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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8 일본-문화의 꽃:중서부(完)

교토 - 은각사 1

by 깜쌤 2008. 6. 4.

 

긴가쿠지(銀閣寺 은각사)! 은각사가 있으면 당연히 금각사도 있어야 한다. 금각사는 나중에 소개하기로 하고 지금은 은각사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기로 하자.  여기가 입구다. 우리는 남선사에서 <철학의 길>을 따라 걸어왔다. 보통은 은각사라고 부르지만 어떨땐 자소사(慈昭寺 지쇼지)로 부르기도 하는 모양이다.

 

 

 

 

 

 입구의 모습이다. 저 문으로 들어서면 된다.

 

 

 

 

 높은 생울타리 사이로 나있는 길을 따라가면 된다. 이런 식으로 입장을 유도하는 것도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동백나무와 다른 나무가 섞여 있는 제법 참한 울타리인 것이다.

 

 

 

 

 온 길을 잠시 돌아다 보았다. 우리는 저 끝에서 온 것이다. 크게 긴 거리는 아니다.

 

 

 

 

 표를 사서 들어가 본다. 무료 입장은 아니다. 은각사는 1482년 아시카가 바쿠후의 8대 장군(쇼군)이었던 아시카가 요시마사(足利義政 1449~1473)가 자신의 별장으로 짓기 시작한 것이 시초라고 한다. 위치는 쿄토 동부 동산부근이니 내가 봐도 괜찮은 곳에 자리잡았다고 할 수 있겠다.

 

1482년이라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처음 발견(?)한 해로부터 따져 10년 전이라고 보면 된다. 그로부터 약 백년뒤에 임진왜란이 발생하는 것이니 건축연대가 대강 이해될 것이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모두들 역사에 관한 한 도사급이라고 생각하는데 함부로 요령을 흔들었으니 내가 지은 죄가 크다.  

 

 

 

 

 모래 위에 놓여진 돌 하나! 모래벌판 위의 바위하나! 이런 형상을 가지고 온갖 것을 유츄해내고 거기에서 아름다움까지 찾아내는 것이 일본 정원의 최고수준이라고 한단다. 어찌보면 아이들 장난같지만 그게 일본인들의 의식구조 가운데 한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니 분명히 장난은 아닌 것이다.

 

 

 

 

 

 앞에 보이는 담장 안이 은각사의 핵심지대이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입장을 하게 되어 있다. 제법 오밀조밀하게 구조를 만들어 둔 셈인 것이다.

 

 

 

 

 입구라고 생각하기 쉬운 그 부분을 더 크게 찍어 본 사진이다. 은각사의 전체적인 느낌은 검박하다는 것이다. 내눈에 그렇게 비쳐졌다는 말이다.

 

 

 

 

 흰 벽 앞으로 뻗은 소나무 가지와 이파리가 예술적이다. 나는 이런 분위기가 좋다.

 

 

 

 

 입구를 들어서서 방향을 틀면 드디어 이런 모습이 등장한다. 모래판 앞에 2층 누각이 나타나야 하지만 지금은 수리 중이다. 그러니 너무 아깝다. 지금 사진의 왼쪽에 등장하는 건물이 본당(本堂)이다.

 

 

 

 

 본당마루에 사람들이 앉아서 은사탄(銀沙灘)을 감상하는 중이다. 탄(灘)이라면 여울을 의미하는 말이다. 은사탄! 제법 그럴듯하다. 도시에서 자란 사람들에게는 은사탄이니 금사탄이니 하는 말들이 가지는 정감을 이해하기가 꽤나 난해하지 싶다. 나는 금모래 은모래가 지천으로 깔린 모래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이니 그런 것을 이해하는데 제법 익숙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은사탄 앞쪽으로는 정원이 펼쳐져 있다. 물이 고인 작은 못을 금경지(錦鏡池)라고 부른다. 비단거울못이라.....

