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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8 일본-문화의 꽃:중서부(完)

교토 - 청수사를 찾아서 1

by 깜쌤 2008. 5. 20.

 양적원 안마당은 고요하기만 했다. 누구하나 나와보는 사람도 없으니 더욱 더 잘 됐다. 절간다운 맛이 났다.

 

 

 

 봄은 마당 여기저기서 조을고 있었다. 병든 병아리마냥 말이다.

 

 

 

 

 정면 처마 곡선이 우리와는 다르다.

 

 

 

 

 절이라고는 해도 신사같은 분위기가 나는가 하면 신사라고 들어가보면 절같은 느낌이 드니 참 묘한 곳이다.

 

 

 

 

 안쪽으로 들어가는 곳에는 대나무 막대기를 걸쳐놓아서 출입금지의 뜻을 밝혔다. 출입엄금이니 관계자외 출입금지 하는 식으로 해두는 것보다 얼마나 정감어린 의사 표시인가 말이다.

 

 

 

 

 광목 비슷한 천에다가 다양한 문양으로 표시해둔 저런 헝겊을 뭐라고 하는지는 모르지만 자세히 보면 절마다 집집마다 무늬가 다름을 알 수 있다. 가문(家門)이나 군부대를 상징하는 어떤 집안의 문장(紋章)같기도 하지만 확실하지 않으니 어느 집안 것이라고 함부로 이야기할 처지가 못된다.

 

 

 

 

이 표시는 도쿠가와 이에야쓰의 가문의 문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 위 사진속의 문장 모습은 비슷하긴 해도 확실히 다른 모습이므로 도쿠가와 가문의 문장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거면 어떻고 저거면 어떠랴? 우린 구경만 잘하고 나가면 그만이다.

 

 

 

 

 어렵쇼? 이것은 또 어느 집 문장이라는 말인가? 그만 놓아두자. 그런 이야기를 하자면 끝이 없어지니 그냥 그대로 넘어가기로 한다.

 

 

 

 

 여긴 또 다른 곳이다. 어디나 연산홍이 만발해서보기가 좋았다.

 

 

 

 

 울긋불긋한 천이 걸려 있어서 무속적인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러보니 이 동네는 사방 천지가 절이요 신사인데 어떤 곳은 절인지 신사인지 분간이 안될 지경이니 참으로 얄궂은 곳이다. 교토 동쪽 산기슭은 그런 분위기였다.

 

 

 

 

 일본인들에게 요즘은 소나무 가지를 대문쪽으로 늘여키우는 것이 유행인 모양이다. 의외로 이런 장면이 눈에 자주 띄었다.

 

 

 

 

 남대문이란다. 무슨 구역의 남대문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다시 한번 삼십삼간당을 힐끗 봐두고 돌아섰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안에서 구경을 하고 있었다.

 

 

 

 

 우린 저 철대문 틈사이로 카메라를 넣고 삼십삼간당의 사진을 찍었던 것이다.

 

 

 

 

 다시 큰 도로에서 우리는 방향을 찾기로 했다. 오늘의 목표는 청수사이다.

 

 

 

 

 횡단보도를 건널때는 신호등이 바꾸어지기를 기다리기가 지루해서 버튼을 누르고 길을 건넜다.

 

 

 

 

 이 동네는 전체적으로 조용한 분위기이다. 그리고 깔끔하다.

 

 

 

 

 그러다가 관광안내도를 만나 우리가 가진 지도를 꺼내 비교해가며 현재의 우리 위치를 파악해 두었다. 한글도 같이 표기되어 있으니 이해하기가 쉬웠다.

 

 

 

 

 곳곳에 문장이 걸려 있어서 이러다가 내가 졸지에 문장학을 전공하게 생겼다. 정말 내가 영국에서 태어났더라면 문장학을 전공했을지도 모르겠다.

 

 

 

 

 지적원이라는 절이다. 이 절은 아께찌 미쓰히데(明智光秀)와 관련이 있는지도 모른다. 바로 위의 문장은 그 사람과 관계있는 문장이기 때문이다. 아께찌 미쓰히데는 오다 노부나가의 부하였다가 그를 배신하여 반란을 일으키게 되는데 졸지에 습격당하게 된 오다는 1582년 6월 2일, 묵고 있던 혼노지(本能寺)에서 할복 자살을 함으로서 일본 전국시대 영웅으로서의 일생을 마감하고 마는 것이다. 

 

교토는 알고보면 참 재미있는 도시다. 문장 하나에만 관심을 가지고 돌아다녀도 끝이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사실 일본 역사도 잘 모르는 주제에 괜히 아는 척 했다. 

 

 

 

 

 엄청나게 큰 규모의 절이었는데 다 둘러 볼만한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서 입구만 보고 돌아나오고 말았다. 오늘 우리의 목표는 청수사이기 때문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