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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8 일본-문화의 꽃:중서부(完)

교토 - 기차역 탐방

by 깜쌤 2008. 5. 27.

  

 오늘은 본격적인 교토 뒤지기를 해야한다. 어제 일부분을 보았으니 오늘은 대강이나마 돌아보아야하므로 아침부터 설쳐야만 했다. 오늘은 남선사로 가서 철학자의 길을 걸어본 뒤 은각사를 보고 금각사용안사를 볼 생각이다,

 

우리가 머물렀던 호텔 부근에 히가시혼간지(東本願寺 동본원사)가 자리잡고 있었다. 본원사라는 이름의 절은 두개가 있는데 하나는 동본원사이고 하나는 서본원사이다. 교토 역에서 앞으로 난 큰길을 보고 섰을 때 왼쪽에 보이는 큰 절이 히가시혼간지이다. 사진 속에 보이는 큰 기와집이다.

 

  

 

 

 교토 역앞에는 교토의 랜드마크로 불리는 교토타워가 하늘 높이 치솟아 있다. 횃불 모양 같이 보인다. 오늘은 교토 역앞에서부터 하루 일정을 시작할 것이다. 일본의 기차역은 모든 교통시설의 중심지가 되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 같았다.

 

고속버스 터미널, 직행버스 터미널, 시내버스 터미널이 한 건물 속에 들어 있는 곳도 있었고 부근에는 반드시 기차역이 자리잡고 있었다. 아니, 기차역 부근에 이런 시설들이 밀집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은 판단이지 싶다.

 

그러니 일단 기차역으로만 가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된다는 식이었다. 확실히 이런 것은 배울 만하다. 물론 나름대로의 장단점이야 존재하겠지만 철저한 계산하에 도시개발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누가 봐도 알수 있다.

 

 

 

 교토 역은 현대식 건물이다. 일본은 지진이 많이 일어나는 나라이므로 저층건물만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어지간한 도시는 현대식 고층 빌딩들로 꽉꽉 채워져 있다. 교토도 예외는 아니다.

 

 

 

 

 교토는 경주의 라이벌이 아니다. 라이벌 그 이상이다. 인구만 해도 여기는 백만 단위의 도시이고 경주는 십만 단위의 도시인 것이다. 도시 크기나 유적지 규모나 보존 상태, 관리상태만 해도 경주는 한 수 아래인 것 같다. 자존심 상하는 일이지만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

 

 

 

 

 지하 1층에서 본 지상건물이다. 건물이 위용도 그렇지만 예술적인 감각도 보통이 넘는다. 그런데 나는 여기에서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였던 보티첼리의 그림을 발견했다. 우리가 흔히 보티첼리라고 부르는 화가의 본명은 Alessandro di Mariano Filipepi이다. 1445년, 당시 이탈리아 안에서 잘나가던 도시 국가였던 피렌체에서 태어난 그는 화가로 활동하다가 1510년 경에 죽은 양반이다. <비너스의 탄생 Birth of Venus>이 그의 대표작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모사품이 교토역 지하에 장식되어 있을 줄이야......

 

 

 

 

 허허, 그것 참..... 일본인들의 감각이 우습기도 하고 경탄스럽기도 하다.

 

 

 

 

 교토 역안으로 들어간 우리들은 시설 탐방에 나섰다. 그냥 한번 휘익 둘러보고 나오는 정도였지만 한번은 봐두어야할 것 같아서 둘러보기로 한 것이다.

 

 

 

 

 우선 천장부터..... 구조가 아주 독특하다. 엄청나게 높은 천장과 현대식 구조가 어우러진 멋들어진 작품이다. 내 눈에는 그렇게 비쳤다는 말이니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이 건축전문가라면 널리 이해하시기 바란다.

 

이 건물은 1997년 9월에 완공되었다고 한다. 외관을 한번 훑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교토의 이미지와는 영 딴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그와는 반대로 멋들어진 빌딩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니 설계에서부터 대단한 논란꺼리가 되었던 모양이다. 마치 빠리 루브르 박물관 앞의 유리 피라밋처럼 말이다.

 

강철과 유리로 된 이 건물 내에는 다양한 시설들이 자리잡고 있다. 쇼핑을 즐기는 분이라면 아래층에 있는 이세탄 백화점에 들러 보시기 바란다. 나는 주로 서점 구경을 하는 축이었지만.....  

 

 

 

 

 2층 한구석에는 카페가 자리잡고 잇다. 이름하여 카페 드 몽드(맞는 발음인지 모르겠다)이다. 이 카페 맞은 편에 교토시 관광안내소가 자리잡고 있으므로 기억해 두면 유용할 것이다.

 

 

 

 

 중앙 홀은 거대하다. 천장도 거대하다. 동쪽과 서쪽 양쪽 위로 구멍이 뻥 뚤려있는 구조인데 그래서 그런지 외부 공기가 그대로 유입되므로 겨울에는 조금 춥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나는 지금 서쪽 부분 위로 올라가고 있다. 물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면서 동쪽을 본 모습이다.