 

 

 

 

 은사탄과 금경지 사이에 모래덩이가 하나 덩그렇게 놓여져 있는데 그게 바로 향월대(向月臺)이다. 주변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듯이 보이는 저 모래덩어리가 가지는 오묘한 이치를 내가 어찌 알리요마는 하여튼 충격으로 다가온 것이 사실이다. 나쁘게 말하자면 얘들은 지금 모래와 바위를 가지고 장난치고 있는 것이다.

 

 

 

 

 가래질을 잘 해놓은 모래가 의미하는 것은 바다인지도 모른다. 바위는 그렇다면 섬일까? 작은 나무가 심겨진 구역은 더 큰 섬이라는 말인가?

 

 

 

 

 오묘하고 난해한 의미를 내가 깨닫기에는 무리가 간다.

 

 

 

 

 많은 외국인들이 멍하니 앉아서 생각에 잠겨 있었다. 나도 잠시 대청에 걸터앉아 피로를 녹였다. 그리고 생각에 잠겨보았다.

 

 

 

 

 어찌보니 우습고 어찌보니 진지함이 다가오기도 한다.

 

 

 

 

 본당 벽면을 장식한 그림인데 유명하단다. 오사카 출신의 요사 부손(與謝蕪村 여사무촌 1716 - 1783)이 그린 그림이라고 한단다. 단순화한 여백의 미가 묘하게 느껴졌다.

 

 

 

 

 은사탄의 모습이다.

 

 

 

 은사탄 옆으로는 정원을 둘러볼 수 있는 길이 나있다.

 

 

 

 

 공사를 위해 보호막을 쳐놓은 것이 은각사의 핵심인 은각(銀閣)이다.

 

 

 

 

 은사탄, 향월대의 모습이 대충 짐작될 것이다.

 

 

 

 

 우리가 걷는 길에서 마주친 많은 여성들 가운데 확실하게 눈에 들어온 예쁜 아가씨들이다. 알고보니 한국인들이었다. 우리 아가씨들이 일본 아이들보다 예쁘고 덩치가 크고 늘씬하다는 것은 나 혼자만 느끼는 감정이 아닐 것이다.

 

 

 

 

 은각사 속에는 건물이 많은 것도 아니다. 어찌보면 아주 단순한 건물배치이다. 은각, 본당, 동구당, 그 정도 아니던가? 그외 다른 건물도 물론 있긴 하지만....

 

 

 

 

 본당 바로 옆에 자리잡은 동구당(東求堂)이다. 위에서 말한 그런 건물들은 모두 일본의 국보로 정해져 있다고 한다. 보시다시피 모두들 목조건물들이다.

 

 

 

 

 아기자기하게 꾸민 작은 정원이 호젓함을 더해준다. 실제로 은각사 바로 옆은 산이어서 바람소리와 새소리가 그득하다.

 

 

 

 

 절 규모로 보아서는 평범하지만 알려져 있는 지명도로 보자면 결코 만만한 존재가 아닌 것이다.

 

 

 

 

 정원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그런 것들이지만 일본 정원이라는 이름으로 세계적인 지명도를 더해가고 있지 않은가? 이런 것이 국력의 힘이고 문화의 힘일 것이다.

 

 

 

 

 잉어는 어디에나 흔하다. 그러나 비단잉어는 일본이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붕어도 일본인들이 개량시킨 금붕어가 유명하지 않은가? 본사이로 알려진 분재는 어떤가? 모래와 돌로 장난친듯한 정원은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나라 울진 봉화 지역의 첩첩산중에 자리잡은 금강송은 세계적인 고급 소나무로 명성이 자자하지만 어떻게 하면 일반화시킬 수 있을 것인지를 고민해봐야 할때가 된 것 아닐까?

 

 

 

 

 소나무 가지 사이로 은사탄의 흰모래가 여인의 뽀얀 속살처럼 눈 앞으로 다가왔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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