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배낭여행기/08 일본-문화의 꽃:중서부(完)

나라 - 여관 구하기

by 깜쌤 2008. 6. 10.

 새날이다. 아침도 못먹고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했다. 배낭여행자들의 짐은 간단하다. 주섬주섬 싸서 배낭 속에 넣기만 하면 되니 쉽긴 하지만 그것도 요령이 필요하다. 배낭을 매고 교토 역으로 갔다. 역 앞단 위에서 날고 있던 아톰 녀석이 우리를 환영해주었다.

 

 

 

 

 우리는 오늘 나라로 갈 생각이다. 나라에 갔다가 내일 저녁에는 다시 교토로 돌아와서 하카다(후쿠오카)로 가는 야간 버스를 타야한다. 그러자면 후쿠오카로 가는 버스표를 미리 확보해야만 했다. 교토역에 있는 일본관광여행사를 찾아가서 후쿠오카행 야간 버스표를 사야하는데 10시가 되어야 문을 연다고 한다.

 

할수없이 10시까지 기다려야했다. 그동안 형님과 나는 아침을 먼저 먹기로 했다. 교토 역 1층에 있는 빵집에 가서 빵을 사서는 자리에 앉아 먹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들처럼 아침을 해결하고 있었다. 그런 뒤 여행사에 가서 고속버스 표를 샀다. 나이든 얼굴 검은 직원은 버스타는 장소가 JR교토역 반대편에 있다고 몇번씩 되풀이해가며 이야기를 해주었다.

 

  

 

 

 

 거금 10500엔을 주고 버스표를 구한 뒤 이번에는  긴키(近畿 근기)철도를 이용해서 나라로 가기 위해 긴데츠 역을 찾아 갔다. 저번에 이야기한대로 일본에는 사철(私鐵)이라는게 있다. 개인이나 회사가 운영하는 철도회사는 사철이고 국철을 매각하여 공기업화 하는 식으로 운영하는 것은 JR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철도는 철도공사라는 공사가 운영하고 있지 않은가? JR도 그런 식으로 보면 이해하기가 쉽다.

 

나라에는 기차역이 두개가 있다. 하나는 JR나라역이고 하나는 긴데츠 나라 기차역이다. 당연히 나라로 가는 기차 선로도 두개가 되는 셈이다. 우리는 지금 사철을 이용하려고 한다. 나라가는데는 그게 더 요금도 헐하고 기차도 자주 있으며 쉽단다.

 

교토에서 나라까지 가는데만 기차 요금이 610엔이다. 6000원이라는 거금이니 한푼이라도 절약해야 했다. 긴데츠 교토역은 교토역 청사 속에 같이 있다. 한쪽 구석에 있긴 하지만 조금만 수고해서 찾아가면 되므로 염려할 것도 없고 번거로울 것도 없다.

 

  

 

 

 

 우리는 아톰의 환송을 받으며 긴키역으로 향했다. ATOM! 우주소년 아톰을 아시는가? 데즈카 오사무가 창조해낸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다. 나는 어렸을때 아톰이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것으로만 알았다. 데즈카는 1928년생인데 오사카대학을 졸업한 의학박사 출신이라고 한다. 이젠 죽은 사람이다. 아톰의 배웅을 받으며 우린 교토를 떠났다. 물론 다시 돌아오지만 말이다.

 

 

 

 

 일본 초등학교 아이들이 줄을 서서 역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녀석들의 초롱초롱한 눈이 귀엽기만 하다.

 

 

 

 

 어떤 사람들은 엄청난 지진이 일본을 강습하여 일본 열도가 물속으로 가라앉기를 원하더라만 나는 그런 것을 바라고 싶은 마음이 없는 사람이다. 내가 항상 옳고 상대가 절대악이라고 단정할 때 그런 생각은 가능하다. 우리의 조국인 대한민국이 절대선이고 일본이 절대악이라면 그런 엄청난 일을 바랄 수 있겠지만 과연 그럴까?

