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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8 일본-문화의 꽃:중서부(完)

교토 - 철학의 길 2

by 깜쌤 2008. 6. 2.

 

 남선사에서 본 수로는 바로 이 물길인 모양이다. 남선사 뒤로 흐르는 수로는 비와 호수에서 끌어온 물길이라고 한다. 일본 지도를 보면 교토 부근에 거대한 자연호수가 등장하는데 그게 바로 비와호이다.

 

 

 

 

 한번 걸어보면 이 길의 진가를 알 수 있다. 주택가로 들어가서 걸어도 아름답다고 한다.

 

 

 

 

 물길 가로 작은 카페와 가게가 자리잡고 있는데 하나같이 예쁘고 깔끔했다. 가게가 줄을 지어 서 있는 것이 아니고 다문다문 자리잡고 있으므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우기가 되면 제법 많은 물이 흘러가지 싶다. 작은 고기들도 가끔 보였다.

 

 

 

 여기저기로 난 작은 골목길로 인력거꾼이 내닫는 잽싼 발걸음이 살며시 적막을 깨기도 한다.

 

 

 

 아이스크림 가게 하며.....

 

 

 

 잘 가꾼 골목길 하며......

 

 

 

 깔끔한 골목길 하며.....   백인 아줌마가 예쁜 아기를 데리고 걷고 있었다.

 

 

 

 젊은 백인 아줌마의 고운 뒤태를 정신없이 보던 나는 다소곳한 자세로 가게 앞을 청소하는 예쁜 아가씨를 보았다. 그녀가 비질하고 걸레질하는 모습이 너무 고와서 나는 잠시 내 마음을 빼앗길뻔 했다.

 

 

  

 마음을 다잡은 나는 그녀가 들어간 가게로 가 보았다. 영어를 잘못하기에 대강 알아들을 수 있었는데 주인을 따로 있다고 했다. 그녀는 가게를 봐주기만 한다고 했는데 아주 차분한 여성이었다. 생김새가 벌써 그렇지 않았던가 말이다.

 

 

 

 

 그녀의 가게에서 그녀를 보며 나는 작고하신 피천득씨의 수필 <인연>에 등장하는 아사코가 저런 여성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그녀의 가게 앞으로 수학여행을 온 일본 아이들이 줄을 지어 지나갔다. 천천히 가는 걸음이 아니다. 모두들 잽싼 걸음이었다.

 

 

 

 아까 남선사에서 본 중학생 아이들 같았다.

 

 

 

 아이들이 건강한 웃음이 발걸음을 뒤�아 지나가고 나니까 골목에는 다시 고요함이 찾아들었다. 나는 건너편 가게에 눈길이 갔다. 무엇인가 범상치 않은 것이 보였기 때문이다.

 

 

 

 가게 밖과 내부가 너무 아름다웠다.

 

 

 

 골목을 가로질러 맞은 편 가게로 옮겨갔다.

 

 

 

 이게 뭘까?

 

 

 

 종이로 접거나 다른 재료로 만든 장식품을 둥근 볼 속에 넣고 가는 실로 싸듯이 하며 장식을 한 것인데.....

 

 

 

 양해를 구한 뒤 손으로 만져보았는데 촉감이 좋았다. 일하는 예쁜 아가씨 둘은 나에게는 신경을 쓰지 않고 부지런히 자기들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하나같이 정교했다.

 

 

 

 자세히 보니 모빌같다. 알렉산더 콜더가 창안해낸 움직이는 조각인 모빌 말이다.

 

 

 

 너무 가벼워서 작은 숨결에도 반응을 보일 것 같다.

 

 

 

 예쁘다.

 

 

 

 아기곰 두마리로 장식해둔 가게 입구의 데코레이션도 아주 특이하다. 그렇다. 그녀들은 잔잔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들인 것이다.

 

 

 

 이 동네는 하나같이 그런 모습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개념인 정갈함이 묻어 나오는 곳! 철학의 길인 것이다.

 

 

 

 뭐 하나 나무랄데가 없다.

 

 

 

 마을 사람들 모두가  한차원 높은 수준의 미의식을 가지고 있다면 바로 살맛나는 동네가 되는 것이다.

 

 

 

동네 전병가게에서 형님은 전병을 하나 사셨다. 둘이서 나눠 먹으며 다시 천천히 길을 걷는다.

 

 

 

 건너편에는 카페도 보였다. 한번은 걸어볼 만한 곳이 바로 이 길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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