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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8 일본-문화의 꽃:중서부(完)

교토 - 철학의 길 1

by 깜쌤 2008. 5. 31.

 난젠지(남선사)를 보고 나온 P형님과 나는 아까 갔던 길을 되짚어 걸었다. 이젠 철학의 길을 걸어볼 셈이다. 그 길을 걸어서 은각사에 가는 것이다. 일본의 골동품 가게 모습이다.

 

 

 

 

 지금 보이는 이 산이 교토 동쪽을 둘러싼 산이다. 일본인들은 교토를 두고 예전부터 라꾸(洛)라고 불렀던 모양이다. 그래서 교토 시내를 구별할때 낙동,낙서, 낙북, 낙남, 낙중(洛中)하는 식으로 부르기도 하는 모양인데 지금 우리는 낙동 지역을 둘러보고 있는 셈이다.

 

 

 

 

 아까 지나면서 본 커피숍이다.  이 건물 앞에보면 철학의 길이라는 표지석이 보인다. 

 

 

 

 이 사진을 보면 확실하게 알게 될 것이다. 왜 철학의 길이라고 하는 것일까? 1910년대부터 1920년대에 걸쳐 교토제국대학에서 철학을 강의했던 니시다 기타로[西田幾多郞]  교수가 깊은 사색을 하며 걸었던 길이라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사실 나는 그 양반에 대해 잘 모른다.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아본 결과 토쿄대학을 나왔다고 하니 당대의 수재였던 것은 확실하다.

그리고는 교토에 와서 교토제국대학교의 철학과 교수로 봉직을 했다니 일세를 풍미한 철학자라고 해도 크게 틀린말은 아닐 것이다.

 

내가 중학교를 다닐때 교장선생님께서 동경(토쿄)제국대학을 졸업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정도 학벌이라면 구별하기를 좋아하는 어떤 독한 분들의 기준으로 본다면 친일파 내지는 친일파 앞잡이가 되지나 않을지 모르겠다.

 

일제강점기때 제국대학은 9개정도가 있었던 모양이다. 당시 분위기로 제국대학을 졸업했다고 하면 상당한 수재로 취급을 받았던 모양인데 한국인으로 동경제국대학을 졸업했다면 보통 분은 아니셨던 것 같다.

 

 

 

 

 혹시 오해를 하실 분이 계실 것 같아서 미리 다시 한번 확실하게 밝혀두는데 나는 극일주의자이다. 우리가 일본을 넘어서서 이겨보자는 것을 소신으로 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말이다. 내가 일본 여행기를 연재하는 동안 제법 많은 분들이 내 블로그 즐겨찾기를 취소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글 몇 줄로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시지 말기 바란다.

 

 

 

 

 

다음(DAUM) 백과사전에서 조사해본 바에 의하면 당시의 제국대학은 다음과 같았다.

 

1) 제국대학(帝国大学) : 1877년 설립. 나중에 제국대학이 늘어나면서 도쿄 제국대학(東京帝国大学)으로 바뀜. 지금의 도쿄 대학.

 

2) 교토 제국대학(京都帝国大学) : 1897년 설립, 지금의 교토 대학.

 

3) 도호쿠 제국대학(東北帝国大学) : 1907년 설립, 지금의 도호쿠 대학.

 

4) 규슈 제국대학(九州帝国大学) : 1911년 설립, 지금의 규슈 대학.

 

5) 홋카이도 제국대학(北海道帝国大学) : 1918년 설립, 지금의 홋카이도 대학.

 

6) 경성제국대학(京城帝国大学) : 1924년 설립, 제2차 세계 대전 종전 후 폐쇄. 서울대학교의 모체.

 

7) 다이호쿠 제국대학(台北帝国大学) : 1928년 설립, 타이완 대학교의 모체.

 

8) 오사카 제국대학(大阪帝国大学) : 1931년 설립, 지금의 오사카 대학.

 

9) 나고야 제국대학(名古屋帝国大学) : 1939년 설립, 지금의 나고야 대학.

  

 

 

 철학의 길 이야기를 하다가 다른 곳으로 새고 말았다. 니시다 기타로의 산책 때문에 이런 길이름이 생겼다면 산책가로 명성을 날린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이야기는 또 어떤가? 1724년 4월 22일,  당시의 동(東)프로이센 지방에 있었던 쾨니히스베르크에서 출생한 임마누엘 칸트는 평생동안 규칙적인 산책을 즐긴 것으로 유명하다.

 

 

 

 

 칸트가 워낙 규칙적으로 정해진 시간에 산책을 즐겼기에 마을 사람들이 그가 산책하는 모습을 보고 시계를 맞출 정도였다고 하지 않던가? 칸트의 고향인 쾨니히스베르크에 철학자의 길이라는 산책로가 있다고 한다. 견문이 너무 짧은 나는 아직 거기조차 못가보았다. 