 

오해하시지 말기 바란다. 지금 내가 일본편을 드는게 아니다. 우리는 그만큼 더 깨끗하고 더 정직하고 절대선을 행하며 바르고 옳바르게 살고 있는 것일까? 왜인들이 우리에게 한 짓을 생각하면 결코 용납하고 싶은 생각이 없지만 역사는 역사이고 현실은 현실이며 삶은 삶이고 생명은 생명인 것이다.

 

 

 

 

 

 일본에도 순수한 동심을 지닌 어린 아이가 존재하며 선한 사람들이 존재하고 가족과 가정을 이루고 사는 1억 이상의 사람들이 있다. 나는 일본이라는 국가는 정말 싫어한다. 그러나 모든 일본인이 다 나쁜 것은 아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회사 삼성이 일본의 소니를 이겨내듯이 우리나라도 일본에게 앞서나가며 이기는 모습을 보고 죽고 싶다는게 나의 소박한 꿈이다.

 

 

 

 

 

감정이 이성보다 앞서면 실수하기 쉽다. 그들을 이겨낼때까지 냉정한 자세로 배우고 또 배우고 노력하고 또 노력해야  할것이다. 나는 일본 제품을 거의 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집에는 일제 제품이 하나 있다. 일제 파이오니어 오디오 시스템이다. 컴퓨터에 연결해두고 매일 음악을 듣는다.

 

하지만 돈주고 산 것이 아니다. 주은 것이다. 주은 것이라고? 그렇다. 분명히 주웠다. 내가 근무하는 학교 교실에 나는 국산 오디오 시스템을 하나 가져다 두고 있다. 당연히 그것을 이용하여 수업에도 쓰고 시간이 허락하면 가끔씩 음악을 듣기도 한다. 단언하건데 음질은 일제가 훨씬 낫다. 그게 일본의 실력이고 현주소라고 생각한다.

 

내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일제 디지털 카메라를 사서 쓴다. 당연히 나는 철저히 국산 상표를 가진 제품을 쓴다. 앞으로도 이런 마음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내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독도 문제를 이야기하며 흥분을 한다. 나도 독도 문제가 나오면 열을 받기는 마찬가지다. 그럴때마다 나는 흥분하고 열을 내는 그분들이 평소에 어떤 제품을 즐겨 쓰는가를 살펴둘 때가 있다. 

 

살펴본 결과는? 기가 찰때가 많다. 어허허허허허허~~ 그냥 우습다. 너무 우스워서 허탈하다. 그러면서 일본을 이기겠다고?      

 

  

 

 

 괜한 소리를 했다. 나는 속내 드러내기를 싫어하는 사람이다. 특히 이런 공간에서는 더욱 더 그렇다. 아고라 토론방에 댓글 달리는 것을 보면 끔찍하다 못해 무서울 지경이다.

 

나는 일제 좋아하는 사람들을 매도하고 욕하고 싶은 생각이 조금도 없는 사람이다. 내가 남을 비판하고 욕하고 정죄할만큼 도덕적으로 깨끗하고 정결한 사람이 아니며 잘난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생각을 하며 플랫폼으로 나왔다. 여러 방면으로 가는 기차들이 대기하고 있기도 하고 시간이 되면 떠나가기도 했다.

 

 

 

 

 기차들 색깔과 디자인이 참으로 다양했다.

 

 

 

 우리가 산 기차표이다. 목적지 이름이 적혀있지 않고 요금이 적혀있다.

 

 

 

 

 기차가 도착할때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꾸역꾸역 쏟아져 나왔다.

 

 

 

 

 사철회사들은 프로야구팀을 하나씩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긴테츠 버팔로즈가 생각났다. 예전 이야기다.

 

 

 

 

 저 아가씨는 뭘 사려는 것일까? 일본 아가씨치고는 하체가 길었다.

 

 

 

 

 드디어 우리가 타고 가야할 차가 들어왔다.

 

 

 

 색깔도 매혹적이다.

 

 

 

 

 우리나라 지하철 마냥 서로 마주보도록 된 좌석이 늘어선 차량이었다.

