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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8 일본-문화의 꽃:중서부(完)

교토 - 33간당(三十三間堂)

by 깜쌤 2008. 5. 19.

 교토는 중국의 장안(長安)을 모델로 했다고 한다. 장안은 오늘날의 서안(西安)을 말한다. 서안이라는 도시는 한나라때부터 당에 이르기까지의 수도였으니 모델이 될만도 한 것이다. 교토가 자리잡은 분지의 크기를 가지고 비교해보면 흉내낼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秦)의 수도였던 함양은 서안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지만 옆이니까 같은 지방이라고 봐주어도 무난할 것 같다. 장안은 격자형의 도시임을 걸어보면 단번에 알 수 있는데 교토는 걸어보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교토 역앞에 있는 길에서서 양쪽을 보면 끝이 보일 정도니까 말이다.

 

 

 

 

 가모가와 강 건너편 동쪽 산에 누렇게피어있는 나무들은 너도밤나무인 것 같다. 처음에는 밤나무로 착각을 했지만 밤나무가 저렇게 군락을 지어 꽃을 피운다는 것이 너무 수상해서 문헌을 가지고 조사를 해보니까 너도밤나무 이야기가 많은 것으로 보아 그렇게 판단한 것이다.

 

멀리서 보기에는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아도 저 산기슭에는 정말 대단한 유적지들이 가득 자리를 틀고 있었다. 우리는 이제 그런 유적지를 찾아가는 길이다.   

 

 

 

 

 강을 건너면서 보니까 바행선이 움직이고 있었다. 아마 관광용 비행선이 아닐까 싶은 느낌이 든다. 비싼 돈들여가며 쓸데없이 띄울리는 없을테니까..... 강물은 맑았다. 하천의 바닥이 균일한 것으로 보아 하상(河床)정비를 한 것 같다. 수량이 조금 더 풍부하다면 유람선을 띄워도 되겠지만 그런 일은 여건상 어려운 일이지 싶다.

 

교토와 경주를 비교해보면 경주가 여러 조건면에서 절대 불리하지 않지 싶다. 하지만 교토를 뒤덮은 엄청난 외국인 관광객을 보면 경주는 몇수나 뒤쳐져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교토를 흐르는 가모가와 강과 또 다른 강의 평소수량이 어떤지는 모르지만 경주 형산강의 수량이 여기보다 더 풍부한 만큼 물길을 잘 가다듬어 포항과 경주 사이를 연결하는 방안도 신중하게 검토할 만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대운하 건설과 관계지어 생각해서 비약하시지는 말기 바란다.

 

하지만 나중에 소개할 골목길과 가게들을 보면 경주는 아직 너무 뒤떨어져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강가로는 자전거도로를 갖추어 두었다. 강바닥으로도 자전거도로를 겸한 산책로를 만들어서 걸어다기 편하게 해두었다만 고수부지를 정비하여 활용하는 면에서는 경주가 교토보다는 한수위인 것 같다.

 

 

 

 

 다리를 건너 계속 직진하면 삼십삼간당(三十三間堂)이 나온다. 한자발음도 비슷하게 나오므로 버스를 타도 잘 듣고 있으면 목적지를 잊어버릴 리는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첫날 우리는 그저 걸어다녔다. 학생들이 줄을 지어 가는 것을 보고 선생 특유의 호기심이 발동해서 카메라를 들이댔다. 교복의 색깔과 디자인도 궁금했고 아이들의 행동양태도 관심사였기 때문이다.

 

 

 

 

 교토 동쪽 변두리지역에는 전통가옥과 재건축가옥과 리모델링한 집들이 혼재되어 있는 것 같았다.  

 

 

 

 

 목재가옥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도 특이했다. 관광객들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모두 다 한방향으로 걷고 있으니 가는 목적지는 어쩌면 비슷할른지도 모른다.

 

 

 

 

 길가에 앉아 쉬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부담없이 아무나 앉아서 쉬었다가 갈수 있는 곳이 많았으면 좋겠다. 공원이 아니더라도 집앞에 의자 하나 내어 놓을 수 있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다리를 건너서 조금 걷다가 보니 사람들이 많이 모여드는 건물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33간당이라고 알려져 있는 곳이다. 그런데 입장료를 적은 요금표를 보는 순간 비싸다는 생각때문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결국 우리는 안들어가고 밖에서 흘깃거리기로 마음 먹었다. 돈도 돈이지만 오후 시간이 사정없이 흘러가고 있었으므로 꼭 봐야할 다른 곳을 봐야할 처지였기 때문이다. 바로 이 건물이다. 정면에서 보면 기둥이 33개가 되는 큰 건물인 모양이다.

 

 

 

 

 건물 바깥을 둘러싸고 있는 주홍색 건물이 녹음 속에서 눈이 아리도록 밝은 모습으로 다가왔다. 저렇게 색칠을 해도 되긴 되는구나 싶었다.

 

 

 

 

 눈이 아플 정도로 강렬한 이런 색깔은 여기와서 처음 보는 것이지만 나중에 보니 교토에서는 그런대로 자주 볼 수 있는 색깔이었다.

 

 

 

 

 네덜란드 국가 대표 축구팀이 밝은 오렌지색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오는 것은 너무도 유명하기에 잘 알고 있었지만 절간에 이런 색칠을 하는 것은 드문 일이지 싶다.

 

 

 

 

 백인 아가씨는 뭐라 그렇게 신기한지 연신 비디오 카메라를 돌리고 있었다.

 

 

 

 입구를 나와 모퉁이를 돌아서자 큰 도로가 나왔다.

 

 

 

 

 도로를 낀 바깥 건물도 주홍색으로 칠해서 온통 주위가 환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너무 자극적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도로 건너편에는 요겐인(養源院 양원원)이 자리잡고 있었는데 입구와 정원이 제법 깔끔해서 고개를 드리밀어 살피다가 슬며시 들어가 보기로 했다.

 

 

 

 

 길건너 맞은 편엔 삼삽삼간당이 자리잡고 있어서 안의 분위기를 살필 수도 있었으니 거기에 안들어간 것이 그리 손해본 결정은 아니었지 싶다. 물론 절간 내부를 보며 삼십삼간당의 광대한 마루를 확인하지 못한 아쉬움은 남지만 뭐 어떠랴?

 

 

 

 

 그곳은 일본인들이 자랑하는 국보인데 일본 전통 건축의 자존심 가운데 하나인 모양이다.

 

 

 

 

 건물의 유래를 알고 싶으신 분들은 잘 읽어보시기 바란다.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측실 및 그 일족과 관련이 있는 모양이다. 난 히데요시라는 인물에 대해 두드러기가 있는 사람이다. 일본에서는 손꼽히는 영웅일지 몰라도 우리나라 역사에 끼친 악영향이 너무도 많았던 인물이 아니던가?

 

 

 

 

 일본 절간은 신사인지 절인지 구별이 안될 정도이다. 절이 신사같고 신사가 절같기도 해서 한참 헷갈린다.

 

 

 

 

 신록이 우거진 정원만은 너무 깔끔했다. 깔끔함과 조용함은 일본 절의 특징같다.

 

 

 

 연산홍이 피는 계절이어서 그런지 곳곳에 연산홍이 만발했다.

 

 

 

 

 일본인들이 중국 남부의 운남성(雲南省 윈난성) 산악지대에 몰려드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진달래 종류가 가장 많은 곳이 운남성이라고 하던가?

 

 

 

 

 호젓함에 매료된 나는 시간조차 잊어버려가고 있었는데......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