

 

 참 신기한것은 저렇게 핸드마이크를 들고 설명을 한다고 하지만 그 소리가 크지는 않다는 것이다. 나 같으면 어떤 식으로 할까를 고민해보았다. 이제 나는 사진의 왼쪽 건물 2층 난간으로 올라가서 나라시를 내려다 보려고 한다. 저기서 보는 경치는 놓치면 안된다.

 

 

 

 

 

 아이들이 떠나고 나자 순간의 정적이 찾아왔다. 일본 아이들은 크게 떠들지 않으므로 관람하는데 부담은 되자 않았다.

 

 

 

 

 

 이 건물이 4월당이다. 재미있다.

 

 

 

 

 아주 단정하게 정리를 해두었다.

 

 

 

 

 돌비석들 중 상당수는 최근에 만들어진 것이었다. 어떤 비석들은 기부자의 헌금액등이 적혀있는 것도 있었는데 보기가 좀 그랬다.

 

 

 

 

 

 2월당으로 오르면서 아래를 돌아본 모습이다. 아이들이 모여서서 있는 곳이 4월당 건물이다.

 

 

 

 

 샘물 뒤로 붉은 도리 비슷한 것이 보였다. 도대체 여기가 절인지 신사인지 모르겠다.

 

 

 

 

 

 소원을 적어 달아놓은 회마도 보이고..... 국자도 보이고....

 

 

 

 

 

 나무 조각이 제법 정교했다.

 

 

 

 

 난간을 오르면서 아래를 보면 동대사 대불전의 지붕이 보이고 그 너머로 나라시가 보였다.

 

 

 

 

 걸어 올라온 곳이다. 4월당도 보이고.....

 

 

 

 

 

 여기가 2월당 난간이다. 이월당을 일본식 발음으로는 니가쓰도라고 한단다. 이 난간에서 꼭 나라 시내쪽을 내려다 보시기 바란다. 청수사에서 교토 시내를 보는 즐거움과 같은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나는 여기에서 작년 8월에 돌아가신 선친을 생각했다. 아버지께서 일하시던 곳이 도대체 어디쯤인지는 모르지만 나라시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이렇게라도 찾아와 볼줄 알았더라면 지명이라도 들어놓을걸 그랬다.

 

 

 

 

 아쉽다. 너무 아쉽다. 그런 것 하나 자세히 알아두지 않고 정성껏 들어놓지 않은 불효스런 내가 너무 못나보였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솟구쳐 올랐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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