 

 

 

 

 기차는 정시에 출발했고..... 도시지역을 빠져나와 농촌 지역을 조금 지나 이윽고 긴테츠 나라역에 도착했다. 소요시간은 한시간 정도 생각하면 된다. 아까 아톰을 봐서 그런지 이번에는 저 여자분을 보며 은하철도 999를 떠올렸다. 내가 완전히 왜색화된 인간이라는 느낌이 든다.

 

 

 

 

 

 집찰구를 빠져나오니 나라역 광장이 되었다. 여기가 긴데츠 나라(奈良 내량)기차역이다,  

 

 

 

 

 잘 아시다시피 나라는 경주와 비슷한 분위기를 가진 도시라고 생각하면 틀림없다. 서기 710년부터 서기 784년까지 일본의 수도였던 도시인 것이다.

 

 

 

 

 나라역을 나오면 커다란 도로가 보일 것이다. 노보리오오지 거리인데 그 거리만 확인하면 여행 끝이나 다름없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는 분들은 아래 지도를 보시기 바란다.

 

 

 

 

 

 지도를 보면 중간 부근에 동그라미를 해두고 빗금을 그어둔 곳이 있을 것이다. 그 부근에 긴테츠 나라역이 보인다. 그 앞거리 이름이 노보리오오지 거리다. 붉은색 동그라미 속에 코오후쿠지라고 되어 있는 곳이 흥복사(興福寺)이다. 그러면 다 된 것이나 다름없다. 

 

동그라미 12번 밑에 보면 작은 저수지가 보일 것이다. 그 부근으로 호텔이 몰려 있으니 숙소를 정하면 된다. 그런데 우리는 그 설명을 잘못알아듣고 거리를 따라 올라가다가 흥복사 경내를 가로질러 시내로 들어갔다. 그러니 괜한 고생을 한 셈이다.

 

 

 

 

 긴테츠 나라 역 건물 바로 앞은 도로이다. 역사를 나오기 전에 관광안내센터를 가서 가격 헐한 여관을 소개 받았다. 하룻밤에 4만원대 호텔을 구한다고 했더니 광양호텔을 추천해 주었다. 이제는 찾아가면 된다.

 

 

 

 

 흥복사 경내를 가로질러 걸어가다가 사슴떼를 만났다. 그 유명한 나라의 사슴들인 것이다.

 

 

 

 

 여학생들이 사슴떼에 둘러싸여 먹이를 주고 있다가 카메라를 들이대자 환하게 웃어주었다. 소녀들의 웃는 얼굴은 언제봐도 귀엽다.

 

 

 

 

 드디어 여관을 찾았다. 호텔이라기보다 그냥 여관이다. 그렇다고 해서 일본 전통 여관은 아니다. 시설도 조금은 후진 여관이었지만 그런대로 깨끗했다. 1인당 3800엔을 주고 머물기로 했다. 젊은 주인 아줌마가 아주 친절했다. 배낭을 벗어두고 나서 저녁에 돌아오겠다고 했다.

 

일본 여관들의 체크인 시간은 보통 오후 4시 넘어서 이루어진다고 보면 틀림없다. 그러니 배낭만 마루에 벗어두고 나온 것이다. 이젠 점심을 먹으러 갈 차례다. 그런 뒤 중요한 유적지를 볼 것이다.

 

 

 

 

 

 여관방도 구했으니 이젠 발걸음이 가볍다. 쿄토에서 싼 숙박시설을 이용할 수만 있다면 교토에 머물면서 나라를 다녀오는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우리는 교토를 벗어나는게 숙박비를 줄이는 형편이었으므로 교토를 떠나온 것이다.

 

 

어리

버리

 

 

 

 

'배낭여행기 > 08 일본-문화의 꽃:중서부(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라 - 흥복사 2  (0) 2008.06.12
나라 - 흥복사 1  (0) 2008.06.11
교토 - 역부근 구경  (0) 2008.06.10
교토 - 역부근 골목구경 2  (0) 2008.06.09
교토 - 역부근 골목구경 1  (0) 2008.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