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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8 일본-문화의 꽃:중서부(完)

교토 - 여관찾아 헤매기

by 깜쌤 2008. 5. 17.

 일본 농촌도 역시 기계화되어 일을 처리하는가 보다. 하기사 우리보다는 선진국이니 기계로 농사짓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모든 농지가 반듯반듯하게 정리되어 보기도 좋았고 농로 확보가 아주 그럴듯 했다. 그런데 먼산의 신록은 왜 그리도 아름다운지.....

 

 

 

 

 고속도로를 벗어난 버스는 드디어 교토 역 부근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린 우리들은 배낭을 찾아 등에 매고 나섰다. 호텔을 잡기 위해서이다. 배낭여행자든 무슨 여행자이든 제일 먼저 해결해야 하는 것이 숙소를 정하는 것이다.

 

일본여행 안내서나 배낭여행 안내서를 보면 교토에는 아주 싼 숙박시설이 많은 것 같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닌 것 같았다. 게스트 하우스의 도미토리 요금은 확실히 헐한 것이 맞다. 그러나 나는 머리카락이 허연 늙다리이니 젊은이들이 찾아드는 그런 곳을 애용하기에는 힘에 부친다.

 

호텔들은 기본이 1인당 6만원에서 7만원 정도였다. 여관은 더 비싸다. 일본여관은 료칸이라고 해서 전통 일본의 가치를 지켜나가는 곳이므로 호텔요금보다 더 비싼 것이다. 그렇다면 대안은 민박이나 게스트하우스이지만 그것도 만만치는 않다. 결국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비즈니스 호텔뿐이었다.     

 

 

 

 

 배낭을 매고 역부근을 찾아다녔지만 가격대가 너무 비싸게 형성되어 있었다. 겨우 한곳에서 1인당 65,000원짜리 방을 50,000원에 할인해 주겠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도 비싸게 여겨져 다른 곳을 둘러보고 없으면 찾아가겠노라고 말을 해두고 돌아다녔는데 그보다 낮은 가격의 호텔은 찾을 수가 없었다.

 

교토 시내는 엄청 크다. 시내 한가운데에 들어가서 알아보면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호텔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무거운 배낭을 지고 찾아다닌 것은 힘빠지게 만드는 일이다. 결국 포기하고 5만원짜리 호텔을 찾아가서 묵기로 했다. 거금 5만원이다. 있는 사람들에겐 돈도 아닐지 모르지만 나같은 가난한 여행자에겐 정말 큰 돈인 것이다.

 

 

 

 짐을 정리해두고 밥을 먹기 위해 나섰다. 점심은 체인점에서 돼지고기 덮밥으로 해결했다. 체인점을 사용하면 한 5,000원 정도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젠 구경길에 나서야 한다.

 

교토는 큰 도시라고 이야기했다. 다녀보면 알겠지만 정말 큰도시다. 그러므로 걸어다니기엔 벅찬데 고적지 자체도 동서남북 사방으로 흩어져 있으니 찾아가는 것도 고역인 것이다. 첫구경을 나섰다가 나는 가벼운 차림으로 걸어가는 백인 청년을 보았다. 차림이나 걸음걸이로 보아서는 숙박지로 가는 길임이 분명하다. 어디에 머무는지 너무 궁금했으므로 따라가 보았다.

 

우리가 지금 묵는 호텔의 서양식 방도 내일이면 비워주어야 한다. 미리 예약이 다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본식 방은 하나 비워져 있다고 하지만 이 청년이 묵는 곳을 알아보고 가격이 맞으면 옮길까 싶어 따라가 보았는데 내 예상이 정확했다. 백인 청년은 게스트하우스에 머물고 있었던 것이다. 로비에 들어가서 종업원을 찾았다.

 

"혹시 빈방 있소이까?"

"도미토리 밖에 없습니다."

"요금은 어찌 되시오?"

"4인용이나 6인용은 2,700엔이고 9인용 방은 2,500엔입니다."

"트윈베드룸은 없소?"

"트윈은 2,900엔부터 있고 일본시 개인용 방은 하루에 일인당 3,400엔입니다."

"그런 방은 언제쯤이면 사용가능하오?"

"1주일 뒤에나 가능합니다."

"고맙소. 호텔 네임카드를 얻고 싶소."

 

그래서 얻어온 팸플릿을 기초로 해서 이 글을  쓰는 중이다. 게스트하우스의 이름은 "Bachpackers Hostel K's House Kyoto"이다. 전화번호는 075-342-2444이고 메일주소는 kyoto@kshouse.jp이다. 홈페이지 주소는 http://kshouse.jp인데 이 집은 몇군데의 체인점을 두고 있는 모양이다. 인터넷으로 알아보면 단번에 접속이 가능하므로 눌러보시기 바란다. 교토 JR역에서 걷는다면 9분 정도만 걸으면 된다.

 

이런 게스트하우스의 좋은 점은 정보수집이 용이하고 자전거를 빌리기 쉬우며 잘하면 인터넷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 나도 좀 젊었더라면 싶다. 나이들어서는 젊게 살고 싶어도 잘못하면 주책으로 비치기 알맞다. 젊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던가?     

   

 

 

 일본에서 그 정도 가격같으면 묵을 만하다. 역시 백인아이들이 다르다. 그런 정보를 귀신같이 알아서 헐값으로 묵고 있으니 말이다. 나는 뒤돌아서서 나왔지만 정보수집능력에서 서양인들보다 한수 뒤쳐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실 직장 업무와 교회일에 바빠서 여행기 한번 못읽어보고 출발했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여행을 잘 하려면 미리미리 공부해 두는 것은 필수이다. 아는 만큼 보고 아는 만큼 돈을 아끼는 법이다. 영어실력은 더욱 더 소중하고......

 

도시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작은 물길을 보며 걷던 우리는 곧 제법 규모가 큰 하천을 만났다. 이름하여 가모가와강이다. 우리는 지금 시치조오거리를 따라 걷는 중이다. 이 강을 건너면 곧이어 케이한 시치조오 지하철 역이 등장하고 이어서 맥도널드 패스트푸드 점이 나오는 것이다. 

 

 

 

 가모가와 하천 너머 동쪽 산밑에는 너도 밤나무 숲이 가득하다. 저 산밑에는 유적지가 그득하다. 적어도 지도에는 그렇게 나온다. 실제로도 그렇고..... 밤나무 꽃 특유의 진� 향이 가모가와 하천까지 밀려오는듯 했으니 이는 곧 봄이 무르익어간다는 말일 것이다. 신록은 저리도 산뜻하기만 한데 말이다.

 

 

어리

버리