 

 

 

 

 대담한 실내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

 

 

 

 

 에스컬레이터가 보이시는가? 저기 보이는 삐딱한 빨간 네모는 무엇일 것 같은가?

 

 

 

 바로 저 녀석 말이다.

 

 

 

 눈길을 확 끄는 멋진 모양과 색깔을 가지고 있는데.....

 

 

 

 

 다시 그 위에는 노란색 접시모양의 구조물이 있고..... 이 많은 계단(?)들은 무슨 용도로 쓰는 것일까?

 

 

 

 

 올라가서 뒤를 돌아다 보았더니 빨간 네모는 조명시설 같았고 계단은 관람석 같이 보였다. 그렇다면 이것은 무대시설 아니던가?

 

 

 

 

 내가 마음대로 무대라고 단정한 시설 옆으로 마련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위로 계속 오르면 드디어......

 

 

 

 

 옥상정원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 위에 이런 옥상정원이 있으리라고는 솔직히 짐작을 못했다. 완전히 허를 찔린 느낌이었던 것이다. 백인 여행자 남녀 커플이 빵을 뜯고 있었다. 우리는 지금 아침도 못먹고 있는 중인데......

 

 

 

 

 

 정원가에 들러친 보호유리막 너머로 교토 시내가 한눈에 들어왔다. 이왕이면 깨끗한 유리를 쓰면 좋았겠지만 조금 흐린 재질을 써서 보기가 불편했다. 일부러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에 조금은 아니다 싶었다.

 

 

 

 

 옥상에서 아래를 내려다본 모습이다.

 

 

 

 

 건너편, 그러니까 동쪽 공간의 모습이다. 그 쪽에는 어떤 시설이 있을지 너무 궁금했다. 궁금하면 못참는 성격이므로 나는 가봐야 한다. 그래서 건너편 공간으로 가기 위해 모퉁이를 돌았더니.......

 

 

 

 

 다시 다른 정원이 나타났다. 으흠, 그러고보니 이 교토 역은 만만한 건물이 아닌 것이다.

 

 

 

 

 사방을 둘러보니 교토가 분지라는 것을 확실히 알겠다. 교토는 8세기경부터 일본의 수도로 지정된 도시이니 역사가 그렇게 오래된 도시는 아닌 것이다. 교토 분지에 인간들이 거주하기 시작한 것은 도대체 언제부터일까? 일본역사학자들이 주장하는대로 구석기 시대 때부터일까?

 

시건방진 소리이지만 구석기니 신석기니 하는 것부터가 하나의 학설에 지나지 않는 이야기 아니던가? 그게 과연 절대적인 것일까? 아무것도 모르는 시골뜨기 선생이 어설픈 주장을 펼쳤다가 공개적으로 뭇매맞고 싶은 생각은 없으므로 이 정도만 하고 넘어가자.

 

 

 

 

 동쪽 공간으로 넘어가서 시내쪽을 보니 교토타워가 보였다. 그러니까 교토 역은 시내의 남쪽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아름다움을 느껴보기 위해 그냥 한번 찍어본 모습이다.

 

 

 

 

 우리가 처음 올라간 서쪽 공간이 건녀편에 보인다.

 

 

 

 

 역 공간이 거대하지 않은가?

 

 

 

 

 시내의 도로정비가 얼마나 깔끔한지 저 멀리 끝자락이 보일 지경이다. 중국의 장안을 흉내내어 격자 모양으로 도시를 설계했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닌 것 같다. 오늘날의 도시도 이렇게 만들기는 힘이 들지 않을까?

 

내가 사는 어느 도시의 신시가지는 아직 만들어진지 20년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그 신시가지 어디어디 지구를 가보면 기가 찰 정도이다. 꼬불꼬불한 길하며 어설프게 아무렇게나 난 도로하며...... 한숨이 나온다. 그렇게 살아도 된다.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지도자와 위정자들하며 눈앞의 이익에 눈이 먼 우리들의 안목이 함께 만들어낸 괴물같은 자업자득인 것이다.      

 

 

 

 

 교토 역앞에 주차하고 있는 택시들의 줄 선 모습을 보자. 택시 기사들의 의식 수준이 어떤지를 알 수 있다. 일본인들의 강점은 이런데서 나오는 모양이다. 규격화되고 단순화되어 있는 것 같지만 젊은이들의 끼는 보통이 넘고 어른들의 행동 양식은 프로 정신으로 무장되어 있다면 그들은 여사내기가 아닌 것이다.

 

 

 

 나는 교토 역에서 두려움을 느꼈다. 건물 크기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다. 일본을 구성하고 있는 인간들에게서 나오는 어떤 보이지 않는 힘에 대한 두려움일 것이다.

 

 

 

 나는 다시 아래층올 내려왔다. 지하 공간의 아름다움과 기능도 이에 못지 않다. 

  

 

 

 교토 역밖으로 나온 형님과 나는 은각사로 가기 위한 준비를 서둘렀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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