 

일본이 19세기 말 명치유신 이후 나라 발전의 모델로 독일(프로이센)을 택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이 철학의 은 오늘날 독일 철학자로 간주되는 임마누엘 칸트의 이야기가 원조가 되는 것 아닌가 말이다.

 

 

 

 

 그게 일본의 한계인 것이다. 나는 중국과 일본이 아무리 세계를 지배하는 강대국이 된다고 하더라도 세계를 선도할 만한 새로운 이념이나 가치를 제시하지 못하는 약점을 지니고 있다고 보고 싶다. 

 

인권, 자유, 민주주의, 관용과 공존 같은 새로운 개념을 일본이나 중국이 과연 제시할 수 있기나 한 것일까? 경제대국이 되고 난 뒤에 일본이 보여준 동물적인 경제집착은 그들의 한계를 태생적으로 보여준 것이 아닐까?

 

   

 

 

 티벳과 신강(新疆)과 만주 및 몽골에 대한 중국의 태도는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동북공정을 통해 고구려 역사를 자기들 역사라고 우기는 중국인들이 전세계 사람들 모두가 다 같이 공감할 수 있는 비전같은 것을 제시할 능력이나 가지고 있기나 한 것일까?

 

 

 

 

 잘 알지도 못하는 시골 선생이 빤한 밑천을 드러낼 시간이 다가오므로 그만하기로 한다.

 

이집 주인도 나처럼 식물기르기를 좋아하는 모양이다.

 

 

 

 

 이 길가에 있는 집들은 하나같이 식물기르기를 즐기는 모양이다.

 

 

 

 

 어설픈 내가 보기에도 제법 참한 작품들이 몇개 보였다.

 

 

 

 

 물을 주고 있는 영감님과 잠깐의 대화를 나누어 보았다. 이제는 은퇴한 교사라고 하는 데 제법 풍부한 교양을 가지고 계셨다. 일본 노인들의 표본을 보는 것 같다. 나도 조금 있으면 저렇게 되지 싶다.

  

 

 

 

 집 앞에 존재하는 아주 작은 공간이라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예쁘게 가꾸어나가는 일본인들의 솜씨 하나는 우리가 꼭 배워야 할 것 같다.

 

 

 

 

 그러다가 나는 젊었던 날 세계를 떠돌아다녔다는 이웃 영감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가 나에게 보여준 수집품들은 전 세계에서 모아 온 것이었다.

 

 

 

 

 그는 나에게 꼭 보여줄 것이 있다며 나를 기다리게 한 뒤 집안에 들어가서 천을 하나 가지고 나와서 펼쳐보였는데.....

 

 

 

 

 그게 바로 티베트 국기였던 것이다. 내가 보기에 그는 시사 문제에 대해 상당히 밝은 편이었고 열혈한이었다. 이야기가 정치적으로 흐르는 것 같아서 황급히 인사를 하고 자리를 떴다. 나는 그냥 배우기 위해 보러온 시골뜨기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퍼질러 앉아서 내가 잘모르는 정치 분야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여행경험을 통해 알게 된 것인데 당신이 여행하는 나라가 후진국일수록 정치 이야기와 마약이야기 그리고 군대에 관한 이야기는 절대로 안하는 것이 좋다. 이슬람 국가를 여행할때는 기독교 이야기를 안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

 

 

 

 

 일본은 예외에 속하겠지만 잘못하면 아주 민감한 문제에 접근하게 되므로 항상 조심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당신이 사회 개혁 운동가라면 몰라도......

 

 

 

 

 

 어느 정도 산쪽으로 난 도로를 계속 걸어 가면 드디어 물길이 흐르는 수로 옆으로 난 길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런 아주 작은 도랑 말고.....

 

 

 

 

 일본 주택가에 내어 놓은 쓰레기 봉투는 우리와 어떻게 다른가 싶어서 찍어본 것이다.

 

 

 

 

 이 동네는 고요해서 좋다.

 

 

 

 

 내가 가진 취향과는 너무 잘 맞아 떨어진다.

 

 

 

 

 

 이제 드디어 물길을 만난 것이다. 이런 물길을 만났다면 옆으로 따라 걸으면 된다. 당신은 이제부터 철학자가 되는 것이다. 나도 물론 철학자가 된다. 개똥 철학자가 된다는 것이 나의 약점이고 고민이고 한계여서 그렇지 어쨌거나 철학자가 되는 것이다.

 

 

 

 

 

 물길 양쪽으로는 꽃이 심어져 있고 나무가 울창하며 돌이나 시멘트 혹은 아스팔트로 포장된 예쁜 길이 이어지는 것이다.

 

 

 

 

 중간중간에 한글이 들어간 안내판도 보이므로 길 잃을 염려는 없다.

 

 

 

 

 그저 여유만만하게 걷기만 하면 된다. 어슬렁어슬렁.....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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